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스마트농업을 위한 징검다리Ⅱ
스마트팜, 스마트농업을 위한 징검다리Ⅱ
  • 김영하 대기자
  • 승인 2019.04.12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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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김영하 대기자]

#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의 접근

- 국내 시장만으로 투자의 경제성 확보 난망

스마트농업의 확대는 단위 면적당 투자비가 증가하지만 생산성이 더 크게 향상되면서 경제성을 갖게 된다. 이는 농가의 초기 투자비용 상승을 초래, 소규모 농가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장비가 고도화하고 소프트웨어가 복잡해져 개발에 소요되는 예산단위가 증가, 시장 규모가 충분하지 않으면 사업화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스마트농업 시장만으로 R&D 투자효율성을 기대할 수 없으므로 초기 기술개발부터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추진될 필요가 있다. 국내 시장만으로 투자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영세한 스타트업 중심의 스마트팜 산업 육성전략은 해외 시장개척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일본의 예에서처럼 ICT 대기업에서 스마트팜 소프트웨어 및 산업기술 개발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성장단계로 진입하는 글로벌 스마트팜 시장에서 안착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 일본 농업에서 본 스마트농업의 방향

- 손쉽고 생산성 높이는 농업

일본에서는 농업종사자의 고령화, 도시 이동 등으로 크게 감소하고 있으며,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는 작업분야에서 인력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0년 일본의 농촌 평균 연령은 60대 초반이었으나 2015년에는 67세를 기록했으며 점차 높아지는 추세이다.

차세대 후계농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5만 m2 이상 규모의 차세대농은 증가하고 있어 호당 경지면적은 증가하고 있다. 전체 경작면적 중 5m2 이상을 경작하는 차세대 농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543%, 201558%, 2023년에는 80%에 다다를 전망이다.

일본의 스마트농업 추진방향은 다음과 같다. 규모화된 농업의 구현 : GPS 자율주행 시스템의 도입으로 농기계의 야간운영 및 복수주행, 자율주행 등 작업능력의 한계를 극복하는 한편, 드론과 자율주행 트랙터를 도입, 규모화된 경작에 적용하는 것이 개발방향이다.

작물 생산성 향상 : 센서 기술과 빅데이터에 기반한 정밀농업으로 작물 생산성을 최대로 높이고 품질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사용한 생산정보 입력, 센서로부터 정보입력, 데이터 분석에 바탕을 둔 체계적인 스마트농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힘들고 위험한 작업에서 해방 : 수확물 운반, 고지작업 등 중노동을 완화해주는 어시스트 수트(assist suit), 제초로봇 등 힘든 농작업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을 실용화하고 있다.

순쉬운 농업 : 농기계 보조장치의 활용으로 미숙련된 사용자도 고정밀 농작업을 가능하게 지원하고, 숙련자의 노하우를 데이터화해 청장년층의 신규 참여를 쉽게 하고 있다.

소비자 신뢰 향상 : 클라우드 시스템을 활용해 작물 생산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실수요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식품에 대한 신뢰도를 향상한다. 이는 생산자와 소비자 간 생산물 정보를 실시간 교환 가능케 해 시장에서 요구하는 작물을 적절한 시기에 적정한 수량으로 제공할 수 있게 해 부가가치를 높인다.

#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가는 스마트팜 기업들

- 통합환경관리시스템 개발해 제공

일본 스프레드(Spread Co. Ltd.) 사의 테크노 팜 게이하나(Techno Farm Keihanna)가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2018. 11. 1.). 게이하나의 테크노 팜은 하루 3만 포기의 상추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식물공장이다.

게이하나 식물공장은 1 세대 식물공장에 비해 더 향상된 자동생육관리시스템, 물 재순환장치, 환경제어기술, 수직농장에 최적화된 LED, 고도화된 자동화 설비를 새롭게 적용했다.

