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채소가격에 농민 반발 격화
롤러코스터 채소가격에 농민 반발 격화
  • 김수용 기자
  • 승인 2019.12.20 1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9 농업유통 결산▶시장도매인제 소모성 논쟁 이제 그만


[농축유통신문 김수용 기자] 

올해 농업유통은 농산물 가격의 불안정과 시장도매인제와 같은 소모적인 논쟁으로 농민들의 안정적인 경영활동은 더욱 힘들게 됐다. 특히 지난해 겨울부터 농산물가격의 급등락으로 일부 농민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선제적 수급조절 카드를 꺼냈지만 계절마다 수급은 안정적이지 못했고 결국 수많은 문제점을 낳았다. 본지는 올해 농업유통에서 발생된 온갖 사건을 중요도에 따라 정리했다.

<편집자 주>


#바람 잘 날 없는 채소 산업

배추, , 양배추 등 주요 엽근 채소는 올해 급등락을 반복했다. 1월 말 정부는 월동 배추무의 가격이 평년보다 낮은 시세가 지속되자 산지폐기와 비축 등 수급안정 대책을 선제적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봄까지 작황의 호조가 이어져 배추, 무의 수급은 나날이 좋지 않았다.

4월까지 배추는 평년보다 73000여 톤이 과잉됐고 무도 지난해보다 69%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농민들은 정부의 수급정책에 대해 불만을 갖고 대규모 시위까지 이어지는 사태가 만들어졌다. 지난 514일 전국 농민 1000여명은 여의도에 모여 정부의 무리한 시장 개입으로 농산물 가격이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며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한 농민은 농산물 수급조절이 실패하면 반복되는 것이 산지폐기며 이제는 산지폐기는 일상화 됐다고 지적하며 흉작이어도 풍년이어도 걱정되는 농민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농산물 수급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올 봄 양파 생산도 평년보다 13% 정도 과잉 생산돼 정부가 대대적인 소비촉진과 함께 수출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결국 농민은 산지폐기라는 카드를 꺼내며 눈물을 흘렸다.

반면 하반기는 여러 개의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채소가격의 수급부족으로 가격의 급등하는 사태를 맞이했다. 그러자 정부는 비축물량은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으로 쏟아내 인위적인 가격안정을 노리기도 했으며 일부 비축품목은 곰팡이가 피는 등의 품질저하로 문제가 대두됐다. 현재도 월동채소의 가격이 높은 시세를 형성하자 일부 수입업자들이 무와 양배추 등을 수입해서 공영도매시장에 판매를 진행하고 있어 농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10여 년간 시장도매인제도 도입 논란

수년째 공영도매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시장도매인제도 도입 논란일 것이다. 올해는 일부 정치인과 지방자치단체가 손잡고 시장도매인제도의 입법을 노렸지만 대다수 농민의 반대로 인해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이에 정부도 더 이상 이 소모적인 논쟁을 이어가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한 전문가는 이 소모적인 논쟁이 이토록 오래 지속된 것은 근본적으로 도매시장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 비롯됐다경매제는 시장도매인제의 양자거래보다 공정한 가격을 제공하고 이 공정한 가격이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경제학 가격이론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아직 꿈을 버리지 못한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상장예외품목 확대의 필요성을 피력하며 정부에 해당 법령을 개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실상 정부의 거부로 어려운 상태다.

가락시장 중도매인 관계자는 지역이기주의로 인해 우리 농민들이 해마다 가락시장을 찾아 시위를 하는 등의 행위가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의 목적을 잘 살펴 공영도매시장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가락동 도매시장법인 인수 합병

지난 6월 호반그룹은 가락시장의 도매시장법인 대아청과를 564억원에 인수했다. 대아청과의 매각설은 수년간 이어져왔지만 실제로 거래가 이뤄져 주변으로부터 큰 관심을 가졌다. 특히 호반그룹의 주요 계열사는 건설업으로 농업과 큰 관련이 없어 인수 배경에 대해 의문점을 낳았다. 이에 호반그룹은 건설업도 하지만 레저사업과 '아브뉴프랑'이라는 유통업도 하고 있어 사업확장 및 다각화 차원에서 인수하게 됐다고 밝히며 앞으로 공익적 목적을 준수하고 유통 주체들과 상생하는 방향으로 회사를 경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아청과에 앞서 지난 5월 동화청과도 신라교역에 771억원에 인수됐다. 신라교역도 인수목적을 사업다각화로 밝혔다. 다만 동화청과를 판 서울랜드는 3년 만에 약190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려 도매시장법인의 대규모 자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남겼다.

 

#도매시장법인 공모제 추진

대전광역시가 추진한 도매시장법인의 공모제도가 결국 다시 한 번 철퇴를 맞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월 초 대전광역시가 지난해 11월 입법예고한 대전광역시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운영 조례개정안에 대한 중앙부처 승인과 관련해 도매시장 지정과 관련한 사항은 불승인하고 명칭변경 등은 일부 안건은 승인했다고 밝혔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도매시장법인에 대한 공모제는 일단 농식품부의 불승인으로 결정 나 향후 대전광역시의 절차가 주목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공영도매시장은 공공성이 강한 농산물 유통시설로 출하자, 소비자 등 국민의 권익 보호를 위해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하나 도매시장법인을 공모절차로 지정할 경우 도매시장의 안정성이 훼손되고 농산물 유통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대전시의 의견을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농업경영중앙연합회,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등 대다수의 생산자 및 관련 단체에서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나서면서 다시 한 번 대전시의 제도개선이 꺾이게 됐다.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별 하역비 인상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서울 가락시장의 하역비 인상이 대부분 타결됐다. 이번 하역비 인상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하역비 담합의 소지로 인한 처벌 때문에 올해 초부터 각각의 도매시장법인들은 출하자들의 동의를 얻고 하역노조와 개별 협상을 벌여왔다. 그 결과 지난 2월 중순 동화청과를 시작으로 하역비가 4.55~4.8%까지 인상됐다. 이번 하역비 인상에서 서울청과는 하역비 인상분 전액을 법인이 부담하기로 했으며, 동화청과, 중앙청과 등 도매시장법인들은 표준규격품의 도입을 유도하고 출하자의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인상분의 일부를 법인들이 부담키로 했다. 또 완전규격출하품의 하역비는 7000원으로 동결시키고 정액위탁수수료는 농협공판장, 중앙청과, 동화청과는 1000원 씩 인하하고 나머지 도매시장법인들은 동결했다. 현재 서울 가락시장에 서울청과는 서울청과노조와, 한국청과, 대아청과, 농협공판장은 서울경기항운노조와, 중앙청과, 동화청과는 가락항운노조와 각각 하역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협상으로 서울청과 농협공판장, 중앙청과, 동화청과는 각각 4.8%, 한국청과는 4.55%가 각각 인상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