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유통신문 김홍식·김재광 기자]
대추로 유명한 충청북도 보은군이 국내 최대 스포츠 단지와 속리산 관광단지 개발을 시작으로 지역 농업경제를 탄탄하게 끌어 올리고 있다.
정상혁 보은군수는 스포츠 불모지였던 보은군을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적인 스포츠의 메카로 완전히 탈바꿈시키겠다는 큰 포부를 내비쳤다. 여기에 속리산 관광특구 내 훈민정음 마당 농경문화관 등의 명소를 더욱 확장하고 100만 관광객이 찾는 보은 대추축제는 지역 내 농축산물과 각종 이벤트가 어우러진 특별한 페스티벌로 명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6월 착공에 들어가는 보은산업단지 내 유치된 세계 최대규모의 친환경 연료발전소도 고용창출과 더불어 향후 지역경제를 지탱할 큰 성과물로 꼽힌다.
보은군은 스포츠단지와 관광단지가 농업과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 속리산 관광특구 내 군유지 431ha에 중국 소림사 무술을 전수할 해동 소림사를 착공한다. 특히, 한글 창제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불교와 신미대사, 효령대군과 수양대군 등 훈민정음 한글창제의 주역들을 알아볼 수 있는 훈민정음 마당도 확장된다.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법주사도 보은의 빼 놓을 수 없는 문화관광 코스다.
보은 농업의 역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농경문화관도 준공돼 농기계서부터 농업의 실무적인 부분이 총망라돼 전시됐다. 이러한 역사적 의미를 짚어볼 수 있는 관광명소들은 향후 학생들의 수학여행 또는 견학코스로도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과 관광객들의 활발한 현지 체험을 위해 케이블카와 짚라인 등의 설비 추진도 본격화 되고 있다.
보은 문화원에는 민화·서예·음악 동아리 등 20개 과정 600여명이 참가하는 문화학교를 운영하고 보은읍 뱃들공원 인근에 도서관과 작은 영화관, 어린이 놀이터를 완공한다.
보은군은 관광과 함께 세계적인 스포츠 메카로 우뚝 서기 위한 시동도 이미 걸었다. 지난 2014년 대한민국 스포츠산업 대상을 받으며 스포츠 마케팅의 성공 신화를 써 내려 왔다. 올해 야구장과 씨름연습장, 야외 수영장, 실내 육상연습장 등 다목적 체육관 시설을 완공한다. 전국적으로 전지훈련으로 보은을 찾는 선수와 훈련팀이 매년 늘어 올해는 600여개 팀 30만명 이상이 보은을 찾을 예정이다. 이미 육상·야구 등 7종목 17개팀의 5000여명이 전지훈련을 마쳤다.
6월 13일부터 열리는 제 11회 아시안컵 우드볼대회를 비롯해 아시안 대학생 우드볼 대회가 열린다. 보은군은 전국마라톤협회와도 손잡고 이색 마라톤 대회를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삼복염천에 이른바 ‘꼬부랑길’ 숲속을 달리는 대회로 엄동설한 새해 첫 주 일요일에 새해 소원을 비는 대회다. 이 대회는 속리산의 순도 100% 산소를 마실 수 있는 최고의 보약 마라톤대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올해도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와 △양궁 △마라톤 △우슈 △축구 △검도 △세팍타크로 △무도 △소프트볼 △씨름 △육상 △농구 △족구 △수영 △풋살 등 15개 종목 41개 전국단위대회가 보은군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이처럼 보은은 관광과 스포츠를 연계해 지역농업경제를 활성화 할 수 있는 노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관광과 스포츠 대회, 전지훈련 등 유입유동인구가 큰 폭으로 늘면서 지역 내 농축산물의 소비도 웃음꽃이 폈다.
정상혁 보은군수는 “지난해 전지훈련 왔던 선수들과 가족들이 보은쌀과 한우, 채소, 과일 등을 먹거나 선물로 구매한 금액이 300억원대에 이른다”고 밝혔다. 올해도 여러 스포츠 종목의 전국단위대회가 겹겹이 껴 있어 지역 농축산물 소비 걱정이 없다. 게다가 속리산 관광특구와 유적지, 보은대추축제 방문객을 포함하면 보은 농업경제는 여전히 쾌청할 전망이다.
보은대추축제는 여느 지자체의 특산물 축제와는 다르다. 장장 10일 간 열리는 보은대추축제에는 보은대추뿐만 아니라 보은에서 생산된 모든 농축산물이 판매된다. 지난해 90만명이 다녀가 약 100억원의 매출을 올려 ‘군민들에게 실질적인 소득을 높여주는 지역 축제’라는 평가다.
축제장에서 농축산물을 판매하는 농민들은 가슴에 자신의 이름과 농장명이 적힌 명찰을 달고 판매하는 물품에도 농가의 명함이 포함된다. 축제장을 방문했던 관광객들은 ‘신뢰’를 얻고 그 신뢰는 온라인 택배를 통한 재구매로 이어진다. 보은의 넉넉한 인심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보은대추축제가 특별한 이유엔 정상혁 군수의 꼼꼼함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 요인이다. 정상혁 보은군수는 “10일간 진행되는 약 100여개의 프로그램을 면밀히 검토하고 관광객들의 호응이 떨어지거나 ‘행사를 위한 행사’ 등 진부한 프로그램은 바로 삭제 한다”며 “신선하고 건전한 프로그램을 구성하기 위해 축제추진위원들과 끝없는 고민을 잇는다”고 설명했다.
올해 보은군의 농업분야 총 예산은 794억6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62억원 증액됐다. 관광과 스포츠를 연계한 농업경제 붐을 일으키면서도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보은군은 고소득 신품종인 엔비사과 주산단지를 2020년까지 조성한다. 사과 타품종보다 당도가 높고 판로 걱정이 없어 지속적으로 재배단지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농산물산지유통판매센터도 2021년까지 건립해 마늘·배추·양파·대추·곶감·약초·한우 등 육성하고 있는 1면1특화작목사업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명품보은대추 특화단지도 올해부터 조성한다. 정상혁 보은군수는 “일본 동경과 오사카·나고야 등 주요 도시에 보은대추 수출을 시작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보은군은 전국민속소싸움이 열리는 중부권 유일의 장소다. 보은대추축제와 함께 큰 볼거리다. 우리의 전통문화이면서 민속경기인 소싸움은 군민들이 주축이 돼 행사를 진행한다. 3000원의 입장료가 있지만 연간 2만여명이 관람하고 있다. 육중한 한판승부를 벌이는 싸움소들의 화끈한 대결은 보은대추축제와 함께 꼭 가봐야 할 가을축제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