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유통신문 정여진 기자]
한돈농가, 농식품부 앞에서 '살처분 반대 집회' 벌여
철원 농가에서는 단 한건의 ASF가 발생되지 않았음에도 정부가 예방적 살처분을 강행하면서 철원을 ‘양돈고립화’ 시킨다며 농가들이 생존권을 걸고 나섰다.
대한한돈협회(회장 하태식)는 지난 5일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철원 ASF 살처분 반대를 외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철원을 비롯해 화천·양주·포천 등 비발생지역 농가들 또한 참석해 200명 가량 농가들이 모여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최근 파주·연천·김포·강화 등 ASF 발생지역의 예방적 살처분을 완료하자 철원 지역도 살처분을 강행해 ‘양돈 고립화’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철원은 양돈농장에서 ASF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총 8건 검출된 지역이다. 철원 농가들은 농장에서 발생하지도 않았고 농가들이 차단방역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데 감염 멧돼지가 나왔다는 이유로 자식 같은 돼지들을 억울하게 잃게 생겼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달 16일 철원군 원남면 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자 정부는 과도한 방역대 설정 및 이동제한과 함께 남방한계선 10km 이남 방역대 설정으로 28개 양돈농가 희망수매를 실시해 13개 농장이 수매 도태를 진행 중이며 잦은 이동제한으로 인한 분뇨적체로 환경 민원증가, 농장고발조치 등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말만 ‘희망수매’이지 시대에 걸맞지 않게 철원 고립화를 유도하는 ‘강제수매’라며 농가들이 생존권을 지키겠다고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이날 집회에서는 격한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먼저 김포·강화의 사육돼지 판넬로 ASF에 감염된 멧돼지 판넬이 다가가면서 환경부 및 정부 관계자들을 가장한 농민들이 집돼지 판넬을 깨부수면서 살처분하는 장면을 그대로 연출했다. 이 때 살처분 되는 돼지 소리를 배경음악으로 깔아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가중시켰다. 그 다음 파주·연천 농가 돼지, 또 철원 농가 돼지를 살처분하는 정부 관계자들이 농민들의 기세에 밀리는 장면을 연출해 집회의 분위기를 더욱 심화시켰다.
또 농가들은 자유발언을 통해 자신들의 생존권을 처절하게 주장했다. 양돈장을 운영한지 3년 째 되는 한 농가는 “야심차게 시작한 양돈이 ASF로 인해 처절하게 무너지고 있다”며 “돼지 생산성을 위한 투자는 커녕 소독만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이날 하태식 한돈협회장을 중심으로 각 도협의회장들은 농가를 대표해 농식품부로 이동, 성명서를 전달했다. 성명서에는 △철원 고립화를 즉각 중단하라 △수매한 농가의 재입식 보장 및 확실한 보상대책을 마련하라 △농가 비발생지역 철원에서의 근거없는 수매 살처분 정책을 철회하라 △농가의 사료, 퇴·액비 이동제한 등의 우회적 압박을 철회하라 △야생 멧돼지의 남하를 막고 발생지역 멧돼지를 모두 사살하라 △3주간 실시한 정밀검사 음성인 철원지역! 멧돼지로 인한 발생지역 해제하라 등 요구사항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날 농식품부에서 받은 답변에는 정부정책을 그대로 강행할 것으로 비춰져 정부가 농민들을 보호해주기는커녕 몰살하려는 행태라며 거센 비난이 그치지 않고 있다.
< 철원 농가 살처분 반대 집회현장 >
https://www.youtube.com/watch?v=EFKBrTUvhgs&feature=youtu.b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