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농·축협 노동자, ‘을질’을 선언하다
전국 농·축협 노동자, ‘을질’을 선언하다
  • 임경주 기자
  • 승인 2018.06.05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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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노조, 노동존중 농협만들기 캠페인 돌입
일상적인 갑질과 성관련 범죄에 폭행사건까지...갑질사례 12건 공개
중앙회에 직장문화 개선대책 마련 촉구...7월 전국 동시다발 집회 예고

[농축유통신문 임경주 기자] 전국 일선 농·축협에서 일상적인 갑질과 성관련 범죄가 발생하고 심지어는 폭행사건까지 일어나는 등 갑질사태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과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은 지난 4일 오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부터 직장갑질을 몰아내 노동이 존중받는 농협을 만들기 위해 노동인권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이들 노조가 이날 밝힌 최근 3년간의 농·축협 직장 내 갑질 사례는 그 심각성을 고발하고 있다.

전남광양원예농협에서는 급식 납품과 관련해 제주도 출장을 간, 상급자 센터장 김 씨와 강 씨가 업무이후 가진 술자리에서 상급자 AB를 소주병으로 내리치는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조합은 일방적인 폭행사건이었지만 합의를 종용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또 경기도 평택축협에서는 직원이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 대의원이 업무시간에 사무실에서 직원을 마구잡이로 폭행을 가했다. 이 대의원은 자신이 기르는 송아지에게 영양주사를 무료로 놔줄 것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행패를 부린 것. 대의원은 축협 이사진을 선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특히 대구성서농협과 전북무주농협, 강원도 홍천농협에서는 성희롱 및 성추행 등 성관련 범죄가 발생했다.

이날 이들 노조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전국 농·축협에서 발생한 직장갑질 사건은 12건에 이른다. 직위를 이용한 성폭력, 직원을 개인적 업무에 과다 사용한 행위, 임금체불·폭행 등이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전국에 걸쳐 1127개의 농·축협이 있고 이들 농축협의 지·사무소만 4900여개에 달한다·축협 지소·사무소에만 81000여명이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갑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노조는 이날부터 농축협직장갑질상담센터를 운영하면서 직장 갑질 제보를 수집키로 했다.

특히 이 센터는 한시적인 운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며 성관련 범죄, 폭행체불과 같은 일상적 갑질에서부터 조합장 불법선거 제보센터로 활용할 것이라고 노조는 밝혔다.

노조는 농협중앙회에 노동존중 농협만들기 캠페인관련 입간판을 설치하고 농협방송 등을 통해 캠페인을 전개할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을 요구했다. CS 3.0완전 폐기, 익명제보시스템 레드휘슬 확대, 육아휴직 사용 권고, 폭력 예방 근절 캠페인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지역을 순회하며 집회를 열기로 하고 오는 20일에는 노동존중 농협만들기 위한 현안투쟁을 전개하는 한편 농협중앙회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7월 중에는 지역별로 동시다발 집회를 열어 압박의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특히 노동자들은 조합장과 책임자들의 갑질을질로 대항할 것이라며 직장내 갑질이 추방되는 날까지 을질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전국 조합장들을 만나 경영자와 노동자가 농협의 일원으로서 농협을 일궈나가도록 제안하고 단체협약과 각종 홍보수단을 통해 농협내 직장 갑질이 완전히 추방되고 일할 맛 나는 일터를 만들어 나가는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와 함께 무엇보다 책임은 없고 권한만 있는 조합장들이 더는 불법과 갑질로 노동자들을 괴롭히지 못하도록 현실적인 징계 등의 제재방침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 노조는 농협중앙회에 직장문화 개선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부당인사 근절, 익명신고제도 확대, 폭력행위 등 각종 갑질문화가 사라지도록 각 지역 농축협을 지도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농협중앙회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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