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농업인시리즈⑫] 고품질 추석 배 입소문…청년농업인 전북 익산 ‘강대암농원’
[청년농업인시리즈⑫] 고품질 추석 배 입소문…청년농업인 전북 익산 ‘강대암농원’
  • 임경주 기자
  • 승인 2018.09.13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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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임경주 기자]

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 FTA선도하는 청년농업인 현장 시리즈 12

추석과 여행성수기 맞춤 배 생산...과즙 풍부하고 때깔 좋아 인기

“9년 전 귀농해 농사를 짓고 있지만 신기술을 접목한 농법, 스마트농법 등 앞서가는 선진농업에서는 젊은 농부인 아들의 후배나 다름없습니다. 아들과 함께 배 농사를 짓고 있지만 저는 아들에게 배우면서 어시스트만 해줄 뿐이죠. 24세의 어린나이지만 창농(倉農)이라는 쉽지 않은 길을 택해 열심히 일하는 아들의 모습이 자랑스럽습니다.”

전북 익산시 삼기면에서 배 강대암농원을 일구고 있는 청년농업인 강대암 군의 아버지 강범식 씨는 탐스럽게 익어가는 과원의 배를 보며 이같이 아들을 소개했다.

강대암농원의 강대암 농장지기는 처음엔 자동차 디자인에 흥미를 가지고 그 방면으로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 전국 여러 대학의 문턱을 수없이 밟았다. 하지만 담당교수 및 전공 선배들과의 면담을 종합한 결과 푸른 청년의 꿈을 불사르기에는 비전이 약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강대암 농장지기는 마침 교직에 계시는 어머니를 따라 시골생활의 기회가 많았고 성장해서도 시골생활이 저에게 맞았다취업이 힘든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농사가 더 비전이 있는 것 같아 농부의 길을 선택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강대암 농장지기는 이어 아버지께서 이왕 농사를 지을 거면 농업 전문인을 양성하는 한국농수산대학교진학을 권유했고 농사의 비전을 꿰뚫어 본 이상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학교 진학 후에는 생활패턴을 열공 모드에 맞춰 놓고 농사공부에 집중했다.”고 학교생활을 회고했다.

졸업 후에도 그의 배 농사에 대한 공부는 그치지 않았다.

강 농장지기는 주변에 배 농사짓는 농부 한 분이 계셨는데 그 분께 배 농사에 대한 또 다른 기술을 배웠다적극적으로 배 농사를 권해 저농약형 유기농 배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 농부는 지금의 제 농사 멘토라고 배 농사를 짓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임차농에서 출발한 강대암농원’...추석 앞두고 비상

아버지 강범식 씨와 배를 수확해 옮기고 있는 강대암 농장지기(오른편)
아버지 강범식 씨와 배를 수확해 옮기고 있는 강대암 농장지기(오른편)

한국농수산대를 졸업하고 막상 배 농사를 지으려니 자신의 소유로 돼 있는 마땅한 농지 한 평, 창고 한 동, 농기계 한 대도 없어 막막하기만 했다. 여러 방면으로 궁리한 끝에 농사에 필요한 것들 중 열정과 도전 정신 빼고 나머지 모든 것을 임차하기로 결심했다.

“3년 째 배 농사를 짓고 있는데 약 4500평 정도를 임차했습니다. 배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여러 종류의 농기계와 시설이 필요합니다. 임차할 때 기본적인 SS기나 운반기, 사다리 등을 모두 임차했고 창고와 저온저장고가 없어서 애를 태우다가 어렵게 저온저장고를 빌려 현재 사용 중입니다.”

한국농수산대를 갓 졸업한 새내기 농부가 이처럼 임차농으로 출발한 것은 그의 농사 첫걸음이 얼마나 힘겨웠는지를 말해준다.

농사경험도 없이 뛰어든 어린 새내기 농부에게 선뜻 농지와 농기계를 빌려주고 저온저장고를 내어주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만만찮은 임차 비용이 뒤따르게 마련이니 농사나 제대로 지을 수 있겠나하는 반신반의의 정서가 깔려 있을 터였다.

하지만 농업비전을 몸소 느낀 이후 이같은 걸림돌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열정과 도전정신이 불타올랐고 자신감도 커져갔다. 시쳇말로 이것들이 장사밑천이 된 것이다.

이렇듯 임차농으로 출발한지 3년이 돼가고 있는 요즘, 추석과 여행 성수기를 맞이하면서 강대원농원의 배는 입소문을 타고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구매전화는 010-8259-3566, 010-9406-3566번이다.

극조생종 배를 선택, 당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때깔이 좋은 고품질의 배를 생산, 추석 성수품과 여행용 후식과일로 각광받으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농사에 뛰어들어 첫 추석을 맞이할 때 그는 우왕좌왕했다. 추석이 다가오는데 배는 익지 않아 얼마나 애태웠는지 모른다.

