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유통신문 김영하 대기자] 농지에 대한 ‘경자유전의 원칙’이 유명무실한 상황에서 농지는 반드시 농업용으로 쓰여야 한다는 ‘농지농용의 원칙론’이 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박석두 박사(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는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종로5가 사무실에서 '경자유전 농지제도의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한 월례강좌를 통해 “그동안 농지법이 누더기로 전락, 경자유전의 원칙이 무너진 상태이지만 지금이라도 ‘농지농용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농지소유보다 농지 전용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과거와 현재 농지제도와 쟁점에 대해 강의한 박 박사는 강의 말미에 “잘 지켜지고 있지 않는 '경자유전'의 헌법 명시가 실은 우리 농지를 지키기 위한 방패막 구실을 하고 있었다”며 “확실한 농지전용규제 등 대안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헌법의 경자유전은 꼭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박사는 또 “과거 농지개혁이 반봉건적 지주제를 해체하고 자작농 체제를 창출해 왔다”며 “자작농체제의 전환을 지지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할 농지법이 1994년 제정된 후 6차례의 법개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경자유전의 원칙’을 훼손해 60%가 넘는 면적을 비농민이 소유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00년 이후 개정된 농지법은 농업법인의 소유가 인정되면서 비농민의 투자가 많은 영농법인의 농지소유가 조장되고 주말・체험영농에 대한 비농민 소유, 경사도 15% 이상의 영농불리지역의 비농민 소유가 인정되면서 ‘경자유전의 원칙’은 급격히 훼손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박사는 청와대 선임농업행관의 농지훼손 방지대책 질의에 대해 “전국적인 농지실태조사를 통한 비농민 소유 전환과 유예기간을 부여해 농지는 반드시 농업목적으로 사용(農地農用)하도록 근본적인 법개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