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농가도, 기업도 ‘好好’…“잘 키운 축산물 값지게 팔아드립니다”
[창간특집] 농가도, 기업도 ‘好好’…“잘 키운 축산물 값지게 팔아드립니다”
  • 김재광 기자
  • 승인 2019.04.05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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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가던 주름, 고난길에서 농민에게 한줄기 빛이 돼 준 기업들
지난 2016년 하림-녹색계란 협력 보고회.
지난 2016년 하림-녹색계란 협력 보고회.

[농축유통신문 김재광 기자]

‘농가도 좋고 기업도 좋고’
잔잔한 반향이 유일相生모델로
농가도 기업도 매출 ‘쑥쑥’
낙후됐던 산업에 햇볕 ‘쨍쨍’
상생품 착한 소비로 이어져 시너지↑

적자기업에서 흑자기업으로 혹은 막막한 판로에서 즐거운 비명까지.

대기업들이 농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기업이 성장하기까지 다져 놓은 시스템을 농가와 공유해 산업의 발전까지 이끌 수 있는 상생모델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다.

2010년대부터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윤리경영이 해당 기업 제품군의 구매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에 많은 기업들은 상생모델을 찾아 왔다.

그중 농축산업계 상생모델로 한 획을 긋는 사례는 이마트의 국산의 힘프로젝트와 하림과 녹색계란의 상생협력이 꼽힌다.

농가들에게 기업의 손길은 침범·약탈 등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되기 쉽다. 이러한 농가들의 인식을 걷어 낸 첫 타자는 하림. 소규모 산란계 농장주들이 야심차게 출범시킨 농업법인 녹색계란은 판로를 찾지 못해 수년간 적자에 허덕이다 하림의 도움으로 창립 5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상생사례하림-녹색계란

녹색계란은 소비자의 식탁까지 안전하고 신선한 계란을 공급한다는 사명아래 2009년 나주지역 28개 산란계 농장, 55명이 의기투합해 야심찬 첫 발을 내딛었다.

이듬해 무항생제 인증에 이어 국비와 나주시의 지원을 받아 독자적인 GPC를 건설했지만 가동률은 25%를 넘지 못했다. 사업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2013년 의욕적으로 증설한 액란설비는 아예 가동조차 하지 못했다. 계속되는 적자와 부도위기에 내몰린 농가들을 구제한 것은 정부도, 관련 기관도 아닌 민간기업 하림이었다.

처음엔 우리도 색안경을 끼고 경계했죠빼앗으러 왔나 하고.”(녹색계란 관계자)

하림은 녹색계란에 사양 및 품질관리에 대한 기술을 전수하고 판매망도 개척해 줬다. 생산-유통-판매에 적극 나서 서포팅을 시작한 것이다. 꾸준한 모습에 녹색계란 소속 농가들도 색안경을 벗기 시작했다고.

하림 김우식 신사업 영업본부장은 친환경, 안전성, 기능성, 고품질, 냉장유통, 생산이력제 등 경쟁력 우위 요소를 고루 갖췄음에도 시장교섭력이 약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2013년 협력사업을 기획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녹색계란과 함께 하림의 친환경 닭고기 브랜드인 자연실록이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는 판단도 녹아 있었다.

자연실록이라는 브랜드로 녹색계란 소속 농가들은 계란을 안정적으로 납품할 수 있었다.

하림의 도움으로 재기에 성공한 녹색계란은 안정적인 소득을 창출한 농가와 기업의 사례라 생각했다. 그러나 관련 단체들이 바라보는 시선의 온도차는 컸다.

당시엔 관련 단체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 육계계열화사업에 대한 반감이 고스란히 산란계로도 이어졌던 것이다.

그럼에도 하림은 상생과 협력을 중단하지 않았다. 녹색계란은 하림의 적극적인 멘토링에 힘입어 GPC 가동률이 70%대에 진입했고 가공사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특히 액란사업은 125만개 가공처리가 가능해 제과회사에 납품하고 있다.

