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의 농본칼럼] 물가지수 보도 이대로 좋은가?
[김영하의 농본칼럼] 물가지수 보도 이대로 좋은가?
  • 김영하 대기자
  • 승인 2018.06.08 10: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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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후퇴한 쌀값, 전년대비 29.5% 물가오름(?)이라고

무엇이 진정한 물가인가

[농축유통신문 김영하 대기자] 최근 농산물 물가가 OECD 회원국 중 10번째로 높다며 농산물을 물가상승의 원흉으로 지적하는 일간지들의 공세가 밀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지난 1일 한겨레신문이 통계청의 5월 소비자물가동향을 인용하며 보도한 것을 비롯, 3일 경향신문, 4일 조선, 동아를 비롯한 상당수 일간지들이 소비자물가지수에 대한 보도를 하면서 2월엔 채소, 3월엔 곡물, 4월엔 감자 등 농산물값이 밥상물가를 뛰게 만들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더구나 이들 언론은 농산물 물가가 지난 41년전보다 2.9%올라 소비자물가인상에 영향을 미쳐 OECD 회원국 중 10위에 해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농산물이 우리나라의 물가인상률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것이 과연 올바른 보도인가?

80kg 포대 산지쌀값의 경우 201610129628원으로 떨어졌다. 이렇게 13만원 이하로 산지쌀값이 떨어진 것은 1995년 이후 21년만의 일이다. 다시 말하면 쌀값이 21년 후퇴한 것이다. 201610월~20171월까지의 수확기 산지쌀값은 129711원으로 더 떨어졌다. 그런데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보면 쌀값은 전년대비 29.5%가 인상된 것으로 표현되고 있다. 현재의 쌀값은 워낙 떨어져 2013년도 산지쌀값에도 미치지 못하는데도 말이다. 전년대비의 모순점이다.

그런데 일간지들은 통계청의 이런 보도자료를 비판 없이 그대로 받아쓰고 있는 것이다. 21년이 지나면 다른 물가는 대부분 적어도 2배 이상 오른다. 그러나 농산물은 특성상 시장의 수요-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우루과이라운드와 FTA이후 쏟아져 들어온 수입농산물 탓에 수입이 어려운 일부 채소류를 제외하고는 농산물 값이 정체되거나 하락해 농업소득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쌀의 경우 의무수입물량을 넘어서서 밥상용 쌀까지 수입하고 있는 현실에서 산지쌀값이 21년전으로 후퇴됐으나 통계청의 발표나 이를 받아 쓴 일간지들이나 전후의 이런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쌀만이 아니다.

채소류도 수입되기는 마찬가지다. , 배추, 고추는 물론 양념류인 마늘, 양파 등 여러 채소류들이 자연재해로 시장에서 폭등하면 정부는 물가를 잡는다는 명분으로 수입해 온다. 지난해 계란의 경우에도 살충제 잔류에 따른 산지폐기로 계란값이 폭등하자 정부는 아무런 협의도 거치지 않고 바로 외국에서 계란을 수입했다. 최근 값이 올랐으나 하지감자 수확기를 앞두고 정체상태에 있는 감자도 거의 10여년간 폭락으로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폭등이라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농산물 물가라는 것은 공산품과 달리 원가에서 마진을 남기는 판매가격이 아니다. 그래서 자연재해 등으로 피해가 많아 물량이 줄면 오르고, 기상여건이 좋아 조금만 생산과잉이 오면 폭락을 반복한다. 더구나 수입업자들에 의해 농산물이 줄줄이 수입되고 있는 판국에 농산물값은 우리 농가 소득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 폭락과 폭등을 반복하는 사이 수입업자의 수익은 오르고 장기적으로 농산물 물가는 상대적으로 점점 내려가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해야 할까?

더욱이 OECD에서 물가인상률 10위라고 호들갑을 떨면 농가의 농업소득은 어떻게 올린단 말인가? 21년 후퇴한 쌀값이 원상회복할 때까지는 통계청이나 언론인들이여 농산물물가를 운운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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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농부 2018-06-13 20:55:24
농민을 개돼지로 보면 나라 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