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계 1등이 되기 위한 농업정책이 필요하다” 최병문 한국청년농업인연합회장
[기고] “세계 1등이 되기 위한 농업정책이 필요하다” 최병문 한국청년농업인연합회장
  • 김영하 대기자
  • 승인 2018.05.0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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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기술과 자본이 없고 훈련받은 인력도 없었지만 기성세대의 피와 땀, 헌신적인 노력으로 정치적으로는 민주화를 이뤄냈고 경제적으로는 세계 중심국가로 진입했다.

그런데 농촌·농업은 정체돼 있고 어떤 때는 거꾸로 간다는 느낌이 청년농업인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한때 녹색혁명을 통해 쌀 자립기반을 만들었고 백색혁명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시설원예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농업도 많은 나라의 부러움을 샀다. 그렇지만 농촌의 풍경은 10년 전, 20년 전과 차이를 느낄 수 없다.

네덜란드는 국토가 우리의 40% 정도밖에 안되고 인구도 1700만명이지만 미국에 이어 농식품 수출이 1155억 달러로 세계 2위이다. 우리 반도체 수출량보다 많다. 네덜란드보다 더 작은 국토를 가진 벨기에는 경상남북도 크기에 인구가 1100만 밖에 안 되지만 농식품 수출은 세계 9위다. 우리는 68억달러로 세계 25위에도 못든다.

우리 농촌에는 마을당 40세 이하의 청년농업인이 0.4명에 지나지 않는다. 전국 청년농업인은 1만명 정도로 농업기반도 취약해 농촌소멸이 염려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청년들의 농촌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생활비를 보조해주고 창업지원금을 지원하고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경제적 취약계층을 돕고 청년층의 농촌 유입과 정착을 촉진하기 위해 이런 제도는 꼭 필요하다. 이러한 제도를 만들고 시행하려고 정책입안자들과 공무원들이 고생해온 것도 잘 알고 있지만 청년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청년세대는 디지털 사회에 맞는 농업을 원한다. 그렇듯이 농업에서의 교육과 지원도 디지털 세대의 특성에 맞는 첨단 교육과 첨단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사라져갈 부모세대 방식이 아니라 세계 농업과 경쟁할 수 있는 최첨단 농업과 식품 가공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과 경험을 농업에 접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 청년농업인에게는 네덜란드와 경쟁하고 미국과 경쟁하는 세계 1등이 되기 위한 교육, 세계 1등이 되기 위한 기술, 그리고 세계 1등이 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아무리 힘들어도 대한민국 청년농업인들은 준비가 돼 있다. 대한민국 농업의 미래를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미래로 나아가는 대한민국 농촌·농업의 배는 침몰하고 있다. 지금의 구명조끼로는 잠시 버틸 수 있지만 곧 한계에 달할 것이다.

정부와 관계기관 관계자들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청년농업인을 지도하는 농촌진흥청도 제도와 프로그램을 과감하게 혁신해야 한다. 이제 농업의 금메달을 위해 보다 디지털 사회에 맞는 혁신적인 국가 목표의 설정과 과감한 접근을 부탁드린다.

(최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청년농업인이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세미나에서 발표한 인사말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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