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부를 위한 작물재배 및 효과 下] 보고 가꾸고 먹고 즐기는 ‘베란다 텃밭 가꾸기’
[도시농부를 위한 작물재배 및 효과 下] 보고 가꾸고 먹고 즐기는 ‘베란다 텃밭 가꾸기’
  • 김수용 기자
  • 승인 2018.05.04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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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통해 온 가족이 함께 행복 텃밭 만들어

텃밭 가꾸기에 도전하는 도시농부가 늘고 있다. 그러나 막상 텃밭 가꾸기를 시작하려고 하면 언제 어떤 작물을 심어야 할지 고민되는 경우가 많다. 3평의 텃밭에 200여주의 상추를 빼곡히 심거나 4월의 이른 봄날 상추, 토마토, 가지, 고추를 나란히 줄지어 심은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상추를 수확하다 지치기도 하고 너무 빨리 심어 죽어버린 가지, 고추 모종을 다시 심어야 하는 일도 있다. 또 베란다 공간을 활용해 텃밭을 일구는 이들도 점차 늘고 있는 이 시점에 본지는 도시농부를 위한 작물재배 및 효과를 상하편으로 나눠 알아보려고 한다.<편집자 주>

베란다 텃밭이란?

베란다라고 하는 아파트 발코니는 건축물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완충공간으로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외부와 접하는 면에 창호를 주로 설치해 외부나 실내와는 구분돼 독립된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최근 도시농업이 발달하면서 텃밭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생활 가까이에서 공간을 활용해 식물을 기르고자 하는 사람들이 베란다를 활용한 텃밭을 시작하게 됐다. 접근이 쉽고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베란다 텃밭에 대한 관심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베란다 텃밭 환경 이해하기

햇빛은 식물의 광합성, 굴광성, 광형태 형성 등에 관여하며 식물이 자라는데 반드시 필요한 환경요인이다. 모든 식물은 햇빛을 필요로 하며 그 필요량은 식물의 종류에 따라 다르며 실내에서 많이 키우는 관엽식물에 비해 채소류가 훨씬 많은 양의 햇빛을 필요로 한다. 식물에 있어 햇빛 양이 중요한 이유는 햇빛 양이 많아질수록 광합성을 많이 해 식물이 자라는데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광합성을 많이 하면 식물이 튼튼하게 잘 자라고, 뿌리채소나 열매채소는 뿌리와 열매에 양분을 활발하게 전달해 저장하므로 수확량이 많아지기도 한다. 햇빛 양이 부족하면 떡잎까지의 하배축이 길게 자라고 잎은 가늘고 길게 자라 연약하고 볼품없이 자라게 된다. 햇빛이 한쪽 면으로만 들어오고 유리창을 통과해 들어오는 베란다는 햇빛 양도 부족하고 광질도 변한다. 유리온실과 비교해 볼 때 남향 베란다는 최대 50%, 서향 베란다는 35%, 층이 낮거나 앞에 건물이 있는 경우는 10% 정도 수준의 햇빛이 들어오며, 계절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최근에는 특정 광질을 선택적으로 투과하는 기능성 유리가 베란다에 설치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베란다 환경이 또 달라지기도 한다.

또한 창가에서 멀어질수록 햇빛 양은 급격히 감소하는데 채소류를 재배할 때는 햇빛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곳이 더 안정적이다. 화분의 긴 면을 창문과 수직 방향으로 놓으면 창가 쪽은 탄탄하게 자라고 실내 쪽은 웃자라는 모습을 한 화분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베란다에서도 햇빛을 가장 많이 받는 창가 쪽에 창문과 평행하게 채소류 화분을 놓는 것이 잘 자라는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채소가 잘 자라는 온도는 18~25이다. 실외에 비해 베란다는 극심한 고온이나 저온에 처하는 경우가 적어 작물재배에 비교적 좋은 조건이 된다. 실외보다 좀 더 이른 시기에 식물을 심어 재배하고 늦가을까지 재배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여름에 창문을 꼭 닫고 외출할 경우, 베란다 온도가 35이상으로 높아지면 식물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잘 자라지 못하게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채소와 허브를 기르기에 적당한 온도는 주로 봄, 가을철이며 풍성한 베란다 텃밭을 가꿀 수 있는 황금 같은 시기다. 여름철에는 온도가 높고 습도 또한 식물들은 몸살을 하고 해충이 많이 생기며 적상추와 같은 채소는 너무 더우면 빨간 색깔이 잘 나타나지 않아 마치 청상추처럼 돼버리기도 한다. 겨울철에는 온도가 낮아지므로 낮은 온도에도 잘 견디는 작물을 기르는 것이 유리하며 병해충은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는 계절이다.