2016, 정상궤도로 안착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녹색계란의 사례가 알려지자 농가가 기업에 맞서 대립하던 모습에서 서로 공존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녹색계란 김희식 대표는 일각에서 들려오는 왜곡된 시각이 많았다하림은 단 0.1%의 지분도 가지고 있지 않고 천하제일, 선진, 팜스코 등 하림계열의 사료도 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와 관련 단체 모두 넓은 시야로 산업을 바라봐주길 바랐다. 그는 갈등과 분쟁보다 상호 협력과 상생으로 생산농가의 소득증대와 산업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림은 계속해서 제 2의 녹색계란, 2의 상생협력 모델을 구상중이다. 하림 관계자는 농촌의 생존과 농기업의 성공을 위해 우리가 가진 경험과 노하우가 도움된다면 우리가 가진 프로세스를 활용해 도움을 줄 계획이다고 전했다.

국산의 힘 프로젝트 액자 앞에 선 소래영농조합법인 김연수 대표.

 

상생사례이마트 국산의 힘

이마트가 추진하고 있는 국산의 힘프로젝트는 특히 대표적인 기업과 농가의 상생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판매처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영세한 농가들을 도운 상생사례다

이러한 양상은 농가와 기업,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윈윈하는 선순환 구조가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기업 이미지 제고방안으로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신선한 국산 재료와 국내 농가들의 얼굴을 겉표지에 장식한 제품들은 안전한 먹거리라는 책임감과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상생제품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국산의 힘제품군 중 축산업계에선 특히 흑마늘 오골계 삼계탕으로 이마트와 파트너를 맺고 있는 소래영농조합법인 김연수 대표가 떠오른다.

김연수 대표는 한국토종닭협회장을 역임하면서 토종닭산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이다.

김연수 대표는 현업으로 돌아와 토종닭과 오골계 대중화에 앞장 서고 있지만 녹록지 않았다. 이 난관을 뚫어준 게 이마트 국산의 힘 프로젝트다고 설명했다.

궁궐 오골계와 토종닭 종계 소래토종닭 산업화에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던 소래영농조합법인은 이마트 국산의 힘 프로젝트에 참여한 후 첫해 약 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김연수 대표는 검은 색 오골계가 생소해 소비자들이 거부감을 나타냈지만 최근 연이은 시식회와 국산의 힘 프로젝트를 통해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면서 오골계 맛에 대한 평가가 대체로 좋아 선호도 높은 메뉴를 압축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탄력을 받은 오골계 사업에 김 대표는 오골계 체험농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유치원생, 주부, 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계층과 소비자에 오골계를 소개하고 우수성을 홍보하는 테마파크를 구상중이다. 2016년 일찍이 농촌융복합산업 인증사업자로 인증받고 사업장을 증축했다.

다각적인 메뉴와 사업을 추진하면서 생산된 한우사골오골계삼계탕, 토종닭볶음탕 등 다양한 레토르트 가공품들도 연이어 히트치면서 매출이 3배 이상 껑충 뛰었다.

김연수 대표는 많은 농민들이 아무리 좋은 제품을 생산해도 홍보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소득을 얻기 어렵다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는 부분에 도움을 주는 기업의 상생 프로모션이 앞으로도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산의 힘 프로젝트에 힘입어 소래영농조합법인은 궁궐이라는 오골계 프랜차이즈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미 국내 연간 오골계 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소래영농조합법인은 100만수 판매를 목표로 축산식품 전문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한편, 명인이 생산하는 고품질 농축산물을 선별 판매하는 이마트의 국산의 힘 프로젝트는 지속적으로 종류가 늘고 있다. 출시 5년차에 접어든 지금, 국산의힘 프로젝트 시즌2가 진행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1~2년 간 안전먹거리에 관한 이슈로 특히 축산분야는 동물복지를 내세운 먹거리 수요가 많다지속적으로 품목수를 늘려 안심먹거리를 갈망하는 소비자와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생산자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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