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닭고기 소비 성수기 앞두고 걷히지 않는 ‘먹구름’
오리·닭고기 소비 성수기 앞두고 걷히지 않는 ‘먹구름’
  • 김재광 기자
  • 승인 2018.05.18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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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과열입식 열기 복경기 '암울'
가금업계 공정위 칼날 진통 장기화
계열사 자체 생산량 감축 나서
닭고기자조금·오리자조금
빅이벤트 겨냥 소비촉진 활동 필요

[농축유통신문 김재광 기자] 가금업계가 AI홍역에서 벗어나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상화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있어 초라한 ‘초복 성적표’가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위기관리 차원에서 부담감을 덜기 위해 초과 입식한 육계와 토종닭 종계의 생산성이 향상돼 공급과잉을 낳고 있어서다. 오리는 입식제한이 풀린 이후 휴지기제 시행에 앞서 비축물량 확보를 위한 입식이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게다가 하림그룹에서 시작된 공정거래위원회의 부당한 공동행위(담합) 조사가 가금업계 생산자단체까지 번지면서 협회 수급조절협의 자체가 논의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등 경기 하강 신호가 곳곳에서 켜지고 있다.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2018 러시아 월드컵으로 복특수를 누릴 수 있는 기간이 한달여 이상 늘어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무뎌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육계 관측정보에서는 올해 4~5월에 이어 6~7월도 육용계 공급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 지속적인 가격하락세를 전망하고 있다. 현재 뚜렷한 소비 요인이 없는 가운데 잉여 도계육 DC가 생체가격을 떨어뜨리고 있어 18일 기준 육계시세는 kg당 1500원으로 생산비 수준을 웃돌고 있다.

토종닭 시세 또한 연일 급락하고 있다. 한 달 전 kg당 2800원이었던 산지시세는 공급과잉으로 18일 현재 1400원으로 반토막났다. 더욱이 복성수기를 노린 일부 농장들이 최근 병아리 대거 입식에 나서 암울한 초복경기가 그려지고 있다.

하절기에도 공급과잉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예년이었다면 수급조절협의회가 개최되고 위기감을 공유했을 가금업계지만 공정위의 칼날에 계열업체들이 움츠리기에 들어가 전전긍긍하는 눈치다.

공정위는 지난해 7월부터 한국육계협회를 시작으로 주요 가금 계열사들이 회원사로 있는 한국오리협회, 한국토종닭협회에서도 최근까지 정기총회 및 이사회 등 각종 회의록과 공문서 발송내역 을 모두 수집해 살펴보고 있다.

가금관련 협회 관계자는 “가금업계 특성상 계열사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공정위 조사의 장기화로 업계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가금 계열업체 관계자는 “오리는 시장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했고 육계는 각 계열업체 스스로 일정 물량을 도태하고 있지만 복경기 전망은 어두운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가금업계 전반에 걸친 침체는 계열업체는 물론 사육농가들의 시름도 깊어지게 하고 있다.

한 육계 위탁사육농장주는 “우리는 계약된 금액을 틀림없이 지급받지만 일반사육자들은 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며 “회사가 살아야 농장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데…”라며 근심을 쏟아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바에 따르면 하림은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8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8%줄어 당기순손실은 -95억3600만원에 달한다.

마니커 또한 영업손실이 33억4963만6968원으로 적자전환했으며 당기순손실은 -49억1660만5020원으로 공시됐다. 지난해 코스닥에 입성한 체리부로도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1분기 67억규모에서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1억2634만원으로 공시됐으며 매출액도 9% 감소해 당기순손실은 -24억3490만원이다.

7월 17일 초복을 앞두고도 6월 지방선거와 북미정상회담, 2018 러시아 월드컵 등의 빅이벤트가 줄줄이 대기중인 가운데 가금업계가 소비활성화를 위한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업계 분위기에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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