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농업 활성화 방안, 어떻게 해야 하나
사회적 농업 활성화 방안, 어떻게 해야 하나
  • 김영하 대기자
  • 승인 2018.11.30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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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김영하 대기자]

농정연구센터는 지난달 22, ‘사회적농업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다. 이번 세미나는 농촌진흥청 연구과제로 수행하고 있는 '사회적농업의 발전경로 및 경영성과 분석' 연구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지난 14일에 열린 296회 세미나 사회적농업 실천유형별 특징과 정책 추진과제에 이은 기획물로 풀꽃농원 김동영 대표, 양평쉼터 손재현 사무국장과 함께 현장의 고충을 발표하고 향후 정책지원방향을 모색했다. 그 내용을 요약한다.

사례1 : 김동영 풀꽃농원 대표의 치유농업

충남 홍성군 홍동면에 자리한 풀꽃농원은 2015년부터 치유농장을 조성해 정신지체장애인을 위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8년에는 녹색돌봄서비스 모델 개발을 위한 정부지원대상자로 선정돼 주작목인 체험형 야생화 및 제다용 꽃과 허브를 활용해 농업활동뿐 아니라 농업확장활동(원예치료)을 통해 사회적농업을 실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농촌형 녹색돌봄·직업재활 프로그램인 생생지락(生生之樂)을 개발하고 텃밭가꾸기, 농산물가공 등 농업활동을 통해 장애인들이 사회적으로 재활할 수 있게 돕고 있다. 또 농업확장활동의 일환으로 압화용·꽃차용 식물채취, 소품만들기, 꽃차시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원예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회적농업에 대한 이해 및 공감대 형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최소한 이를 지원하기 위한 지역기반 서비스모델 개발 노력이 절실하다. 실제로 풀꽃농원 운영초기 국내자료를 바탕으로 사회적농업 실천방법을 다각도로 연구했지만 현장에서 도움이 될 만한 모델은 찾을 수 없었다. 게다가 정신지체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치유농업은 참여자들의 안전과 휴식을 보장할 수 있는 기반시설 마련이 중요한데도 지원체계는 매우 취약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간지원조직 역할을 할 수 있는 사회적농업 지원센터 설립, 다양한 사회적농업 실천조직 육성, 관련조직간 네트워킹 강화 등이 필요하다. 아울러 소농정책, 귀농귀촌 정책, 다기능 농업정책 등과 연계되는 사회적농업 활성화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사례2 : 손재현 양평쉼터 사무국장

양평쉼터는 2008년 서울시 일자리정책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노숙인의 귀농자립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와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된 영농사업이다. 이후 사회적기업 및 영농학교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2017년에는 꿈을 꾸는 우리영농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에게 자활의지를 고양하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양평쉼터는 각종생활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양한 영농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영농자활사업 참여를 통해 조합원들은 작물재배 가축사육 등 생산기술과 지식을 체득할 뿐 아니라 농산물 직접판매를 통해 성취감을 고취하고 판매 수익금을 배분받는다.

지난 10년의 운영경험을 되돌아볼 때 영농사업활동의 의미와 성과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자존감향상에 따른 삶의 변화다. 고달픈 삶으로 알코올에 심하게 의존했던 일부 조합원은 영농 및 교류활동을 통해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자활과 자립에 대한 의지를 회복한 사례가 있었다.

둘째, 귀농자립을 통해 사회에 복귀하고 지역사회 인식을 개선했다. 노숙인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은 늘 있기 마련이지만 그들의 재사회화 의지와 가능성을 지역사회가 인식하게 됐고 귀농한 조합원들도 사회적 차별 없이 재기할 수 있었다.

셋째, 가족재결합을 통한 사회안정성 회복이다. 과거 떠돌이 생활을 했던 조합원이 양평쉼터에서 심신을 회복하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사례들이 나타났다. 하지만, 자활영농사업의 자체 수익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유기농직거래마트 운영 등 추가적인 사업판로를 구상하고 있는데 실행과정이 순탄하지 않다.

<토론>

박춘섭 충남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 팀장= 사회적농업 실천주체가 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하게 발전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풀꽃농원의 경우 지속적인 외부지원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사회적경제 생태계에서 다양한 시장생존전략을 구상해볼 수 있다. 아울러 양평쉼터는 사회적농업을 적정기술로 활용해 시장과 적극적으로 연계하는 운영방향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김경미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연구관= 농업과 복지를 연계하고 사회적농업 실천 및 활성화를 위한 서비스 및 프로그램 표준화 방안이 필요하다. 특히 풀꽃농원은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전문가를 활용해 장애인에게 적합하고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양평쉼터의 경우는 위탁영농으로 자활사업 자원을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김경은 농림축산식품부 농촌복지여성과 사무관= 기존 실천조직을 활용하고 네트워킹을 활성화하는 정책방향을 고민할 필요가 있겠다. 사회적농업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제도나 법을 제정·정비하는 것보다 풀꽃농원과 양평쉼터 같은 실천주체가 중간조직지원체 역할을 병행할 수 있지 않겠느냐. 푸드플랜 및 공공급식 같이 기존에 논의되고 있는 제도와도 연계하는 사회적농업 지역네트워크 확대 구상안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다.

황수철 농정연구센터 소장= 한국농정이 겪어온 시행착오과정을 되돌아 봤을 때 일방적으로 틀을 만들어가는 정책구상방식은 오히려 사회적농업 발전과정에 저해가 될 수 있다. 정책이 먼저 어떤 틀을 규정해버리면 풀꽃농원과 양평쉼터 같은 농촌현장의 다양한 창의적 노력이 싹트기 어려우며 새로운 틀에만 맞춰 정치경제 생태계가 재편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회적농업 실천주체들의 지속가능한 발전에서는 정부 지원이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사회적농업과 관련한 다양한 실천주체 및 이해관계자가 함께 참여하고 사회적인 투자 및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제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농업 활성화 논의를 이어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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