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내 상장예외품목 농산물 불법 ‘투성이’
가락시장 내 상장예외품목 농산물 불법 ‘투성이’
  • 김수용 기자
  • 승인 2019.04.11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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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김수용 기자] 

지난주 한 날 상장예외품목 불법 이탈영업이 성행하고 있는 모습. 천막 안에서는 소분과 판매, 가공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
지난주 한 날 상장예외품목 불법 이탈영업이 성행하고 있는 모습. 천막 안에서는 소분과 판매, 가공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

 

불법 거래 난무한 가락시장 ‘상장예외품목’-상

공정경쟁거래 안 돼… 선의 피해자들 발생

목 좋은 자리를 십여 년 넘게 불법으로 점유하고 이탈영업을 일삼는 일이 횡행하고 있다. 특히 이들 불법 점유자들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매월 관리비 명목으로 중도매인조합에 돈을 상납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정부는 도매시장법인이 상장한 농수산물 외의 물품은 거래를 할 수 없도록 하면서도 그 품목과 기간을 정해 도매시장 개설자로부터 허가를 받을 경우 거래를 할 수 있게 했다. 서울특별시는 조례로 상장예외품목에 대해 거래 여건 등을 고려해 시장관리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하도록 돼있다. 가락시장은 현재 각종 명분으로 115개의 농산물이 상장예외품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최근 일부 국회의원들은 도매시장 내 경쟁체제 구축을 위한 유통구조 혁신방안으로 상장예외품목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도 지난해 8월 도매법인들 간 경쟁 유도하면서도 투명하고 공정한 사업 영위를 위해 상장예외품목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본지는 상장예외품목에 대한 문제점을 짚고 수면 아래서 이뤄지고 있는 불법현장을 고발한다. <편집자 주>

 

수십 년째 이탈 영업 성행

가락동 농산물도매시장 남문과 남1문 사이에는 상장예외품목 송품장 신고소가 위치해 있다. 상장예외품목으로 지정된 농산물이 이 시장으로 반입될 경우 상장예외품목이기 때문에 신고소에 의무적으로 신고를 해야 한다.

이 곳에서 약 10M 떨어진 곳에 두 개의 식당이 위치해 있다. 이 식당들 앞에는 이동식천막이 설치돼 있고 밤 9시경부터 상장예외품목이 거래 된다. 시기별 판매되는 품목은 조금씩 다르지만 시장이 열리는 날이면 이곳은 어김없이 점포로 활용된다.

이 장소는 상장예외품목의 진입 통로 앞이다. 개설자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서 상장예외품목 반입 및 분산공간으로 활용을 할 수 있도록 해줬지만 실제로는 9개 중도매인들이 무단으로 점유하고 점포로 활용되는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 곳 식당에서 일하는 한 관계자는 언제부터인지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나지만 약 20년 전부터 중도매인들이 점포로 사용한 것은 맞다면서 출입구 앞이어서 다른 곳보다 장사가 잘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예외품목을 취급하는 한 중도매인도 가락시장으로 반입되는 상장예외품목이 모이는 장소에서 장사를 하다 보니 다른 점포보다 손쉽게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는 노른자 자리라며 이 곳은 아무나 들어갈 수도 없는 특혜를 받은 자들의 자리가 된 지 오래다고 밝혔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관계자는 시장의 여유 공간이 부족해 상장예외품목의 반입 및 분산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가된 곳으로 특정인들이 자리를 잡고 장사를 하면 안 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나는 불법 점유, 점포는 불법 전대

가락시장의 중도매인의 전대는 이미 십여 년 전부터 성행하고 있다. 중도매인의 전대행위는 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에 관한 법률 제25조를 위반한 엄연한 불법이다. 주위 상권보다 저렴한 가격과 많은 거래처 확보가 용이해 불법을 인지하면서도 영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전언이다.

전대를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불법행위를 인지하고 있지만 입을 맞추고 거래 금액을 현금으로 전달하다보니 명확한 증거를 채증하고 적발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많은 언론에서 불법전대를 내용으로 하는 기사가 주기적으로 송출됐지만 적발 건수는 현저히 낮다.

앞서 말한 상장예외품목 이탈영업을 하는 중도매인들은 밖에서 영업을 한다. 본인들의 소유 점포는 대부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빈 점포들은 다른 상인에게 불법 전대돼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일부 관계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가락시장 관계자는 그 중도매인들이 밖에서 이탈영업을 하고 본인 점포는 불법 전대를 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면서 이를 밝히기 어렵겠지만 이러한 불법 영업과 불법 전대는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해치는 일인 만큼 없어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불법영업은 그 당사자들의 부당수익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고정지출비용이 늘어날 수 록 그 비용은 판매대금에 붙여서 나오게 돼, 결국 소비자에게까지 그 비용이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유통전문가는 불법이 발생하면 그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서 비용을 어딘가에 붙여야 하는데 도매시장에서는 출하자인 농가 또는 판매처인 거래처에 붙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 불법은 강력한 조치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합 뒷돈 거래 및 개설자 봐주기 의혹

상장예외품목이 거래되고 있는 이 자리는 일반 중도매인들이 선점할 수 없는 구조다. 이 자리를 사용승인한 공사가 각 중도매인 조합에 위임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자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중도매인들은 중도매인 조합에 사용료 명목으로 월 100만원 이상을 상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매시장 한 관계자는 이 자리에 대한 문제점을 수차례 조합에 건의했지만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그 중도매인들을 보호하기 바쁜 게 사실이라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월 50만 원대의 사용료를 지불했지만 지금은 100만원을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목 좋은 장소에서 장사를 하니 다른 중도매인들보다 많이 판매를 할 수 있어 결국 다른 중도매인들과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가 이뤄지기 어렵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투명과 공정을 내세워 상장예외품목의 확대를 알려도 현장에선 이를 비웃듯 불법적이고 불공정한 부당거래가 지속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밤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이탈영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공사 관리자들은 대부분 영업시간 전과 영업시간이 끝난 후 점검을 다닌다며 관리자들과의 유착 의혹도 제기했다. 특히 이들 이탈영업 점포 중 한 곳은 가락시장 인근에 점포를 얻고 상장하지 않은 품목을 장외에서 영업하고 있다는 폭탄발언도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김수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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