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멧돼지 포획 전개…‘돼지 잃고 외양간 고치기’
정부, 멧돼지 포획 전개…‘돼지 잃고 외양간 고치기’
  • 정여진 기자
  • 승인 2019.10.1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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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호세박사, "가두리·이중펜스 설치로 멧돼지 이탈 방지 중요"


[농축유통신문 정여진 기자] 

세계동물보건기구(OIE) 호세 ASF연구소장

ASF 전파 원인의 최대복병으로 꼽히던 야생멧돼지의 감염 사례가 9건 발생하면서 정부는 뒤늦은 멧돼지 대책을 발표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와 같은 돼지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이라며 농가의 눈총을 받고 있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15일 감염 멧돼지 폐사체가 잇따라 발생하자 멧돼지 포획작전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방부와 환경부는 이날부터 남방한계선(GOP)과 민통선 구간 내 야생멧돼지 출몰·서식지역을 대상으로 민·군의 모든 가용자산을 동원해 포획조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지난 12일 합참의장, 각 군 총장, 군단장 등이 참석하는 ASF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해 민통선 내 야생멧돼지 포획방안 등 접경지역 야생멧돼지에 대한 군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따라 박한기 합참의장은 지난 14일 지상작전사령관, 접경지역 군단장 등 작전부대 지휘관 등과 접경지역에 서식하는 야생멧돼지 포획방안을 논의해 군의 세부 이행방안을 수립했다. 이번 포획조치는 국방부·환경부·산림청·지자체 등 협조해 민간엽사, 군포획인력, 안내간부, 멧돼지 감시 장비 운용요원 등 간부 11~12명으로 구성된 70~80개 민관군합동포획팀이 투입된다.

또 포획조치는 파주시, 화천·인제·양구·고성·철원·연천군 등 ASF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접경지역을 대상으로 해당 지역 주둔 군단장 지휘 하에 주요 거점 위주로 주야간에 실시할 예정이다. 정부는 안전성, 효과성, 임무수행의 적절성 등을 검토해 본격 실행에 돌입할 계획이라며 합동포획팀 운영 기간 중 군인 및 민간인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환경부·국방부 장관은 포획조치지역 일대에 대한 지역주민 등 민간인 출입통제를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3일 야생멧돼지 ASF 발생에 따라 긴급대책을 추진한다며 감염위험지역, 발생·완충지역, 경계지역, 차단지역 등 4개 관리지역으로 구분해 각각 차별화된 조치를 시행키로 했다. 정부는 우선 감염위험지역 테두리에는 강·도로 등 주변 지형지물과 멧돼지 행동권 등을 고려해 멧돼지 이동을 차단할 수 있는 철책을 설치하고 감염지역 밖 위험지역에는 포획틀 10개와 포획트랩 120개를 설치해 멧돼지를 포획하는 한편 집중사냥지역은 멧돼지 이동저지 방안이 마련되는 대로 총기를 사용한 포획을 바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사육돼지와 멧돼지에서 ASF가 발생한 5개 지역과 인접 5개 시·군은 발생·완충지역으로 설정하고 해당 지역에 대해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기 포획은 금지, 10월 말까지 포획틀과 포획트랩을 확대 설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서울·북한강·고성 이북 등 7개 시·군은 경계지역으로 설정해 멧돼지 전면제거를 목표로 14일부터 집중 포획을 실시한다.

아울러 정부는 무료 수렵장과 멧돼지 일제 포획주간을 운영하고 멧돼지 포획 보상금을 마리당 10만원 지급하는 방안도 행정안전부와 협력해 추진한다. 이는 경계지역으로부터 외부로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경계선 둘레폭 2km구간인 차단지역의 야생멧돼지를 전면 제거하기 위함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효과적으로 야생멧돼지를 포획하기 위해서 펜스설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5일 대한한돈협회를 주재로 한 스페인 호세 박사 초청 세미나에서 호세 마누엘 산체스 비스카이노 박사는 외국의 사례를 들며 야생멧돼지를 잡기 위해서는 포획 구역을 나눠 가두리 펜스를 쳐놓고 몰아야 한다. 한쪽으로 몰다가 멧돼지가 오히려 다른 구역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또 멧돼지는 일반적으로 두 번 뛰어넘기 힘들기 때문에 이중펜스를 설치해야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멧돼지를 포획하기 위한 포획틀은 가두리 펜스로 설치하고 있다멧돼지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몰아서 포획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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