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하차거래, 양배추 가격 폭등
무리한 하차거래, 양배추 가격 폭등
  • 김수용 기자
  • 승인 2018.09.03 10: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축유통신문 김수용 기자]

서울시, 정부 추석대비 농산물 가격 관리시행 ‘엇박자’
양배추 산지 포장준비 안 돼 물량 몰릴 듯
실제 출하비용 2배 증가…농가 ‘한숨만’

농산물 가격의 폭등으로 정부가 농산물 가격 관리에 나선 가운데 서울시가 무리한 제도를 강행해 양배추 도매가격이 하루아침에 2배 이상 뛰었다.

양배추 농가들은 지난 달 13일 서울시 공사에 양배추 하차 거래 연기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공식 요청했지만 묵살당한 바 있다. <관련기사: 양배추 농가, 가락시장 양배추 하차거래 연기 요청>

서울시농수산물식품공사가 지난 1일부터 가락시장에 거래되는 모든 양배추에 대해 포장 및 하차거래를 실시했다. 그러나 양배추 주산지인 강원지역의 준비가 되지 않아 출하가 지연됐고 평소 물량의 절반 밖에 거래가 되지 않았다.

결국 지난 2일 서울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의 양배추 경락가격은 최고 상품 2만500원(8kg). 평균 1만4511원(8kg)을 기록했다. 지난주 평균가격인 7180원으로 약 2배 상승한 것이다.

현재 현지의 포장작업이 준비가 되지 않아 출하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5일 이후부터 정상적인 출하가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양배추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16% 증가해 출하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양배추 가격이 낮아 질 것으로 예상돼 농가는 비상에 걸렸다. 여기에 양배추 포장 및 하차거래로 인해 5톤 트럭 한 대당 출하비용도 2배정도 증가해 농가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천춘근 전국양배추연합회장은 “현지에서 포장작업이 어려워 출하가 더뎌져 결국 가격이 상승하게 되고 출하비용도 올라 결국 소비자도 농민도 죽이는 일이 벌어지게 됐다”면서 “여기에 서울시농수산물식품공사의 홍보도 부족해 여러 가지 혼선이 발생하는 등 현지는 전쟁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천 회장은 “올해 출하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출하비용마저 증가하면서 농가들의 부담은 더욱 커져 결국 농사를 지으나마나 한 상황으로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다 망하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농가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가락시장에 일일 출하되는 물량은 5톤 차량으로 50~60대 많은 날은 100대를 넘기기도 한다.

그럼에도 가락시장 경매장내에 동시에 하차경매를 할 공간은 약 40대 정도다. 결국 나머지 차량은 하차경매가 진행하고 난후 다시 하차를 실시해야 하는 문제점이 생긴 것이다.

또 경락가격이 농가의 생각과 차이가 있을 때는 일부 다른 출하처로 이동하면 됐지만 이제는 차상거래가 아니다보니 다시 싣고 가는 것은 어려워 무조건 가락시장에 물건을 출하하게 됐다는 게 농가의 설명이다.

한 양배추 생산농가는 “양배추를 포장하는게 아직 서툴러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빨리 보내지 않으면 가락시장 내 경매장 부족으로 경매도 늦게 할 수 밖에 없어 결국 농가의 손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러저러한 문제로 농가들이 하차거래의 연장을 요구했지만 성과에 눈 먼 서울시농수산물식품공사의 행태로 농가, 소비자 전부가 손해를 보게 됐다”고 푸념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관계자는 “차상거래품목의 연차별 하차거래 시행 계획에 따라 양배추가 지난 1일부터 시행됐고 10월에는 대파가 시행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물류개선은 물론 시장 내 혼잡 및 위생·안전상의 문제를 개선해 가락시장 현대화사업에 걸맞은 선진 유통·물류 기반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