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축산업에서 바라본 시장도매인제도... 시스템유통, 축산에서도 경매가가 기준가격
[기획]축산업에서 바라본 시장도매인제도... 시스템유통, 축산에서도 경매가가 기준가격
  • 김수용 기자
  • 승인 2019.06.20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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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김수용 기자] 

농협 음성축산물공판장에서 한우의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농협 음성축산물공판장에서 한우의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시스템유통, 축산에서도 경매가가 기준가격…축산업발전 견인
경매 없는 축종… 기준가격 제멋대로 '오락가락'
생산자부터 소비자까지 혼란만 가중…산업발전 저해

 

#축산 유통 시스템화농가 조직화 일등 공신

축산유통은 농산물유통에 비해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축산물 유통은 농산물에 비해 생산과정에서 도축, 가공이라는 단계가 추가되고 복잡한 유통구조로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이에 축산산업은 유통구조를 단일화 하기 위해 생산부터 조리판매까지 가능한 계열화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복잡한 구조에도 축산업이 성공 할 수 있었던 것은 우선 농가 조직의 조직화가 성공했기 때문에 가격에 대한 정보력으로 수급조절을 통한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졌다.

한우와 돼지는 생산자조직인 협회와 축협 등으로 뭉쳐 가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전파했으며 계란은 농가가 1960년대부터 농가 조직화를 실현해 가격을 조사공개하고 있다. 육계는 전체 시장의 95%를 계열화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공장도 가격을 정해 매일 발표하고 있다.

또한 축산업은 새끼가축부터 사료, 기자재, 도축비용, 정육가격 등이 발표되면서 시장 가격에 대한 타당성을 만들었고 안정적인 사업으로 변모했다. 즉 가격이 안정되다보니 규모화의 성장 밑거름이 됐고 이로 인해 생산비를 낮춰 국제적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농업의 경우 농가 조직화가 잘 안 돼 있어 가격의 조사 및 전파가 어렵다. 또한 생산비를 차지하는 부분 중 투자된 재료, 고정자본의 감가상각비용 산출이 제각기 틀려 노동력에 대한 대가 즉, 농가의 수익성이 그때마다 다르다. 특히 정보력이 낮은 농가들이 생산품목 의 결정을 각자 하다 보니 수급조절도 어려워 조금만 넘치면 가격하락으로 조금만 많으면 가격 폭등으로 이어져 안정된 산업으로 만들기 어려운 상태다.

 

#경매로 기준가격 제공안정적 산업 기반 제공

불과 1980년 후반에만 해도 축산업은 야반도주를 하는 이들이 많았다. 생산과 공급이 안정되지 못하다보니 가축가격 이 폭락해 버리면 사료 값을 갚지 못해 도망간 이들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농가들은 시세를 알기 위해서 생축시장이 열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찾아가 시세를 알아봐야 했고 이 가격도 한 지역의 시세이기 때문에 가격이 들쭉날쭉해 생산보다 유통시세를 더욱 신경 쓰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서 축산 농가들은 서로 뭉쳤고 가격을 공유했다. 시세가 보다 정확해지다보니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수급조절이 시행됐고 이는 산업의 안정적 발전으로 이뤄졌다.

이러한 노력에도 산지가격과 도매가격의 다툼이 심해져 결국 정부가나서 경매 제도를 만들게 됐다. 결국 한우와 돼지는 경매 제도를 실시해 공급과 수요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고 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수급조절이 이뤄져 산업발전의 기틀이 됐다. 현재 돼지는 우리나라 품목별 생산액 1위를 차지하고 한우도 가락시장의 한해 매출액 비슷한 44000억원을 만들어냈다.

현재의 우시장 모습.
현재의 우시장 모습.

#경매제도 있는 한우, 한돈

한우는 전체 시장의 약 55%가 경매를 통해서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항상 기준가격이 공정하게 형성되다보니 보다 안정적인 산업이 유지되고 있다. 경매를 통한 투명한 가격으로 생산자부터 소비자까지 가격에 대한 논란이 거의 없다. 다만 워낙 한우의 생산비가 큰 축산물 이여서 유통마진의 폭도 크다. 이러한 문제는 유통구조의 문제이지 기준가격 의 결정사항에서 나오는 문제점은 아니다.

돼지는 전체 시장의 약 5~7%가 경매로 이뤄진다. 축산물 중 공급되는 유통 구조가 가장 복합한 산업이지만 도매가격에 대해서는 의견이 모아진다. 시장의 물량 중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경매가 꾸준히 진행되다 보니 매일 기준가격이 설정되고 전체시장의 가격도 결정된다. 이에 따라 기준가격으로 산물에 대한 공정성이 만들어지고 효율성까지 따라오는 셈이다. 여기서 효율성이란 안정적인 산업을 영위하기 위해서 생산자부터 수급조절에 적극 나서 산업의 안정성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계란의 기준가격은 가격을 정하는 주체가 따로 없기 때문에 가장 낮은 가격이 기준가격이 된다.
계란의 기준가격은 가격을 정하는 주체가 따로 없기 때문에 가장 낮은 가격이 기준가격이 된다.

