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는 공전, 쌀 목표가격 언제 정할 것인가?
[사설] 국회는 공전, 쌀 목표가격 언제 정할 것인가?
  • 김영하 대기자
  • 승인 2019.02.15 09: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축유통신문 김영하 대기자]

366회 임시국회가 끝난 후 국회가 잠자고 있다. 국회가 열리지 않으면 그만큼 2018~2022년산 쌀에 적용될 쌀 변동직불제 목표가격 설정 논의가 지연되는 것이다. 당초 지난 연말 결정했어야 할 쌀 목표가격의 설정이 연초에도 공회전만 거듭한 끝에 임시국회는 끝나고 이후 국회가 열리지 않고 있다.

새해 영농을 준비해야 하는 농민들의 입장에서는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국회에서 여야가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에 이뤄져야 하는 데 이젠 국회 자체가 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달 14일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었지만 이날도 목표가격 인상을 어느 수준으로 할지부터 직불제 개편 방식, 변동직불제 폐지에 따른 쌀값 안정대책, 직불금 재정규모 등에 입장차만 확인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현재 정부가 여당과 협의해 국회에 제출한 쌀 목표가격은 최근 5년간 물가인상률 4.2%를 반영한 196000(80kg)이다. 이와 관련 야당 측은 물가와 최저임금 상승률을 감안, 이보다 높은 22만원~24만원 선 수준의 목표가격을 요구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최근 새로운 목표가격으로 기존에 편성돼 있는 예산을 농가에 지급하는 차원에서 226000원 선으로 설정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하지만 합의는 되지 못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농민단체가 주장하는 쌀 100g에 해당하는 밥 한공기 300원을 보장해야 한다며 24만원을 관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안에 합의하긴 했지만 최근 여론과 농업인들의 요구 등을 감안, 추가적인 인상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야당이 협의의 진전을 피하고 있어 합의하기에는 숙려기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 시중의 쌀값은 193000원대에 진입해 역대 최고수준이다. 그러나 2017년 기준 우리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을 61.8정도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15만원이 채 안 되는 금액이다. 12500원 정도의 가격이며 공기밥 한 그릇에 230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요즘 대도시에서 가장 성황을 이루고 있는 모 커피전문점의 커피 한잔 값은 6000원을 넘는다. 이렇게 보면 우리 국민들이 한 달간 지출한 쌀값이 겨우 커피 2잔 정도라는 얘기다.

무엇을 망설이는지 모르겠다. 목표가격이 오르면 쌀 생산과잉으로 쌀값이 다시 떨어지는 것을 우려해야 한다는 것이 일부 학계와 위정자들의 이야기다.

어차피 직불제 개편을 하게 되면 쌀 목표가격의 설정은 없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쌀값의 고공행진을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과감히 쌀 목표가격을 결정하고 직불제 개편에 전념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어차피 4월이면 직불제 개편안이 제시되고 이를 농민단체와 그 골격을 차근차근 논의하면서 결정하면 된다. 이젠 쌀값 상승이 생산과잉을 유발한다는 우려는 접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농민도 한번쯤은 정부의 쌀값 고공정책 탓에 높은 값을 받아보는 날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해방이후 농산물저가격정책으로 고생해온 농민들도 햇살을 보는 날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빨리 국회부터 열어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