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공정한 경쟁으로 도매시장의 활력을 불어 넣는다” 박현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장
[특별인터뷰] “공정한 경쟁으로 도매시장의 활력을 불어 넣는다” 박현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장
  • 김수용 기자
  • 승인 2018.05.18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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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와 시장도매인제 콜라보 예고…시장 경쟁력 촉진 위해 머리 맞대야

[농축유통신문=김수용 기자] 지난 20154월 박현출 전 농촌진흥청장이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장으로 임명됐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장으로 지낸 그동안의 소회와 경영방침을 들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Q. 그동안 느꼈던 소회와 소감을 말씀하신다면?

A. 3년의 임기는 끝났고 다른 사람이 올 때까지 잠시 더 맡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오래 있었지만 농산물 유통을 해볼 기회가 없었다. 막상 현장이 와보니까 생각보다 복잡하고 우리의 국력과 도매시장 30년의 프레임에 비춰봤을 때 아직은 좀 더 발전해야 한다. 특히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집념과 의지가 강해 부딪치는 일도 할 일도 많았다. 그래서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했다. 많은 변화를 있었지만 중요한 몇몇 가지 과제가 남아 마음 한편이 무겁다.

임기 동안 가락시장의 1단계 현대화 사업을 완료하고 2단계 도매 권역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계획보다 좋게 만들다 보니 추가예산이 들어가야 한다. 국격에 맞은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겠다. 지금도 그러한 과정이 저를 포함한 전 직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Q. FTA 시장 개방 등으로 우리 농촌과 농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데 농산물을 제값 받기 위해서 실제로 거래하는 이곳의 역할은?

A. 어느 나라나 경제개발 초기에는 경매제가 가장 적절한 방식이고 그렇게 시작한다. 이후 점진적으로 경제수준이 높아지고 거래 당사자 간 신뢰가 형성이 되면 대부분의 나라가 경매를 축소하고 수의계약거래로 넘어간다.

경제개발 초기에는 출하하는 농민들이 영세하고 조직화가 안 돼 있는 상태에서 시장에 물건을 가지고 나왔고 그 물건을 사주는 중소 도매상도 아주 영세했기 때문에 당시에는 수의계약을 거래할 수 있었던 조건이 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경매제가 시작된 것이다.

또 경매제도는 산지경매와 소비지 경매로 나눠볼 수 있는데 성주 참외 경매, 안동 사과 경매. 제주 감귤 경매 등은 아주 바람직한 경매제도다.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 다만 소비지 경매는 시장 초기 서로 간의 투명하고 안전한 거래를 유도하기 위해 만들었지만 지금은 경매를 진행하지 않더라도 투명하고 안전하게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산지의 APC, 농협, 영농법인, 작목반을 통한 산지조직화로 협상을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수료를 주고 굳이 경매를 해야 하는지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즉 농가에게 선택권 보장해야 한다.

또 우리나라의 도매시장과 외국의 도매시장을 비교해보면 일본의 오다 시장은 청과물의 90%가 수의거래다. 미국이나 유렵은 소비지 경매는 없고 산지에서 바로 사 오는 구조다. 여기에 이들 국가는 도매시장에서 실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전부 전화나 온라인에서 수의계약으로 거래한다. 도매시장에서는 냉장, 냉동, 저온처리장, 저온 가공장, 소분·포장 등의 물류 장소로 이용하는데 반면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공간이 경매를 이용하는데 사용된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된 냉장보관시설 하나 없어 농민들이 생산된 농산물이 시장으로 반입되면 무조건 그날 처리돼 손해를 볼 수 있다.

곧 농가 입장에서 경매라는 것은 깜깜이다. 내봐야 가격을 알 수 있다. 해보기 전에는 알 수가 없다. 농가의 선택권은 없는 것이다. 수의계약거래를 하면 미리 가격을 협상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가격도 보장이 된다.

 

Q. 최근 들어 도매법인 경매제와 시장 도매인제를 동시에 운영하는 것이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의미는?

A. 여기 와서 도매법인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달했다. 세상이 바뀌고 있는데 몇몇 사람이 이것을 막을 수 없다.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와서 바꾸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시장 도매인제를 오늘 당장 도입하자고 하는 것은 아니다. 채소동이 완공되는 그 시점에 도입을 할 것을 전제로 준비하자는 것이다. 도매법인에게는 5년의 시간이 있다. 단지 반대를 하는 것보다 보다 빨리 합류해서 어떻게 비즈니스를 할 것인지 같이 지혜를 모아봤으면 한다.

