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자비’...민달팽이 걱정 없는 풍년농사 ‘예약’
‘해자비’...민달팽이 걱정 없는 풍년농사 ‘예약’
  • 최관호 본부장
  • 승인 2019.05.02 10: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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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자비에 포집된 민달팽이들
해자비에 포집된 민달팽이들

[농축유통신문 최관호 본부장]

그린파즈, 민달팽이 등 토양해충 포집기 3종 출시

민달팽이 공격으로 한 해 1000만 원 피해 입기도

민달팽이는 자신의 신체를 둘러싸고 있는 점막 때문에 농약을 살포해도 쉽게 죽지 않고 작물을 갉아먹어 농사를 망치는 주범 중 하나로 꼽힌다.

민달팽이는 주로 습지에 서식하며 포도, 복숭아, 딸기, 블루베리 등과 같은 과수작물 뿐만 아니라 배추와 같은 엽채류, 버섯류, 화훼류 등 여러 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습한 여름철, 특히 밤에 활발한 활동을 한다. 최근 지구온난화현상으로 기후가 더욱 온난다습해지면서 민달팽이 개체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처음에는 무해할 거라 생각하고 내버려 뒀었어요. 그런데 피해가 심해진 뒤로는 손쓸 방도가 없더라고요경북 경산시에서 포도를 재배하고 있는 농민 조 모(63) 씨의 최근 고민은 민달팽이다. 아무리 농약을 쳐봐도 해결되지 않아 여간 골머리를 앓은 게 아니었다.

또 대구 달성군에서 블루베리 농장을 운영하는 권 모(46) 씨도 유기농가의 특별한 고민거리로 떠오른 민달팽이의 피해를 호소했다.

유기농 재배를 하기 때문에 약을 칠 수 없어서 손으로 직접 잡았는데 민달팽이 번식력에 두 손 들었습니다. 민달팽이 때문에 지난해 1000만 원 정도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권 모 씨는 특히 민달팽이 때문에 고통 받는 농가들을 위해 친환경적 방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씨를 비롯한 유기농가들의 이같은 주장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민달팽이 뿐 아니라 토양에 서식하는 해충들에 대한 농업인들의 불만은 꾸준히 이어져왔지만 국내 시장에는 토양에 서식하는 해충 포집제품이 전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최근 유기농산물 생산 증가, 도시텃밭 증가 등 친환경 농산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친환경적인 토양해충 제거기술에 대한 관심이 제고되는 추세이기도 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친환경 유인제로 토양해충 및 민달팽이를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이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경북 구미에 본사를 둔 대구경북 여성기업 그린파즈(대표 김성숙)는 올해 1월 토양 해충 포집기 '해자비' 개발을 마치고 7월부터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김성숙 그린파즈 대표는 해충은 땅에서 생겨난다는 옛말이 있듯이 토양에 서식하는 해충, 유충알 등을 제거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논·두렁 태우기와 같은 방제작업이 이뤄지지만 이 때문에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해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또 토양 해충방제는 거의 농약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민달팽이류는 농약에도 잘 죽지 않아 살충제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환경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해자비는 친환경 방제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효과 또한 뛰어나 농작물 생산비 절감은 물론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 농가소득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양 해충 포집기로 민달팽이 피해와 걱정에서 해방

민달팽이가 공격해 피해를 입은 작물

해자비를 농토 위나 나무줄기에 설치하면 토양에 유도제를 바로 뿌리지 않아도 돼 작물 오염의 우려가 없고 민달팽이가 작물의 `열매까지 올라가지 못한 채 죽어 병충해 예방 효과가 높다는 게 그린파즈 측 설명이다. 실제 대구 달성군 하빈면 한 블루베리 농장이 지난 5월 민달이 제품을 시범 운영해 병충해를 크게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충을 잡는 도구라는 뜻의 해자비는 3종의 제품이 있다. 복숭아, 포도, 귤 등 나무줄기 둘레에 설치하는 과수나무용 '민달이'와 농토 어디에든 두고 쓰는 범용 '포달이', 민달이의 소재를 얇은 합성수지로 대체한 '일회용 민달이' 등이다.

이들 제품은 민달팽이류를 유인해 죽이는 유도제를 담는 보디(몸체)와 그릇부가 있고 그 위를 캡(덮개)으로 덮어 민달팽이가 과수까지 올라가지 못하도록 막아 준다.

그린파즈는 앞선 지난해 7월 경북 구미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정하는 우수 상품에 선정돼 'G스타 드리머스' 4기로 센터에 입주, 경북도와 삼성으로부터 예비창업자 육성 자금 2억 원을 지원받아 지난해 12월 완성품 개발을 마쳤다. 이후 지난 3월부터 벤처기업 인증, 여성기업 인증을 받고 7월부터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또 지난 526일 경북 칠곡군에서 개최된 농기계자재 신기술 설명 및 품평회(대구경북)에서 처음 선보인 토양해충 포집기 해자비는 토양 서식 해충들의 유충부터 성충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포집 범위를 자랑한다.

이처럼 기존 제품들이 커버하지 못하는 토양 서식해충을 타깃으로 한 포집기 해자비는 해충들의 유충 등을 농약 없이 친환경적으로 포획할 수 있고 해충 종류별로 유인제를 맞춤 생산, 적용범위를 더욱 확대할 수도 있다. 또 기존 농약방제 대비 60%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저렴한 유기농산물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린파즈는 내년부터 민달팽이 피해가 큰 유럽권에 수출하고 경북 영천에 공장을 설립, 이르면 올해 9월부터 제품을 자체 생산할 계획이다. 또 재선충, 노린재 등 각종 병충해 유발원에 대한 유도제 개발을 마친 뒤 유도제와 포집기를 함께 판매한다는 목표다.

김성숙 대표는 “GAP(농산물안전관리) 자격증을 취득하고 경북대 농산물안전성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고 농업 생산성 확대를 연구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저렴하면서도 획기적인 필수 농자재를 속속 개발, 보급하는 해충 전문 기업으로 자리 잡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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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량 2019-05-03 10:59:58
친환경농사에 도움이 많이 되겠네요~ 사용하기도 간단하고 괜찮은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