 

#경매제도 없는 육계, 계란

육계와 계란산업은 기준가격을 유통 상인이 정한다.

육계는 전체 산업의 95%이상을 계열 화사업자가 사업을 진행한다. 농가는 생산만하고 판매는 기업이 하는 것이다. 보통 95%이상을 기업이 장악하고 있으면 시세를 기업이 정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육계 산업은 다르다. 생닭 시장에서 유통을 하는 소수의 유통 상인에 의해 전체가격이 결정되고 있다. 농축산물은 저장성이 약해서 생산을 2~3%만 더 해도 공급과잉에 걸린다. 이점을 노려 생닭 유통 상인들의 손에 의해 시장전체가 놀아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산업전체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아직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계란은 생산자와 유통 상인의 힘 싸움으로 지속되는 시장이다. 계란이 모자라면 생산자가 갑이 되고 계란이 넘치 면 유통 상인이 갑이 된다. 이러한 줄다리기는 계란이 모자라면 유통인 이 생산자에게 웃돈을 주고 계란을 사와야 하고 많으면 유통 상인이 한 달 후에나 계란 가격을 지불해주는 후장기가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서로의 입장에 따라 할 인(일명D/C)이 발생하는데 가격의 30%가 넘기도 한다. 결국 기준가격을 정하는 사실상의 주체가 없기 때문에 가장 낮은 가격이 기준가격으로 통용된다.

지난 1990년대 초반에만 해도 1만여 농가가 있었지만 지금은 일정부분 규모화에 성공한 1000여 농가가 우리나라 전 체 계란시장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생산자들과 소비자들은 기준가격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정부에게 경매제도나 비슷한 기능을 가진 광역유통센터를 만들어달라고 수년째 요구하고 있으나 해결되지 못한 채 산업은 10여 년째 발전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

 

#다양한 유통경로 일수록 기준가격 있어야

현재 우리 농축산물은 다양한 유통경로를 가지고 있다. 각 지역의 로컬 푸드 직매장부터 대형유통업체까지 공급망은 너무나 다양하다. 공급자와 공급받는 자가 서로 계약에 의해서 공급되는 수의 거래가 50%이상을 차지한다. 농가 입장에서 정확한 가격을 알 수 없으면 농가 가격을 결정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나라 최대의 유통지역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의 가격이 우리나라 전체 농산물의 가격의 기준을 만든다. 그만큼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가격의 공정성은 중요하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한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 밀감 중 좋은 품질의 산물이 대부분 대형유통업체들에게만 납품되다보니 가락동 도매시장의 가격이 하락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보다 좋은 가격을 받기위해서 했던 행위가 결국 농가들의 뒤통수를 친 결과다. 이로 인해 제주도의 한 협동조합은 최근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와 손을 잡고 전국의 도매시장에 좋은 품질의 밀감을 납품하기로 결의하기도 했 다.

축산유통에서도 유통업자들은 경매 제도가 시장의 흐름을 방해한다고 말한다. 이는 생산비가 전부 공개돼있고 도매가격마저 알려져 있어 유통의 마진을 더 크게 보기 힘들기 때문에 더 큰 이윤을 만들기 위한 물타기 작전이다. 축산농민들은 경매제도로 인한 공정한 가격을 인정하고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앞서 계란을 경우를 봐도 가격결정 구조가 2개 이상 존재하다보면 가격 의 공정성이 훼손된다. , 기준가격으로써의 가치가 상실 되는 것이다.

 

#시장도매인제, 가격 공정성 저해

우리 농산물은 공산품처럼 공장도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가격을 유지해야한다. 물론 공급이 과잉되면 가격이 내려가고 생산비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 반대로 공급이 모자라면 가격이 올라 그만큼 이전의 손해를 보존해주고 있다.

앞서 말했듯 우리 농업에서는 농민 조직화도 부족하고 고령사회로 접어들어 정보의 전달도 느리다. 생산비부터 불투명한 이 농업에서 도매가격까지 불투명해진다면 농민들은 삶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이에 대다수의 농민단체들도 시장도매인제도 등 다른 거래방법에 대해 반대의견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유통과정이 생략된다고 해서 소비자 에게 해택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보통 과정이 생략되는 만큼 유통마진의 폭만 커진다. 예를 들어 돼지고기가 부 족해서 수입돼지고기가 일정부분 정부의 자금을 지원받아 수입돼도 이들 고기들은 바로 시장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더 높아지면 시장에 나온다. 고기는 시장상황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농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제도를 부정하는 것보다 자본사회에서 자본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경제가 무섭기 때문에 농업에서 최대의 약자인 농업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기준가격의 공정성을 훼손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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