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유통신문 정여진 기자]
EU의 덴마크 한정 명칭지정에 하바티치즈 생산국 거센 반발
EU가 유럽에서 시장현실 및 국제교역기준을 무시한 채 덴마크에 한해 ‘하바티(havarti)' 치즈 명칭사용을 허용한 것에 대해 전 세계 주요 치즈생산조직들은 거센 반발을 일으켰다.
조석진 낙농정책연구소장이 번역한 ‘Cheese Producers Denounce EU Seizure of Generic Name'에 따르면 EU는 올해 초 덴마크 이외의 국가에서도 하바티 치즈를 생산하고 있음에도 하바티치즈에 대해 지리적표시(Geographical Indication: GI)를 인증한다고 밝혔다.
Havarti는 FAO/WHO 합동의 식품규격프로그램(Joint FAO/WHO Food Standards Programme) 및 국제적인 규격결정을 주도하는 Codex Alimentarius에 등록된 12개 치즈제품 중의 하나이다. EU와 덴마크는 이들 치즈제품의 생산방식과 명칭을 규정하기 위한 과정인 Codex의 치즈규격회의에 적극 참석해 Havarti라는 명칭을 인증했다.
이와 같은 EU의 조치는 덴마크를 제외한 EU 내의 어떤 국가도 하바티 명칭의 치즈를 판매할 수 없음을 의미하며 세계시장에서 명칭의 독점을 행사하려는 시도라며 비난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CFN의 Jaime Castaneda 전무는 “이는 EU 자신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하바티치즈를 생산하는 많은 생산자들을 경쟁에서 제거하려는 EU의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또한 덴마크의 식품회사인 Alra가 미국의 위스콘신에서 생산된 원유로 위스콘신에서 하바티치즈를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은 지리적표시제(GI)가 특정 지리적인 지역 혹은 장소와 연계된다는 정의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CCFN의 추정에 의하면 덴마크 내 생산되는 하바티치즈는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 이하이며 다른 주요 하바티치즈 생산국으로는 미국, 캐나다 외에 호주, 뉴질랜드와 독일을 포함한 타 EU국가도 포함된다.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 우루과이 및 미국 주요 낙농협회들은 공정무역을 위한 국제교역의 기준과 규범을 무시하는 EU 위원회의 조치에 항의하기 위해 EU 위원회 Cecilia Malmström 통산위원장과 농업담당 Phil Hogan 위원장에게 항의서한을 발송했다.
항의서한에는 “EU의 이 같은 조치는 EU의 GI 제도가 합법적인 지적재산권보호가 아닌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위한 은밀한 보호무역의 수단으로 남용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뿐만 아니라 개별적인 치즈생산자들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Klondike Cheese, Monroe, Wis.의 Luke Buholzer 부사장은 “우리는 오랜 기간에 걸쳐 하바티치즈를 생산해왔으며 현재도 만들고 있다. 4대에 걸쳐 치즈를 생산하면서 최근 개최된 세계치즈경영대회에서 3등을 한 것을 포함해 수많은 입상을 했다”며 “하바티치즈의 명칭에 대해 독점권을 주장하는 어떤 행위도 참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치즈 자체의 역사와 관련된 문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Saputo Cheese USA Inc.의 부사장 겸 특수치즈 및 국제교역 담당자인 Dominique Delugeau는 “EU 내에는 여러 종류의 하바티치즈가 만들어지고 있고 사실상 본래의 표면이 반들거리는 덴마크산 하바티치즈는 대부분 대량생산을 위한 형태의 치즈로 대체됐다”며 “그럼에도 그 같은 하바티치즈가 GI 인증을 위한 자격이 있는가? 그뿐 아니라 하바티치즈는 오래전부터 많은 치즈장인들에 의해 미국에서 만들어져 왔다. 그런 만큼 ‘하바티’란 명칭은 분명히 일반적인 용어가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CCFN 및 EU, 라틴아메리카, 오세아니아의 다른 관련기관들은 누구라도 수긍할 수 있는 합법적인 GI 명칭을 위해서는 제품명에 특수 형태의 체다치즈인 Orkney Scottish Island Cheddar처럼 “Danish Havarti”와 같이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지적했다.
한편 올해 초 미국은 무역대표부의 Special 301 intellectual property report를 통해 EU의 GI 남용을 비난했다. 또한 CCFN의 Errico Auricchio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서한을 통해 EU의 GI 남용에 대해 미국이 행동에 나설 것을 강력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