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년농업인 정책, 제대로 해라
[사설] 청년농업인 정책, 제대로 해라
  • 김영하 대기자
  • 승인 2018.04.13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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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는 청년농업인들로 가득찼다. 한국청년농업인연합회가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과 공동으로 청년 일자리, 청년농업인이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를 주제로 정책토론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농촌의 청년일자리는 국가가 고민해야 할 문제이지만 그동안 방치해 왔기에 그만큼 이에 대한 농촌청년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한청연의 회장은 토론회 인사말에서 강하게 어필했다. 김의성 청년농업인선정자연합회장은 그동안 정부의 농산업 인턴제, 선도농가 멘토·멘티 사업 등 현장에서 끊임없이 멘토농가로서 노력해왔으나 그중 소수만 농촌에 정착했다는 것을 지적했다. 김 회장은 또 청년농의 정착을 지원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가 구성되지 않으면 청년들이 농업·농촌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의 농업상황을 누가 언제부터 어떻게 해서 현재와 같은 상황이 만들어졌는지 비판했다.

비판만이 아니라 현재의 상황을 돌파하고 농업을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청년농업인은 강한 의욕과 과거와 다른 ICT는 물론 새로운 유통기법의 창출 등 영농의 철저한 준비를 강조하고 우리가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한청연 회장의 강력한 메시지는 정세균 국회의장에게도 탄복의 말로 이어졌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축사를 통해 오늘 청년농업인 회장의 강력한 의지와 미래비전을 들어보니 농업분야에서도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정치권도 논의를 거쳐 청년농업인을 위한 재원 투자 및 정책을 개발한다면 상당한 정도의 성공을 거둘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제 농촌의 청년일자리 문제는 과거와 같이 단순히 영농에 종사하며 시장에 산물을 가져다가 파는 수준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농업은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기에 이에 대한 기반을 철저히 조성해 줘야 한다는 말이다.

이날 주제발표한 이관응 디지털인재경영연구소 대표에 의하면 미국과 유럽을 보면 기계·전자·화학 등 다양한 전공의 젊은이들이 농업의 변화에 참여하고 있다. 벨기에의 농업용 로봇 회사인 옥티니온은 기계와 전자를 융합한 학문인 메카트로닉스를 전공한 20대 청년이 세운 회사로, 딸기 수확용 로봇을 개발해 벨기에는 물론 네덜란드·영국·미국 등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농업의 혁신을 이끄는 청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산업디자인과 기계공학을 전공한 두 청년이 설립한 농업벤처기업 만나씨이에이가 좋은 사례다. 이곳은 물고기를 이용한 수경재배인 아쿠아포닉스농법으로 농약이나 화학비료 없이 농산물을 키운다. 이들의 농업설비는 카자흐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 수출을 앞두고 있다.

농촌 청년일자리를 만들자 라는 말보다 오히려 청년귀농창업자를 육성해내자는 말이 오히려 맞을지도 모른다. 청년농업인의 농촌정착을 위한 교욱, 생활비 지원, 네트워크 등 여러 가지의 청년농업인 제도를 제대로 세우고 실천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정책목표가 제대로 실현되려면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과 같이 제대로 된 공청회 한번 없이 시행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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