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야생조류 통한 ASF 전파 위험성 높다
쥐, 야생조류 통한 ASF 전파 위험성 높다
  • 정여진 기자
  • 승인 2019.10.07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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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돈협회, 임진강 접경지역 하천 등 쥐, 야생조류 역학조사 요청
  • 박선일 강원대 교수, 11월 독수리 등 겨울철새 전파 위험성
  • 돈앤돈스 심용보 대표, "방조망 설치 등 농가 자체적인 방역 실시하자" 

[농축유통신문 정여진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추가 확산을 막아야 하는 시급한 상황에서 야생멧돼지뿐만 아니라 철망 사이를 드나드는 쥐, 들고양이, 까마귀, 독수리 등 야생동물을 통한 ASF 전파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되면서 이에 대한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한한돈협회(회장 하태식)는 경기도 연천군 DMZ에서 발견된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임진강 접경지역 하천 인근 및 발생지역 방역대내 들고양이, , 까마귀 등에 대한 역학조사를 정부에 요청했다.

최근 ASF 발생농장 중 차량·사람·분뇨·사료 등 기존 역학 범주에서는 원인분석이 어렵다고 판단됨에 따라 전문가들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폭넓은 역학 조사를 추진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철새의 이동이 잦은 임진강 하천 인근을 비롯한 연천·파주 지역 및 들고양이들이 많은 농장 주변의 야생동물을 대상으로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협회에서 열린 ASF 대책회의에 참석한 전문위원들도 북한에서 넘어오는 조류로 인한 기계적 전파 가능성도 있다. 휴전선 이남의 조류 분변 등을 채취해 ASF 바이러스 여부를 검사해볼 필요도 있다며 임진강 접경지역 하천 등에 쥐, 까마귀 등 야생동물에 대한 역학조사의 필요성을 뒷받침했다.

휴전선 인근 철새 분포도 (출처: 강원대 박선일 교수)
휴전선 인근 철새 분포도 (출처: 강원대 박선일 교수)

이날 강원대학교 박선일 교수는 11월이 되면 독수리 등 철새가 겨울을 나기 위해 남하해 우리, 축사 등에 ASF를 전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이런 이유에서라도 이를 주목·차단해 하루속히 조기종식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산에 버려진 야생동물의 사체와 내장을 독수리와 까마귀가 뜯어 먹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특히 까마귀는 동물성에 가까운 잡식성이기 때문에 북한에서 ASF로 죽은 멧돼지를 뜯어 먹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또한 까마귀와 독수리는 이동경로가 넓어 축산농가에서 사료도 먹고 배설물을 버렸을 가능성이 있어 ASF 감염경로를 축산차량과 야생멧돼지만으로 한정하는 것은 방역에 허점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따라서 역학조사와 함께 축산농가에 까마귀 등 야생조류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막을 설치하는 등 방역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축산농가에서는 ASF에 접촉한 날짐승이 돈사 내로 날아오는 것을 막기 위해 방조망 설치 등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농가에서 사료빈과 출하대 주변 등을 늘 청소하고 흘린 사료나 유기물을 먹기위해 야생동물이 돈사 내로 들어오지 않도록 원인 자체를 없애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한 양돈농가에서는 돈사 내외로 야생동물이 드나들지 못하도록 자체적인 차단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연천에 소재한 돈앤돈스 심용보 대표는 ASF 발생이 모돈에서 주로 일어나는 양상과 야생동물과의 관계성에 대해 운을 뗐다. 슬러리로 한번에 분뇨를 처리하는 육성사, 비육사, 자돈사와 달리 새끼 돼지의 발 빠짐을 막기 위해 분뇨를 분리해야 하는 분만사, 임신사는 사람이 직접 퇴비장까지 옮겨야 한다. 이처럼 모돈의 경우 사람이 직접 분뇨와 함께 태반, 죽은 새끼 돼지 등을 같이 퇴비장으로 옮기는데 이 때 ASF 바이러스를 옮기는 날짐승이 퇴비장으로 날아와 사체나 태반 등을 먹는다고 그는 설명했다.

심용보 대표는 "이 때문에 모돈에서의 ASF 발생 확률이 높아지고 까마귀 등 날짐승은 '날아다니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모돈이 면역력이 약해서일 수도 있지만 그 가능성은 적다"며 "퇴비장, 분뇨처리장에 까마귀 등 날짐승이 접근했을 경우 전파도 가능하니 야외에 노출되는 분뇨처리장도 방조망을 설치해서 전파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독과 청소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농장 내외부에 존재할지 모를 바이러스를 사멸하는 한편 폭죽을 터트려 야생동물을 못오게 하거나 쥐덫, 방조망 설치로 전파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심 대표는 강조했다.

지난 3일 부로 발생 지역 3~10km 내 사육중인 돼지에 대해 수매, 살처분 등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농가들은 '내 돼지 내가 지키자'는 신조로 차단방역을 위해 최선의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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