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농촌 사회문제와 농업인의 삶의 질
[기획] 농촌 사회문제와 농업인의 삶의 질
  • 김영하 대기자
  • 승인 2018.04.13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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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안전은 곧 삶의 질 높이기

국회 김현권, 윤소하 의원실과 농촌진흥청은 지난 11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농업인 소외, 안전 등 농촌사회문제와 농업인의 삶의 질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농업인의 자살 문제를 비롯, 각종 사회문제를 진단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모색했다. 그 내용을 요약 보도한다.<편집자주>

복지욕구 해소를 위한 보건 및 사회서비스 인프라 긴요

한국농촌의 삶의 질 평가와 과제=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한국의 농촌지역은 낮은 소득과 높은 부채 속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FTA 등 농업 시장개방으로 인한 경쟁력 문제 및 농촌인구 고령화로 생산성 문제와 같은 거시적인 압력에도 직면해 있다. 이는 사회복지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중앙정부 중심의 복지확대는 한편으로 전체인구의 복지욕구로 대응하고 있지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사무 및 재정분담구조의 영향으로 농촌지역민의 복지욕구에 지자체의 재정능력이 한계상황이다.

또한 보건 및 사회서비스 영역의 인프라 부족은 농촌 거주민의 미충족 복지욕구를 증가시키고 있으며, 지자체의 재정능력 부족으로 심화되고 있다. 이로 인한 농촌지역의 삶의 질 악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농촌인구의 감소와 농촌 노인자살이다. 1990년만 해도 600만을 넘었던 농가인구는 매년 감소해 2016년에는 107만명에 불과하다. 한국의 노인 자살률은 2016년 기준 10만명당 53.3명으로 OECD 평균 18.4명의 세배 수준이다.

이에 따른 좀더 광범위한 농촌의 삶의 질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농촌 거주민의 경제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사회보장 차원의 접근과 미충족 복지욕구 해소를 위한 보건 및 사회서비스 인프라가 긴요하다. 이를 위해 농촌에 대한 주요 정책의 목적을 농업경쟁력에 둘 것인지, 농업인 보호에 둘 것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농기계사고 예방 총체적 점검 필요

교통사고의 도농비교 및 교통안전정책 방향= 유기열 도로교통공단 통합 DB처 과장

최근 5년간 교통사고는 행락철과 추수기에 가장 많은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8월과 10월이 가장 많은 것을 보면 여름 휴가철과 추석시기 행락철 사고가 가장 많다는 분석이다. 교통사고 특성으로 보면 시간대 별로 오후 4~6시에 가장 많이 발생해 농업활동이 많은 시간대의 사고가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농촌지역에서는 농기계사고가 많이 발생하는데 치사율이 가장 높다. 차종별로 보면 농촌지역에서 발생한 사고가 도시보다 치사율이 세배 이상 높다. 가해자 연령으로 보면 농촌지역에서 고령자사고가 높은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을 볼 때 농촌지역 사고의 특징은 고령자 농기계사고가 많고 법규위반이 많으며, 사망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농기계사고를 줄일 수 있는 농기계 조작의 편리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교통법규 교육 강화와 보호장구의 착용을 할 수 있는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농기계사고 사망률이 전체 교통사고 평균 치사율의 8배에 달해 이를 개선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촌 자살자 실태파악부터

도농간 자살사망자 특성비교를 위한 심리부검적 접근 방향=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중앙심리부검센터장

농촌거주민들의 자살은 특히 부채가 가장 커다란 요인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수입 감소와 생활의 어려움도 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노년기의 경우에는 만성 신체질환이나 심각한 질환에 걸리는 비율이 높아 이런 요인이 자살로 연결되기도 한다. 신뢰할 수 있는 친밀한 사회적 지원의 부족으로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도 안좋은 일을 생각하는 이유로 꼽힌다.

자살자에 대한 빅데이터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540여건, 수면장애 360여건, 불안장애 320여건, 조현병 120여건 등으로 자살자의 대부분을 점했으며, 경우의 수는 적지만 시력상실 및 이상, 아토피피부염, 양극성 장애, 뇌전증, 신체 여러부위 손상, 건선 등이 100명 이하를 점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한국형 심리부검 체크리스트(K-PAC)’로 사망자 특성을 파악한 결과 구 단위의 자살예방사업 추진시 선택과 집중이 쉬워졌다. 앞으로 전국 고령농업인의 자살사망자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한국형 심리부검 체크리스트(K-PAC)’를 기반으로 조사하는 한편, 자살자의 추세를 분석할 필요가 있고, 고령농업인이 집중해 있는 지역특성과 결합한 현황분석이 필요하다.

농업 특수성 반영된 산재예방제도 절실

농업인의 안전재해 현황과 미래전략= 김경란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관

농업인의 안전을 위해서는 제도적 측면에서 농업인 안전보험, 삶의 질 특별법 개정 등 산재관련 법안을 손질해야 한다. 조직과 인력 측면에서는 법적으로 업무수행 조직을 확대하는 한편, 농작업안전보건기사 등 전문인력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일이 필요하다.

현황분석과 예측의 측면에서 보면 국가승인 통계의 생산과 아울러 중대재해 감시체계 강화, 농업인 건강안전 빅데이터 구축 등의 기반마련이 우선돼야 한다. 평가와 개선을 위해서는 농업활동 위험요인을 진단해 평가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고, 안전관리 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물론, 편이-보호장비를 개발해야 한다.

예방과 점검을 위해서는 희망하는 농업인에게 상시지원 하도록 안전모델, 편이장비, 안전실천 등과 관련된 농작업 안전시범사업을 실시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교육과 문화적 측면에서는 농민대상 안전교육과 이력관리를 하게하고, 안전리더를 양성하는 한편, 농작업안전기사를 육성하고, 관련부처 합동으로 농작업 안전 예방캠페인 개최, 온라인 기반정보 시스템 강화 등을 국가관리체계로 도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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