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양계농가들은 왜 산란일자표기를 반대 합니까?
[돋보기] 양계농가들은 왜 산란일자표기를 반대 합니까?
  • 김재광 기자
  • 승인 2018.12.20 11:4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계란 산업 과부하 ‘몸살’
유통 저온관리가 더 중요
계란 소비자 가격 상승 및
일자별 덤핑 계란 속출 우려

[농축유통신문 김재광 기자] 

계란 신선도와 안전성 유지 정책 관련, 막연한 소비심리를 정부가 부추기고 있다. 엇나간 정책방향을 바로 잡아달라는 양계농가들의 호소는 일부 중앙 언론들을 통해 ‘감출 게 많은 비위생적인 범법자들의 야욕’으로 변질됐다.

전문가들은 계란 신선도 관련해 냉장온도관리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계란의 신선도는 온도와 직결된다고 해도 무방하다.

한 GP사업부 관계자는 “구매 이후에도 냉장보관에 유의 한다면 몇 달이 지나도 노른자가 퍼지지 않고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마트 계란매대 온도관리도 중요하지만 생산부터 소비지인 마트까지 이동 온도관리를 위해 어떤 형태의 계란유통이든 냉장탑차 운영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특히 마트매대에 진열되기 전 대형마트 물류창고에서의 저온저장 관리가 사각지대다”고 지적했다.

#특수한 계란 산업, 생산과 동시 ‘상품’

한우와 돼지, 수직계열화 구조를 띄는 닭고기와 오리 등은 상품가치가 매겨지는 수준까지 사육되면 도매시장 또는 관련 계열사에 판매된다. 이후 도축·도계과정을 거치면서 하나의 상품으로 탄생한다.

이 과정에서 소유권이 계열사와 도매시장 유통인 등에게 이전되기 때문에 출하 전 사육에만 전념하면 된다. 가축을 출하한 이후 어떤 가격에 판매되든 유통단계에서 어떤 부가가치가 부여되든 농가 수익과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다.

그러나 계란은 농장에서 알을 낳음과 동시에 상품이다. 농장단위에서 할 수 있는 부가가치 부여 방법도 마땅치 않다. 고병원성AI 시기이거나, 긴 명절 연휴로 인한 집란불가, 계란 부정이슈로 인한 소비가 침체 등으로 생산된 물량이 농장 창고에 적체된다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농가에 직격탄이 된다. 상품성을 잃은 계란은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헐값에 판매할 수밖에 없다.

# 소비불안 부담 농가에 씌워져

예를 들어 산란계 농가 90%인 6만수 규모 농가 박 모씨의 경우, 12월 1일 토요일에 닭이 계란을 낳았다. 생산과 동시에 이미 상품이된 상태다. 토, 일 휴일엔 계란유통상인이 집란하지 않는다. 계란유통인들은 일주일에 2~3회 농가를 방문해 집란한다. 월요일에 와 줄 것을 재촉했지만 12월 4일 화요일 계란유통인이 계란을 매입해 갔다. 매입된 계란은 다른 거래 농장과 계란유통인들의 대형창고를 거쳐 시중 마트에 납품된다. 빨라야 7일, 운이 안 좋으면 10일부터 판매된다.

계란 껍데기에 12월 1일로 산란일자가 찍히지만 소비자들이 그 계란을 마트에서 처음 만난 날짜는 12월 10일이 된다. 이 계란들이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덤핑처리 또는 폐기처분 등 재고처리는 고스란히 계란유통인에게, 다시 농가들에 전가된다.

이 과정에서 산란일자 변조 우려와 매일 계란을 시장에 쏟아낼 여력이 충분한 대농 위주 신선계란 가격 상승 우려도 나온다.

# 개선보완 정책부터 ‘차근차근’

계란산업에 도매시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논의는 광역거점계란유통센터(GP) 건립으로 방향을 잡았다. 불합리한 계란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집란한 계란을 GP에서 일괄적으로 안전·위생수준을 높이자는 취지에서다. 추진된다면 산란일자도 GP에서 표기해야 우려를 잠식시킬 수 있다. 그러나 농식품부와 식약처 간 업무 분장이 혼선되면서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어떤 제도를 도입하든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제도 도입은 산업의 과부화를 일으키니 면밀한 검토와 연구를 거쳐 시행해달라는 게 양계농가들의 호소다.

식약처를 비롯한 정부부처들은 이들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날 선 눈총에 일단 시행 후 보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대한양계협회와 소속 농가들은 집회와 천막농성을 이어가면서 반대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신동원 2018-12-20 14:40:34
27년간 계란유통업에 종사하며 느낀점은 보관온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여름 상온에 1~2일 방치된 계란과 적정온도(13~17°)에서 1주일 이상 보관된 계란의 비교결과 냉장보관 된 계란이 훨씬 싱싱했습니다
양계농가에서도 출고되지 못한 계란은 저온창고에 보관함이 옳다고 봅니다 유통업자들의 냉장유통은 필수이고 매장이나 업소에서의 보관도 냉장보관 해야 합니다 산란일자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약처나 정부는 더 중요한 것을 놓치지마세요 경제도 어렵고 물가도 비싼데 계란 가격도 오르는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모두 소비자가 떠 안아야 되는 몫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