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먹으면 더 좋은 영양 가득 ‘계란’
알고 먹으면 더 좋은 영양 가득 ‘계란’
  • 석민정 기자
  • 승인 2019.11.22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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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석민정 기자] 

우리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계란은 완전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계란은 최고급 단백질 공급원으로 다양한 조리 방법을 통해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식품이다. 하지만 최근 계란을 둘러싼 잘못된 얘기가 마치 사실인양 떠돌면서 계란의 가치가 폄훼되기도 한다. 이에 본지는 계란에 대한 오해를 풀고 계란의 우수성을 바로 알리기 위해 4회에 걸쳐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


시리즈 연재 순서

  1. 계란, 냉장고에 한 달 둬도 이상무
  2. 사위가 오면 씨암탉잡아 준 이유는?
  3. 계란 콜레스테롤 의혹의 진실
  4. 급식에 빠질 수 없는 계란

사위가 오면 씨암탉 잡아준 이유는?

사위가 오면 씨암탉을 잡아 준다는 옛말에서 알 수 있듯이 씨암탉은 백년손님인 사위가 처가에 가면 먹는 음식이었다. 장모에겐 누구보다 귀한 손님인 사위에게 딸을 잘 부탁한다는 마음에서 아낌없이 씨암탉을 잡아서 대접했다. 농가 입장에선 씨암탉을 잡는다는 것은 병아리를 깔 수 있는 알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고 이는 집안의 중요한 재원 하나를 버린다는 의미다. 손님으로 가서 그 집 씨암탉을 얻어먹었다면 최고의 대접을 받은 셈이다.

우리 선조는 씨암탉이 낳은 계란도 귀하게 여겼다. 최고급 단백질을 제공하는 식품인 계란을 삼시세끼즐기는 사람을 부러워했다. 친척의 생일이나 결혼·환갑 때는 짚으로 계란 꾸러미를 싸서 부조를 하기도 했다. 닭은 알을 하루에 하나밖에 낳지 않기 때문에 날마다 모아 뒀다가 10개가 되면 한 꾸러미를 만들었으니 모으는 마음의 정성도 담겨 있는 것이다.

전통혼례에서도 씨암탉이 등장한다. 일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중요한 의례인 혼인식에 닭이 등장하는 것은 닭을 길조(吉鳥)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학의 삼경 중 하나인 주역에서 닭은 양조라 했다. 중국의 고의서인 본초강목엔 닭이 양기를 제공한다고 기술돼 있다.

씨암탉이 전통혼례에 등장한 것은 닭이 본래 양기가 넘치는 동물이다. 게다가 알을 낳는 씨암탉이니 자손을 많이 낳으란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늙은 폐계가 아닌 산란 성계

이처럼 과거에 씨암탉은 중요한 손님에게나 대접하는 음식이었으나 요즘엔 그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늙은 닭이란 인식과 폐계를 이용한 음식으로 잘못 알려진 영향이 크다.

과거엔 씨암탉의 나이가 지금보다 훨씬 많았다. 계란을 생산해 집안에 경제적 이익을 주기 때문에 장수할 수 있었다. 요즘도 많은 소비자가 산란성계를 늙어서 죽은 닭이나 기력이 다해 오늘 내일 하는 닭으로 여겨 산란계 고기 요리를 꺼리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 씨암탉은 과거에 비하면 훨씬 어린 닭이다.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통닭삼계탕으로 이용하는 육계는 100일도 안 된 어린 닭이 대부분이다.

닭은 도계 시기가 짧아 나이를 보통 1주 단위로 계산한다. 부화 후 8주 된 0.8~1.0의 닭은 대개 삼계탕용으로 사용된다. 부화된 지 10주 된 1.6~2.0의 닭은 주로 통닭용·백숙용으로 쓴다. 산란계(암탉)나 번식용 종계(수탉)는 일반적으로 태어난 지 2년 전후에 도계된다. 닭의 수명이 20~30년이란 사실을 고려했을 때 산란성계는 아직 젊은 닭이지만 흔히 묵은 닭·폐계로 잘못 지칭되고 있다.

