[초점]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한우산업의 미래는
[초점]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한우산업의 미래는
  • 김재광 기자
  • 승인 2018.04.02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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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한우 전문가 자문단' 좌측부터 임정식 셰프, 식육마케터 김태경 박사, 민경천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 을지대병원 오한진 교수, 서강대학교 김충현 명예교수, 영남대학교 최창본 교수.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학계·유통·의학·요리·마케팅 등 한우와 관련한 각 분야별 국내 전문가를 자문단으로 위촉하고 한우 우수성과 소비 촉진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2018 한우 전문가 자문단 위촉식’에서는 한우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날카로운 평가와 함께 한우산업 발전 방향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영남대학교 생명공학부 최창본 교수

내 꿈은 한우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이다. 한우 연구를 거듭할수록 정말 매력적인 육류라는 사실에 감탄한다. 여러 영양학적 우수함이 있지만 한우는 역시 마블링을 통해 느껴지는 풍미가 일품이다. 한우의 풍미는 독보적인데, 그런 특징들을 살릴 수 있도록 쇠고기 등급제를 포함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 최근 풀을 먹여 기르는 소를 두고 청정지역에서 사육해 맛이 좋다고 하지만 이러한 사육법으로는 지금의 한우맛을 내긴 어렵다고 본다.

일본 아소산 일대 화산일대 화우는 사육마릿수가 많지 않지만 화산과 연계한 요리, 스토리텔링 등으로 마케팅 해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 한우소비방안에도 이런 식의 다채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서강대학교 언론문화연구소 김충현 명예 교수

현재 우리 사회는 소통이라는 화두가 휩쓸고 있다. 소통 채널이 세분화되고 다양해질수록 긍정적인 효과 이면에 부정적인 측면과 역기능도 뒤따른다. 소비자들이 한우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왜 구매하는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중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기 위해선 타당한 설득력을 요한다. 한우자체의 본질도 중요하지만 이 좋은 한우를 어떻게 알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나 역시 이어갈 것이다. 우리가 왜 한우를 먹어야 하고 한우를 통해 국민들이 교감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꾸준히 고민해야 한다.

지난달 27일 열린 ‘2018 한우 전문가 자문단 위촉식’에서 자문단들이 축산전문지 기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지난달 27일 열린 ‘2018 한우 전문가 자문단 위촉식’에서 자문단들이 축산전문지 기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대한민국 식육마케터 1호 김태경 박사

우리나라 유통의 근현대사를 살펴보면 꽤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은 한우를 즐겼다는 사실을 접하게 된다. 해방 이후 1950년 30만두로 시작된 우리 한우는 증량정책을 펴다가 1990년대에는 고급육 정책이 성공하고 300만두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2016년엔 청탁금지법(김영란법)으로 한우 사육농가에 까지 그 피해가 확산됐다.

한우가 다른 가축들과 달리 맛있는 이유에는 애정이 있다. 기업의 대량생산엔 기울일 수 없는 가축에 대한 애정을 한우 사육 농가들은 깃들이고 있다. 이 맛있는 한우를 더 많은 사람들이 먹게 하려면 구이에 한정되던 요리를 다변화해야 한다. 스테이크도 좋은 예다. 경기한우, 강원한우, 전북한우 등 지역별 차별화도 필요하다.

#요리연구가 임정식 셰프(평화옥 대표)

해외 유학시절 일본산 와규, 호주산 청정우, 미국산 쇠고기 등 다양한 쇠고기를 접하면서 왜 우리나라 한우로 만드는 요리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뛰어난 육향을 자랑하는 우리 한우를 해외에서도 접하고 요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이었다. 직접 내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한우를 취급하고 유통구조를 알게 됐지만, 아직도 해외 모든 요리사들이 한우를 가지고 레시피를 개발하고 요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식당에서 한우를 취급하기 어려운 것은 소비저항력과 같은 가격이다. 홍콩에서도 한우라는 브랜드를 이제 막 인지하고 찾지만 일본 와규보다 높은 가격으로 고민한다. 좋은 한우 요리가 소비자들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다양한 요리개발에 노력하고 한우 산업 발전에 대해 앞으로 더 고민해 보겠다.

#을지대병원 오한진 가정의학과 교수

대표적인 마케팅 성공사례가 호주 청정우다. 풀을 먹여서 건강하고 맛이 좋다라는데, 이러한 마케팅이 한우의 가격 저항력과 맞물리면서 큰 수혜효과를 누렸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풀을 먹이면 마블링이 섬세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마블링이 많아야 풍미가 좋고 맛이 좋다지만 소비자들은 건강과 가격을 고려해 수입 쇠고기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쇠고기 등급제 또한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 민족 한우만의 특징과 잘못 알려진 사실들에 대해서는 마케팅차원으로 접근해 해소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미 한우 생산량 대비 소비는 원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굳이 한우의 특징과 프리미엄 지향점을 낮출 필요는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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