201811월말에는 세븐일레븐재팬이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시에 있는 도시락 공장에 60억엔(601억원)을 투자해 식물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 스마트팜에서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활용해 하루에 샐러드 케이스 7만 개분에 해당하는 양상추를 생산할 계획이다.

정밀농업분야에서도 여러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적인 농기계기업인 구보다 사에서는 농작업 지원시스템인“Kubota Smart Agri System(KSAS)”을 개발하였고, 이와 연동되는 콤바인, 이앙기, 방제용 드론 등을 개발했다.

KSAS시스템을 적용해 쌀 생산량과 단백질 함량을 분석, 농경지별로 이식간격 조절과 비료 시비량 조절과 쌀의 단백질 함량을 제어, 쌀품질을 개선하는 데까지 활용하고 있다.

이세키 사에서는 트랙터의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GPS 가이드 광학장치, 농약살포 등 농작업을 대신하고 작업 기록과 농기계 정보를 관리하고 이상 시 경보를 울려주는 “ISEKI Aagri Support"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NTT Docomo, Fujitsu, Daiwa Computer 등 통신 및 ICT 기업들도 농업을 위한 센서 및 클라우드 시스템, 클라우드 기반 농장제어 시스템, 시설재배 통합환경관리시스템 등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 유럽농기계협회(CEMA)AgriTech 2030 전략과 시사점

- 정밀농업과 빅데이터 선구축으로

유럽농기계협회(CEMA)의 미래 농업기술 전략은 우리나라의 스마트농업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할 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디지털농업을 EU 국가의 농업현장에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제안을 했다.

2020년부터 CAP를 통해 녹색디지털 및 정밀농업기술에 대한 직접보조 제공, EU 연구자금을 통해 대규모 디지털 농업시범사업을 추진해 농장의 신기술 수용성 향상, 농촌지역에 초고속망을 신설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것을 요청했다.

시사점을 찾아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스마트팜 테스트베드 시범사업이 산업자원부 지원으로 추진되고 있고, 농식품부에서도 노지채소작물 스마트팜 모델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그렇지만 일부 농기자재에 대한 실증, 드론을 이용한 데이터 획득 수준에서 머물고 있으며 본격적인 디지털농업으로 전환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이다.

드론을 활용한 정밀농업이 실효성 있게 추진되려면 위치에 대한 정밀한 측정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육안에 의존하는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다. 미래 농업을 위해서는 농촌지역에서 초고속망의 신설, RTK(실시간위치정보 확인) 시스템 구축 등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우선돼야하며, 타산업분야에서 스마트농업에 참여하도록 규모 있는 시범사업의 추진이 필요하다.

# 스마트농업을 위한 제언

현재의 스마트팜은 침체된 농업 흐름을 바꾸기에는 힘에 부쳐 보인다. 기존 농민들 간 갈등도 제약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스마트팜은 스마트농업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 스마트팜에 치중한 현재의 접근방법에서 정밀농업과 디지털농업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해나갈 필요가 있다.

스마트농업 추진을 위해 우선 디지털농업시대를 주도할 기술 혁신에 집중해야 한다. 농업용 로봇, 설비장치, 의사결정지원시스템 등 핵심 분야의 기술 중에서 우리가 집중할 부분과 제휴할 부분을 분명히 해서 기술경쟁력 및 투자효율성 높여야 한다. 국내 시장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설정해야 한다.

또 창의성을 갖춘 인력의 양성이 중요하다. 스마트팜은 데이터를 해석하고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주는 전문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므로 최적의 경영을 창출해내는 전문컨설턴트 그룹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우수한 인력을 유치할 수 있는 사업 발굴이 필요하다.

아울러 수요와 공급을 예측할 수 있는 의사결정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농장의 스마트화는 데이터의 취득을 용이하게 해서 빅데이터의 시대를 앞당길 것이다. 공공데이터의 개방을 통해 관련 산업을 촉진하고 이를 추진해나가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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