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쌓아놓은 돈사체...축산업 반감 살까 ‘우려’
연천, 쌓아놓은 돈사체...축산업 반감 살까 ‘우려’
  • 정여진 기자
  • 승인 2019.11.15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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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구제역 매몰과 다를 바 없어 한숨


[농축유통신문 정여진 기자] 

중앙 컨트롤타워 부재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의 안일한 축산행정이 드러났다. 매몰지 선정도 없이 살처분을 지속해 돈사체가 무방비하게 방치되는 상식 밖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농가의 살처분 반대를 무릅쓰고 조급하게 살처분을 완료했지만 매몰지를 제대로 확보치 못해 2차 사고(?)가 발생했다.

연천의 한 주민은 제보를 통해 군부대 부지에 땅을 파서 진행하는 탱크 제작 중에 문제가 생겨 매몰이 늦어지고 살처분은 계속 진행돼 그 부지에 돼지가 며칠 동안 수 만 마리 이상 쌓여있었다고 전했다.

제보에 따르면 군부대 부지에 살처분 돼지를 산처럼 쌓아놓은 기간이 2~3일 경과해 보라색 썩은 물이 줄줄 흐르고 더 이상 쌓을 장소가 없어 사체 운반차량도 하차할 곳이 없을 정도라는 것. 또 지난 10일 비가 많이 내려 사체에서 나온 침출수가 강으로 떠내려가 불안감을 조성했다. 다만 이곳은 ASF 비 발생지역으로 침출수로 인한 ASF 전파 우려는 낮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11년 구제역 발생 당시 살처분한 돼지를 땅에 비닐을 깔고 묻었던 방식과 이번 연천군 매몰방식은 변한 점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 당시에는 FRP 탱크를 땅에 묻고 그 안에 살처분한 돼지를 넣어 침출수를 예방하는 방식이 불가능했지만 현재는 가능한데도 비닐을 깔고 묻는 방식이 진행돼 납득이 안 되는 상황으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 지난 2011, 돼지를 비닐을 깔고 묻어서 침출수가 유출돼 토양이나 지하수 오염 등 환경문제가 있었고 침출수가 흘러 강·하천으로 떠내려가 다른 지역까지 전염의 소지가 있었다.

그럼에도 지난 14일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매몰지역 현장방문을 하겠다고 나서자 연천군은 급하게 비닐을 깔고 돼지를 묻는 방식으로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은 구제역 때 국민들이 축산업에 반감을 사게 했던 그 방식을 택한 연천군청 축산과의 안일한 태도에 점검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에 매몰한 연천 군부대 지역은 내년 5월에 다시 원상복귀 시키기로 하고 살처분을 진행해 처음부터 매몰 부지 선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연천군은 살처분을 진행하면서 수 백 억원의 예산이 들어갔는데 다시 돼지를 옮기는 작업에 그만한 예산을 다시 투입해야 될 상황이다. 이는 ASF 컨트롤타워 부재로 지자체와의 정책연결이 부실한 결과로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일처리가 매우 미흡하다는 농가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에 연천군청 축산과는 살처분을 조속히 진행하라는 방침이 있었고 하루에 약 3000두 렌더링이 가능해 한꺼번에 렌더링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내년 5월이면 돼지 퇴비화가 가능해 옮기는 것에 문제는 없다고 답했다.

이어 정부는 지난 11일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소집해 하류 상수원인 임진강 침출수가 유입되지 않도록 침출수 펌핑 및 오일펜스 설치 등 긴급 차단 조치를 실행했다.

농가는 살처분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집을 꺾지 않고 살처분을 강행한 정부에 책임을 물었다. 대한한돈협회 성경식 연천지부장은 감염되지 않은 농장도 무리해서 살처분해 안 죽여도 될 돼지를 죽이더니 처리를 못하고 있다국민들이 축산업에 반감을 살까 우려된다고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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