베란다의 습도는 장마철을 제외하면 채소와 허브류를 기르기에 비교적 무난하다. 장마철은 비교적 습도가 높으나 보통 건조해지기 쉬운 환경이기도 한다. 베란다를 이용해 식물을 많이 기르면 습도가 높아져 천연가습기 역할을 해 사람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 장점이 되기도 한다. 습도가 너무 높거나 낮은 경우에는 병과 해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주고 건조할 때에는 물을 뿌려줘 습도를 적절하게 조절해 줍다. 장마철에는 오랜 기간 습도가 높아서 증발과 증산이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물주기 전에 한번 점검하는 등 주의를 기울이고 물은 되도록 주지 않는 것이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자연 상태의 공기는 여러 종류의 기체로 구성돼 있다. 부피로 볼 때 질소 78%, 산소 21%, 아르곤 1%, 그리고 이산화탄소가 0.03%를 차지한다. 이산화탄소는 식물이 빛을 이용해 이산화탄소와 물로부터 유기물을 합성하는 광합성(photosynthesis)’에 꼭 필요하다. 광합성은 빛의 양과 이산화탄소 농도에 영향을 받는다. 보통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300400ppm 정도인데, 식물의 종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1500ppm까지는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광합성이 증가한다. 광합성이 증가하면 식물의 생육이 촉진되고 수확량도 많아진다. 그러나 1500ppm 이상의 이산화탄소는 식물에게 좋지 않다. 베란다는 대개 외부와 차단돼 있기 때문에, 공기 환경이 일반 실외와는 차이가 있다. 특정 공기 성분의 농도가 낮거나 높아질 뿐만 아니라 공기의 이동도 적어 위치별로 차이가 있다. 해가 있는 낮 동안에는 베란다 텃밭의 식물이 광합성을 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낮아지지만 해가 지면 식물의 호흡에 의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진다. 특히 식물이 거의 자라지 않고 환기 횟수가 적은 저온기일수록 베란다 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높다. 주기적인 환기가 필요하다.

베란다 텃밭 준비하기

식물은 저마다 잘 자라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들이 있다. 이들 요소가 아주 부족하거나 환경이 제대로 받쳐 주지 못하는 경우에는 제대로 자라지 못해 원하는 열매나 꽃, 뿌리 등 우리가 실제 이용하는 부분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베란다라는 환경은 실외와 다른 환경으로 인해 기르기 힘든 채소류가 있다는 것을 알아두면 작물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된다. 기르기 힘든 채소류에는 고추, 파프리카, 가지, 토마토, 오이, 호박, 수박, 딸기 등 열매채소, 감자, , 비트, 당근, 고구마 등 뿌리채소, 꽃 케일, 브로콜리, 양배추 등 잎채소가 있다. 그러나 아이들을 위한 교육적인 목적 등으로 인해 기르기 힘든 채소를 꼭 기르고 싶은 경우에는 일반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임시적인 방법으로 기를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고추나 토마토가 제법 크게 달린 약간 늙은 모종을 사다가 기른다든지 제법 기온이 올라간 봄이나 여름철에 베란다에서 열매채소를 기르면서 햇빛이 한창인 한낮에는 창문 너머로 화분을 내 놓는 등 노력을 기울이면 번거로운 일이지만 어느 정도 식물을 기르는 재미 정도는 충분히 맛 볼 수 있다.

베란다 텃밭 관리

작물을 심기는 했지만 관리 소홀로 인해 죽어버리거나 수확물이 적어지면 그동안의 노력이 헛수고가 돼버려 허탈한 마음까지 들게 될 수도 있다. 작물을 심은 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수확시기, 수확량 등도 결정되는 것이므로 관리는 여러모로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애써 심은 작물을 잘 기르는 것이 기르는 식물이나 자신과 가족을 위해서도 좋은 일임을 알고 관리를 잘 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이나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텃밭이라면 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작지만 생명을 가진 식물체의 소중함도 알게 해 주고 생명이 있는 식물을 잘 돌보는 행위를 통해 정서적인 안정과 가장 밑바탕이 되는 집단인 가정의 작은 텃밭을 통해 미래 사회의 생명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미리 충분히 연습해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텃밭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물과 양분을 줘야 하고 빛,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등 환경도 맞춰 줘야 하고 병해충 등도 미리 예방하거나 방제를 해야 하는 등 제법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베란다라는 환경적 특성상 제약 조건이 따르는 부분이 있으므로 적당한 환경, 양분, 물 관리와 적당한 병해충 관리로 적은 수확물로 큰 기쁨을 얻는 마음가짐으로 가볍게 임하는 것이 좋다. 욕심이 과하다 보면 병해충 방제를 위해 농약을 과다하게 사용한다거나 하면 오히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있고 노력을 많이 들일 경우에는 작은 텃밭으로 시작한 것이 농사가 돼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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