강대원 농장지기는 이같은 여새를 몰아 유기농 배를 생산하고 싶다. 실제로 한농대 2학년 실습 때는 유기농 배농장에서 1년간 실습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유기농 배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난 후 제초제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 저농약 방식으로 풀 속에서 배나무를 기르고 있죠. 최소한이지만 자연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있는 셈입니다.”

그는 배 농사를 하면서 또 다른 욕심이 생겼다. 한손에 쥐고 껍질 채 먹는 배를 비롯해 새로운 과수에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다. 배와 다른 과일을 활용한 카페와 과일 판매업을 같이 병행하고 싶기도 하다.

생산과 가공, 판매가 같이 어우러지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신선하고 다양한 과일과 맛있고 건강한 과일 가공품을 가지고 소비자와 건강하게 만나고 싶은 게 꿈입니다.”

농부의 삶 행복하지만 애로사항 많아

그는 배를 키우는 농부로 살아가는 매일이 기쁘고 행복하다 말한다.

하늘을 바라보며 살아있는 건강한 나무들과 풀과 하루 종일 같이 있으니까 좋지요. 하지만 이번에 일하다가 손목을 다쳤습니다. 약간 삐끗했는데 아직도 저를 괴롭히고 있네요. 수확철이라 무거운 수확상자를 매일 수백 상자씩 들어야 하는데 어려움이 크고 아버지께서 대신 그 일을 다 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괴롭습니다. 저도 손목이 더 아프구요. 제가 조심했어야 했는데 뒤늦은 후회가 듭니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됩니다. 사람을 쓰면 좋겠지만 남자 일꾼을 구하기도 어렵고 품삯도 고민입니다. 다쳤을 때 애로사항이 생각보다 크네요.”

이처럼 행복 속에 찾아오는 작은 애로사항도 있지만 근본적인 애로사항이 더욱 마음을 무겁게하는 것이 사실이다.

아직 기반 시설이 안 돼 있어서 어려움을 느낍니다. 배를 쌓아놓고 일할 수 있는 창고, 배 분류기, 저온창고 등 큰 돈이 들어가는 것들이라 빌려 사용하면서 그럭저럭 버티고 있습니다. 추석 배 배송 때는 정말 전쟁인데 분류기가 없어서 작은 음성분류기 한 대로 분류하다보니 밤 12시까지 저온저장고에서 나올 수가 없습니다.”

강대암 농장지기는 많은 젊은이들이 농촌생활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는 이처럼 힘든 노동 때문이라며 여기에 노동의 강도에 비해 적은 수입도 한 몫 하지만 열심히 하면 그만한 결과는 돌아온다고 믿는 게 중요하다.”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농업인들을 향해 조언했다.

강대암농원블로그 운영...소비자와 공감 교류

강대암 농장지기는 강대암농원이라는 블로그를 운영, 소비자들과 공감하고 교류하고 있다. 매일 일기를 쓰듯이 농장일과 배에 대한 정보 및 생활을 올리는 것은 보다 맛있는 배를 생산하도록 하는 책임감을 주기 때문이다. 소비자만족도를 높이고 강대암농원의 배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데도 일조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반응을 듣고 이를 농사에 반영하기 위한 소비자에 대한 정성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소비자에 대한 정성은 그의 농사방식에서도 우러난다.

배 열매 적과 시에도 정확하게 표준을 지키려고 노력하죠. 한 뼘에 한 열매씩 말입니다. 매일 농원에서 생활하다보니 배에 무엇이 필요하고 무슨 일이 생겼는지 즉각 파악할 수 있어 그때 그때 조치를 취합니다. 겨울철 진행되는 가지 전지 때 강전지하는 편입니다. 많은 배를 달기보다는 실한 배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아버지와 이 부분에서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제 의지입니다.”

신품종 배 소개 및 보급사업 추진을...

강대암 농장지기는 30%정도의 조생종 배를 캐나다, 대만 등에 익산배라는 이름을 달고 수출하고 있다. 나머지는 추석, 설날 대목과 여행시즌에 대부분 소비하고 가을부터는 매일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배송하고 있다.

그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에 새로운 배 품종을 소개하고 정확하고 세밀한 정보를 알려주고 이를 배 묘목 농가에 보급하는 사업 추진을 제의했다.

그는 이와 함께 농가들은 대부분 영세하고 특히 초창기 자본이 매우 부족다시설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고 특히 열심히 하려고 하는 청년 농부들에게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초가을 익산 강대암농장들녘에서 맛본 배 맛의 시원한 닷맛이 가을하늘 고추잠자리처럼 혀끝을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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