따라서 요즘 폐계취급을 받는 산란계는 기력이 떨어져 늙거나 죽은 닭이 아닌, 생후 2년 전후의 젊은 닭이다.

산란 성계의 쫄깃한 맛 일품

산란계에서 얻은 고기(산란 성계육)는 정말 질겨서 먹기 힘든 음식일까?

예전엔 씹기 어려울 정도로 질긴 이유가 있었다. 계란 가격이 비쌌기 때문에 빨리 도계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산란계를 강제로 굶겨 알을 낳지 못하게 해 수란관을 쉬게 한 다음 이를 통해 다시 산란율을 높이는 방법이 동원되기도 했다. 그 결과 씨암탉의 도계 시기는 늦어지고 육질은 질겨졌다.

지금은 산란계의 도계시기를 일부러 늦출 이유가 없어졌다. 육질이 적당한 시기에 닭을 도계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요즘 산란계 고기는 살이 단단하고 쫄깃하며 맛이 좋고 양도 푸짐하다.

산란 성계육의 쫄깃한 식감을 즐기는 동남아에선 우리나라 산란 성계육의 인기가 높아 많은 양이 수출되고 있다. 2009년엔 동남아 수출 물량이 많아 산란 성계육 파동이 일어나 며칠 동안 산란 성계육 요리를 못 파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산란 성계육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유명 음식으로 평택 폐계닭이 있다. 이 음식은 평택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다. 16개월~2년간 알을 낳은 산란계를 이용해 만든 닭볶음이다. 육계에 비해 씹히는 맛·감칠맛이 뛰어나고 알집의 고소한 맛은 평택 폐계닭에서만 맛볼 수 있다.

안성군·평택군 사이 경계에 양계장이 많던 동네, ()의 경계에 위치해 군계라 불리던 곳에서 평택 폐계닭이 유래했다. 지금은 폐계닭거리가 생길 정도로 주변에 많은 식당이 생겼다. 요즘엔 산란계 고기를 연하게 하는 다양한 방법이 개발돼 활용되고 있다. 어떨 때는 적당히 쫄깃쫄깃한 육계를 먹고 있지 않나 하는 착각을 하게 된다.

 

계란자조금, ‘알닭알리기에 주력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알닭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알닭은 산란시기가 지난 닭을 일컫는 것으로, 흔히 씨암탉·폐계닭·노계 등으로 알려진 닭이다. 알닭을 늙은 닭이나 병약한 닭으로 알고 기피하는 소비자가 많다. 알닭은 산란계의 계란 생산 능력이 떨어진 것일 뿐 일반 육계가 가진 영양소를 그래도 보유하고 있다. 일반 육계보다 크기가 커 주로 백숙이나 볶음 요리에 많이 활용된다. 살이 단단해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알닭은 평균 사육기간은 80주이고 평균 체중은 2.0이다. 산란은 생후 20주부터 시작된다. 1000 농가에서 연 150억개의 계란이 생산되고 있다.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 연구 용역 자료에 따르면 알닭의 영양성분엔 바이어스로부터 저항력을 키워주는 리보플라빈(비타민 B2), 탄수화물 소화를 촉진하는 비타민인 티아민(비타민 B1), 지용성인 비타민 A 등을 함유하고 있다.

계란 연구회 이상진 회장은 알닭의 영양학적 효능과 우수성을 알리고 직접 요리를 맛보게 해 시민이 알닭을 친근하게 여기도록 하는 것이 알닭 페스티벌의 개최 목적이며 알닭을 이용한 음식은 온 가족 외식 메뉴로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계란자조금은 언어순화 캠페인의 하나로, 노계·폐계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산란 성계로 용어를 통일했다. 산란 성계를 소비자에게 소개할 때는 국어사전에 있는 알닭이란 명칭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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