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프리카돼지열병, 한 주만 더 고생하자
[사설]아프리카돼지열병, 한 주만 더 고생하자
  • 김영하 기자
  • 승인 2019.10.04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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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김영하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해 충남 홍성에서 의심신고가 접수되자 축산농가들은 물론, 정부까지 초긴장했다. 다행이 음성으로 판정 났으나 경기도 화성시 양감면에서 다시 의심신고가 접수돼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임진강 하류지역을 벗어나 확진이 확인될 경우 ASF에 대한 방역망은 그대로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SF917일 경기 파주에서 국내 첫 발생한 이래 18일 연천, 23일 김포, 24일엔 인천 강화와 파주의 양돈장에서 각각 확진됐다.

25일에도 강화에서 추가 발생이 이어졌으나 다행스럽게 임진강 하류지역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ASF 발생 총 농장 10곳 중 강화군은 5곳이나 발생해 군 전체 양돈장을 예방적 살처분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ASF가 처음 발생한 지 보름이 넘어가는데도 국내 유입경로는 물론 전파경로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첫 발생 후 북한 접경지 6개 시·군을 중점관리지역으로 정하고 방역에 집중해왔다. 또 감염의심돼지가 양성으로 판정되면 해당 농장으로부터 반경 3이내 돼지를 살처분하고, 일정 지역에 일정 기간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그러나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인 상태에서 24일 중점관리지역이 아닌 강화에서 ASF가 확진됐고 하루 만에 강화의 또 다른 농장에서 발생하면서 애초 방역대가 너무 협소했다는 비판 이 나왔다. 지금은 경기, 인천, 강원의 연천, 포천, 동두천, 양주, 파주, 고양, 김포, 강화, 옹진, 철원 등 10개 기초자치단체를 중점관리지역으로 관리하고 있다. 특히 강화에서 첫 발생한 농장은 전날 인천시가 예찰 차원에서 지역의 양돈장을 대상으로 혈청검사를 하던 도중 의심사례가 확인된 만큼 검사결과 음성판정을 받은 농가라 해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ASF 전파경로인 공항·항만 검역강화만으로는 완벽히 차단할 수 없다. 매개체인 멧돼지 감축은 말처럼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공동방역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발생농장 반경 10이내 107개 농장과 발생농장을 드나든 차량이 방문한 전국 437개 농장은 모두 544개로 전파 가능성이 있는 이들 농장에 대한 정밀검사가 이달 4일에나 끝난다. 특히 의심신고 후 확진판정에도 10시간 이상 걸린다. 설상가상으로 태풍 미탁이 지나가 살처분에 대한 완벽한 처리까지 요구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밀검사가 나올 때까지 방역의 고삐를 죄어 추가발생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지금과 같이 느린 속도로는 ASF 조기마무라가 어렵다. 범부서적으로 역할을 배분해 정밀검사를 앞당겨 추진함은 물론, 의심신고 확인절차도 2/3이내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ASF 발생농장에서 양돈을 하는 농민이 다른 곳에서 양돈을 함께하는 농장은 없는지 확인하는 한편, 임진강 유역에 대한 양돈장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발생농장 사료를 공급하는 대리점이나 공장을 집중 점검할 필요가 있다.

21일만 발생이 없으면 ASF는 종식했다고 볼 수 있다. 조금만 참고 방역과 차단, 완벽한 마무리에 몰두하자. 그러나 지금과 같이 느슨하고 느긋한 방역대책으로는 ASF의 조기종식은 쉽지 않다. 정밀검사도 빨리 마치고, 의심신고도 확진 시간을 단축해 대응이 빨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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