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기 전 외양간 고치자”…한우산업 안정화 고심
“소 잃기 전 외양간 고치자”…한우산업 안정화 고심
  • 김재광 기자
  • 승인 2018.09.06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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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김재광 기자] 

송아지와 한우가격이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전체 사육두수가 늘고 있어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전국한우협회는 미경산우 비육지원사업 진행 여부에 따라 내년을 한우 가격 폭락과 안정세를 판가름할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한우산업은 사육두수에 따라 가격이 주기적으로 폭락과 폭등을 되풀이하는 비프사이클을 거듭하는데 폭락 당시 상황과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어서다. 이 위기감을 공유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전국한우협회 경북도지회는 지난 8월 30일 안동 그랜드호텔에서 정책토론회를 열고 전문가들의 의견과 한우 농가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미래 전망 온도차 과잉vs적정

올해 7월 기준 한우 가임암소는 약 140만두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전체 사육두수는 292만4000두다. 전국한우협회와 한우자조금은 올 연말 300만두에 육박하거나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2020년 초과잉사태를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농협,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말 한우 사육두수는 293만두 정도로 유지돼 2020년까지 과잉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측의 온도차로 40억 규모가 투입되는 ‘미경산우 비육사업을 통한 선제적 수급조절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농식품부는 내년에 실시할 예정인 ‘한우암소 비육지원 사업’ 기준에 맞춰 ‘저능력우 도태사업’으로 변경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우자조금을 활용한 선제적 수급조절사업 승인에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직인이 찍히지 않고 있는 배경이다.

한우산업 소 값 폭락 ‘폭풍전야’

한우협회 전망대로 올 연말 사육두수 300만두를 넘어서게 된다면 이는 2011년 이후 약 7년만이다. 2011~2012년은 한우농가들에게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폭락으로 참혹한 시련을 줬던 해로 기억된다. 2011년 당시 16만호가 넘었던 한우농가는 지속적으로 줄어 현재 반토막났다.

전국한우협회 김삼주 대구경북도지회장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는데, 잃기 전에 외양간 고쳐야 한다”며 “한우 산업의 안정성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농가와 지도자가 한 뜻을 모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 또한 “선대 한우협회 회장들이 이력제를 완성시켜놨다. 우리는 이를 이력제에 따른 사육·도축두수 추이를 분석해 앞으로 닥칠 폭풍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최근 한우업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선제적 수급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고 한우 사육 농가들 또한 감축에 동의하고 있다”며 “수급조절의 ‘어떻게’가 중요한데, 미경산우 수급조절사업을 먼저 시행해 우수축 개량과 고급육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연에 방지…경영 안정책 고민

농협사료 부산바이오 황명철 장장은 “일본 경우 다양한 경영안정제도가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있다”며 “선제적 조치로 국내에도 경영안정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생산비에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사료에 대해서도 국제 곡물가에 따른 환율충격과 경영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사료안정기금을 마련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동국대학교 식품산업관리학과 지인배 교수는 “통계청과 쇠고기이력제 통계가 20만두 정도 차이가 났었는데 지난해 6월부터 쇠고기이력제 통계로만 취합하면서 비프사이클의 변동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체 사육두수가 빠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론 보지 않는다”면서도 “10년 후 감소 사이클이 올 때 번식농가 보호와 암소기반유지하기 위한 송아지안정제 개편 등 미래를 대비한 제도를 지금부터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축협 이외준 조합장은 “이력제를 기반으로 총량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도청 남진희 축산정책과장도 “이력제와 인공수정사, 종축개량협회 등의 자료를 활용해 과잉이 점쳐질 경우 정액 쿼터제를 시행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장과 식탁 김재민 정책연구실장은 “ 공급과잉 또는 번식기반 안정 등 시점별 적용할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며 “정책 시차는 존재할 수밖에 없지만 그 폭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효과’집중, 경영안정책 검토

정부는 저능력우 도태사업이 즉각적 효과를 내면서 사육두수 조절도 가능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미경산우 비육사업은 오히려 두수 증가 우려가 높아 사육두수 조절 기능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경영 및 번식안정 제도와 관련해서도 송아지 생산 기반을 보다 면밀하고 정확하게 파악한 뒤 이를 토대로 안정적인 번식기반 제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과거 80~90년대 소규모 농가 중심의 번식기반이 자리 잡았던 것과 달리 현재 100두 이상 암소 보유 70%가 넘는 일관사육 농가가 주류가 된 지금은 번식기반이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축산경영과 조재성 사무관은 “기본적으로 수급은 생산자와 공급자가 맞추는 과정이고 정상적인 작동이 안 됐을 때 정부의 힘으로 정상으로 끌고 가는 것”이라며 “정부도 송아지안정제 개편 등 경영 안정에 초점을 둔 제도 구축에 작업에 돌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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