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민간이 조직한 유일한 공공급식조직
전국에서 민간이 조직한 유일한 공공급식조직
  • 김영하 대기자
  • 승인 2019.06.28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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ⅩⅩ. 옥천살림협동조합
- 지방의원 마인드 높여야

[농축유통신문 김영하 대기자]

충북 옥천군에서는 공공급식운동 이전에 1989년 결성된 옥천군농민회가 주축이 돼 2002년 조직한 옥천흙살림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농업운동이 시발이다. 옥천흙살림은 옥천군농민회와 옥천군 전교조와 공동으로 학교급식조례운동본부를 결성해 활동을 전개, 2007년 조례가 제정돼 예산수립의 근거를 마련했으나 군과 군의회가 소극적이어서 학교급식지원이 불가능했다.

이에 따라 운동본부는 옥천농협에 학교급식을 맡길 것을 건의했으나 옥천농협측이 돈이 안된다. 기름값도 안나온다. 그래서 못하겠다라고 주장해 결국 농협에서의 급식추진이 불발됐다. 그래서 옥천흙살림을 주축으로 한 운동본부는 학교급식을 추진하기 위해 2008년 옥천살림영농조합을 조직했다. 이 조직이 현재의 옥천살림협동조합이다.

# 푼돈 모아서 시작한 옥천살림

당시 옥천살림영농조합은 이사 5명이 10만원씩을 내고, 옥천흙살림이 300만원을 보태 사업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쌀만 취급했는데 청성면에 있는 생산자들이 나서 학교급식으로 보냈다. 2009년에는 지금의 옥천읍으로 이전해 가공센터와 배송장 등을 설치하고 본격적으로 학교급식을 추진했다. 무농약 백미를 옥천군의 초··19개교와 유치원·어린이집 32개소에 공급했다. 그러다가 2009년에는 무항생제 유정란, 무농약 감자, 옥천살림 우리콩두부를 제조해 공급을 확대해 갔다.

차량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트럭으로 운송하다가 냉장탑차로 교체해 나갔다. 쌀부터 시작했지만 2015년부터는 60여개 품목을 본격적으로 수탁받아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 때 영농조합을 협동조합으로 확대 개편해 등기를 완료했다. 공급품목은 주곡인 쌀과 잡곡, 떡류, 포도, 복숭아, 토마토, 딸기, 참기름, 들기름, 상추, 깻잎, 감자, 양파, 옥수수 등이다. 김치는 학교 자체적으로 담가먹고 있고, 공급되지 않는 조리용 채소, 장류, 육류, 수산물, 냉동·가공품 등은 급식공급업체들이 맡아 공급하고 있다.

 

# 주민발의로 통과된 관련 조례

옥천살림의 운영과 학교급식 식재료를 공급하면서 가장 필요했던 것은 공공급식을 공급하기 위한 조직의 구성과 이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조례의 제정이었다. 옥천흙살림을 비롯한 지역의 민간조직은 학교급식 지원의 차원을 넘어선 옥천푸드를 육성하고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하려 다시 뭉쳤다.

2013년 옥천살림과 민간 조직은 주민발의로 옥천푸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청원했고, 이는 군의회에서 통과됐다. 조례를 통해 유통센터, 가공센터, 직매장 등을 설치할 수 있게 됐고, 학교급식만이 아니라 사회복지시설과 경로당 등에 쌀을 공급할 수 있는 근거까지 마련해 지금을 활발히 공급하고 있다. 절차상의 문제점 때문에 옥천군은 주민발의를 폐기하고 2013년 후반 군수발의로 조항 변화 거의 없이 해당조례가 통과됐다. 최근에는 옥천살림 인근에 로컬푸드매장도 설치되고 육류의 매장이 들어선 것은 물론, 로컬푸드 시민식당까지 운영하고 있어 이것을 활용하면 축산물까지 공공급식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 갈등이 심했던 민-

2007년 옥천군에는 농업발전위원회(이하 농발위)가 있었는데 당시 농식품부가 쌀관세화를 10년 더 유예하면서 밥상용 쌀을 수입해 여러 농민단체들이 심하게 집회를 하던 시기가 있었다. 당시 농발위는 농협 군지부 앞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고 상시조직체로 활동을 벌였다. 옥천군과 군의회는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농민단체와 지역 정치권과의 갈등이 계속됐다.

그러다가 2016년 군의원들은 옥천군민의 날에 농민들이 우리들의 요구를 외치고 행진하는 것을 보고 반발해 여야의원이 합심해 조례를 개정해 농발위를 무력화시키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래서 농발위는 없어지고, 이에 따른 영향으로 농민단체를 분열을 거듭한다.

그러는 사이에 옥천군의회는 2017년 로컬푸드 관련예산을 모두 삭감하는 사태까지 일어난다. 2018년에도 로컬푸드 관리운영비가 1억원에서 7500만원으로 삭감되기도 했다. 아직까지 후유증이 남아있는데 지방의원들의 지역푸드플랜과 관련된 마인드와 정책에 대한 이해가 더욱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

처음에는 역시 납품할 수 있는 품목이 많지도 않았고, 어린이집과 학교의 학생수가 적어서 수익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자본이나 시설이 열약했기에 생산자들이 자신들의 차량을 이용해 납품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허나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지역의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옥천살림의 출범 취지를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컸기 때문에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추진했다고 한다. 노력에 보답 받듯이 점차적으로 식자재 품목 늘릴 수 있었고,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두부제조 등을 시행하는 등 사업이 점차 안정을 갖게 됐다.

한편 이 같은 상황 속에 옥천군은 급식납품 사업 및 로컬푸드 활성화를 위해 옥천푸드유통센터 설립사업을 추진하게 되는데,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그동안의 활동이 지역민들에게 인정을 받아 옥천푸드유통센터 사업을 옥천살림이 위탁 받게 됐고, 이를 통해 로컬푸드를 위한 사업을 보다 활성화할 수 있게 됐다. 현재는 친환경농산물 급식 식자재공급 사업이외 향수꾸러미 사업(가정에 친환경 농산물 및 일부관행농산물을 꾸러미 형태로 납품)’, ‘로컬푸드 직매장 운영등을 통해 사업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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