또 경매를 하지 말자고 하는 것은 아니다. 병행하자는 것이다. 농산물을 출하하는 농민에게 선택권을 맡기자는 것이다. 시장에서 가장 바람직한 유통방법을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한다.

도매법인이 지금이라도 30년의 노하우를 잘 살려서 새로운 시대의 우리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대해 에너지를 쏟아주길 바란다.

 

Q. 최근 대전광역시의 도매시장 법인 공모제 추진과 관련 이슈가 있었는데, 사장의 생각은?

A. 우리나라에서 공모제를 하는 경우는 면세점이나 복권 발행기관 등이 있다. 많은 투자가 이뤄야 하는 품목들이다.

도매시장에서 공모제는 아직은 어렵다고 본다. 만약 공모제를 하게 된다면 시장이 엄청난 혼란에 빠지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농민과의 거래에 있어 안정성마저 훼손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모제보다는 이 시장에 시장도매인, 비상장 거래 품목 확대 이런 것을 통해 경쟁을 촉진시키면 도매법인도 살아남기 위해서 서비스를 개선하고 변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판단한다. 이는 평가보다 경쟁을 통해 시장의 질을 높이려는 것이다.

 

Q. 최근 서울시와 공사는 상장예외품목 지정을 두고 법인들과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공사의 입장은?

A. 현재 상장예외품목과 관련해 청과법인과 갈등이 있는 건 사실이다.

도매법인이 모든 품목을 중도매상에게 전달해 줄 수는 없다. 또 출하자들이 도매법인을 경유하지 않고 중도매상들하고 직접거래하는 것이 더 편리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농안법에서 초기에는 모든 품목을 도매법인을 통해 경매를 진행했지만 1990년대 농안법 개정을 통해 도매법인이 상장을 해서 판매하기 적절하지 않은 품목은 개설자가 출하자와 중도매인과 직접거래하게 해줄 수 있도록 하게 됐다. 이는 독과점에 따르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상장예외품목제도를 둔 것이다.

사실은 이러한 용어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하나는 상장 품목, 다른 하나는 비상장품목이라고 부른다. 정확하게 용어를 풀어보면 상장 품목은 도매법인만을 통해 거래할 수 있는 도매법인 독과점 품목이라는 것이고 비상장품목은 도매법인을 통해서도 거래할 수 있고 중도매인하고도 직접거래를 할 수는 경쟁거래 품목이다.

일본 동경에 있는 도매시장은 사실상 모든 품목에 대해서 중도매인들이 산지수집이 자유롭게 허용돼있다.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사실상 1년에 신고 한 번이면 허가 절차가 끝이다.

하지만 동경에 있는 청과회사들은 중도매인들이 원하는 품목을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한다. 하지 못하면 당연히 중도매인이 직접 구하는 것이다. 중도매인 또한 법인에서 구해줄 수 있다면 굳이 비용을 들여가며 산지로 갈 필요가 없다는 말을 전했다. 그래서 일본은 중도매인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서 동경 청과는 180명이라는 경매사를 고용해 중도매인의 요구를 청취하고 있다. 이는 곳 경쟁을 통해 활성화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도 경쟁을 시켜야 한다. 강제해서는 안 된다.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어야 한다,

 

Q.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일자리 확대를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A. 공사의 올해 일자리 창출 계획은 정규직 9, 체험형 인턴 10명 등을 포함한 19명이다. 정규직 채용은 올해 12월에 진행될 예정이며 체험형 청년 인턴 10명 중 장애인 청년 인턴은 5월 중으로 일반 청년 인턴은 7월 중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공사는 작년에도 정규직으로 12명 체험형 인턴으로 10명을 채용한 바 있다.

현재 공사의 여력으로 최대한 많이 고용을 하려고 한다. 다만 직접 고용은 한계가 있고 시장 내에서 이뤄지는 고용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특히 채소동이 완공되는 시점에는 물류기능 확대로 많은 사람들의 고용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시장경쟁력을 높여 사람이 북적북적한 시장은 만들어 가겠다.

 

Q.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새로운 비전을 위해 추진하는 내용은?

A. 우리 공사의 비전은 소비자가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의 농산물을 효율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유통 선도 기업이다. 농수산물 유통의 효율화 및 안전한 먹거리는 우리의 기본 미션이며 이와 함께 우리는 서울시민의 건강한 식문화 확산을 위해 시민 대상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우리 공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식문화도서관, 쿠킹스튜디오, 텃밭, 시장 등 우리가 가진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활용해 지역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지역친화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점점 더 확장시킬 계획이다. 더 나아가 가락몰을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꼭 들러야할 시장, 한국의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운영해 K-Food 중심지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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