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농업인시리즈⑥] 쓴맛 떨치고 식탁에 오른 노루궁뎅이버섯 비결은
[청년농업인시리즈⑥] 쓴맛 떨치고 식탁에 오른 노루궁뎅이버섯 비결은
  • 김영하 대기자
  • 승인 2018.08.01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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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약으로 쓰이던 식재료, 노루궁뎅이버섯
젊은 농부 형제들의 송이뜰농장 좌충우돌 도전기

[농축유통신문 김영하 대기자] 파주시 광탄면에서 서원길로 달리다 보면 조립식 판넬건물이 보이고 송이뜰농장이라는 명칭의 노루궁뎅이버섯 농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세 살 위의 형 강영석(35)씨와 함께 농장을 경영하는 청년농업인은 한국농수산대학 특용작물학과를 졸업한 강효석(32)대표다. 형은 마케팅을 맡고 강 대표는 재배를 담당하고 있다.

아버지 강신욱씨가 느타리버섯과 팽이버섯을 영농조합에서 재배했기에 어린 시절부터 버섯장에서 재배과정을 지켜봤고 커가면서 버섯재배를 인생의 직업으로 삼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 아버지의 버섯재배 기술 어깨너머로

아버지는 1980년도에도 느타리버섯을 재배했으나 주변의 몇 사람과 함께 영농조합을 결성해 1992년 대규모로 팽이버섯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2002년 새송이버섯으로 전환했고 하루 수십만 병을 재배하는 등 규모가 매우 컸다고 한다.

그러나 영농법인 내에서 횡령이 발생하고 법인 내 외부 부채가 늘어나 경영권 분쟁이 심해지자 아버지는 영농법인을 포기하고 소규모 느타리농장으로 전환했다. 이 때부터 강효석 대표도 아버지와 함께 버섯재배를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아버지가 버섯자동화시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 여러 시도를 하는 과정에 청년 강씨는 견문이 많이 넓어졌다고 한다.

졸업 후 아버지와 본격적으로 함께 버섯경영을 하려고 했으나 아버지의 엄격함 때문에 뜻이 안맞아 손을 떼었으나 아버지의 건강악화로 두 아들이 본격적인 버섯경영에 나섰다.

 

# 재배기술 고도화만이 해결책

강 씨 형제들이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사업은 팽이버섯이나 느타리버섯 같은 대중화된 버섯농사였다. 이미 일반화된 사업은 경쟁력이 없어보였다. 대형 농장들과의 경쟁, 수익성 등을 고려해 고민 끝에 기르기 시작한 것이 노루궁뎅이 버섯이다. 그러나 재배과정에 문제가 생겼다. 그것은 버섯의 맛이 너무 써서 소비자가 찾지 않는다는 점이다.

입에 쓴 것이 몸에 좋다? 아무리 몸에 좋다 해도 맛이 쓰다면 수요는 없다! “다들 하지 말라고 말렸어요. 기르기도 힘들고 쓴 맛이 나서 약재로만 쓰이던 버섯이거든요.”

그러나 강 대표는 쓰지 않게 재배하는 기법과 쓰지 않은 품종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수분을 적게 뿌리고 생육을 빠르게 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 쓰지 않고 담백한 노루궁뎅이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래서 지금 강 대표는 말한다. “맛도 좋고 몸에도 좋고 모양까지 앙증스러운 버섯이 있으니, 바로바로 그 이름도 귀여운 노루궁뎅이 버섯이다.”

# 노루궁뎅이 재배는 왜?

노루궁뎅이 버섯은 위벽을 둘러싼 혈관을 강화시켜 소화기 질환 치료에 좋고 항암효과가 뛰어나 중국, 일본, 우리나라 등에서 오래 전부터 한약재로 쓰이던 버섯이다. 뇌 활성화에 도움을 주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며 당뇨병 개선에도 매우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송이뜰 농장의 노루궁뎅이 버섯은 고급 음식점의 샤브샤브 요리와 대형마트 버섯 진열장에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효과는 입증됐으니 쓴맛을 잡아 맛을 살린 것이 사업성공의 비결이다. 방송에도 몇 차례 소개돼 지금은 귀농귀촌 문의가 전국에서 쇄도한다. 어렵게 찾은 노하우를 아낌없이 알려주는 착한 농부다.

생산량은 연간 6톤 정도 되는데 2015년에는 적자에 허덕였으나 2016년에는 본전 수준이었고, 지난해 1200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올해는 2억 원을 목표로 정진하고 있다. 현재 명절에 70%를 팔고 있고 롯대파주프리미엄 아울렛과 인터넷 판매, 지역축제 판매 등을 겸하고 있다.

# 귀농의 어려운점은?

강 대표는 귀농의 어려운점을 속시원히 털어놓는다.

노루궁뎅이와 같은 특수버섯은 판로가 없다. 가락시장에서 받아주질 않는다. 요즘에는 받아주긴 하지만 단가가 맞지 않는다. 그래서 고급화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경영자금은 단기성의 경우 이자부담이 많아 어렵다. 초기 귀농자를 위해 상환기간을 5년 이상 늘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 초기시설을 가능하면 작게 해 실패에 따른 실패율을 줄여야 한다.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은 3년 하려면 중단하라. 청년정착을 돕는 것이 아니라 빚만 늘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영농교육의 경우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교육이 없다. 우리나라 최고기술을 가진 곳에서 실질교육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스마트팜은 청년창업농의 경우 의미가 없다. 농업기술이 고도화돼 안정적으로 되기 이전에 시설비의 과다투자로 생산비만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의 및 상품 주문: 010-6711-8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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