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신년기획]여성농업인정책 어디까지 왔나
[2020신년기획]여성농업인정책 어디까지 왔나
  • 석민정 기자
  • 승인 2020.01.03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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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신년기획 ➂ 여성농업인정책 어디까지 왔나


[농축유통신문 석민정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에 농촌여성정책과 출범’...가장 큰 성과
  • 소통의 창구역할 통한 여성농업인 정책 활성화 기대

‘2018 여성농업인 실태조사에서는 여성농업인들은 농업노동과 가사노동을 동시에 참여하면서 남성에 비해 많은 노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여성농업인의 지위는 아직도 낮은 것이 현실이며 특히 여성농업인들의 정책 체감도나 실효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분분히 일고 있다. 한편 문재인정부 100대 국정과제에는 관련 법 개정을 통한 여성농어업인 대상 특화 건강검진 시범실시 및 국민연금 기준소득금액 단계적 상향 지원 검토를 통한 영농가사도우미 지원확대 등을 담겨 있다. 이 같은 여성농업인 정책과 관련해 이번 정권의 여성농업인 정책의 공약진행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전문가의 목소리를 통해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여성농업인특화검진제 도입 올해 시범사업 기대

농업관련 정부 정책 공약이 부진한 가운데 여성농업정책은 특히 부족한 상황이다. 그 중 이번 문재인정부에선 여성농업인 관련 공약사항으로 여성 농업인 특화건강검진이 공약으로 제시됐고 연구를 마쳐 2020년도 시범사업 이후 2022년도 본 사업에 도입 예정이다. 여성특화검진은 여성농민들이 농작업 이외에도 가사육아로 질병에 취약하다는 점이 강조돼 시범사업 이후 본 사업에 들어간다. 신청은 빠르게 마감이 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는 후문이 이어진 반면, 홍보가 부족했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왔다.

 

오미란 농식품부 농촌여성정책팀 과장

사후관리까지 연계해주는 프로세스 구축해야

여성농업인 특화건강검진은 검진뿐만 아니라 체조 등 사후관리까지 연계해주는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농업안전센터에서 연구를 진행했지만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 앞으로의 숙제라고 판단된다.

특히 올해 예비사업을 진행하면서 전체적인 가이드라인은 나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세부적인 추진체계를 만들어 시범사업을 각 지역별로 5000명 규모로 진행해 부족한 점을 개선해 내 후년부터 전면 시행에 돌입할 계획이다. 여성농업인특화건강검진 도입 진행률은 절반을 넘었다고 판단한다.

농업인들이 다리를 구부린 자세로 밭일을 하고 있다.(사진=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이명자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 회장

여성농업인 건강검진사업, 홍보부족으로 인지도 낮다

남성 농업인들에 비해 여성농업인의 근골격계 질환이 심각하다. 지자체 중 경남지역의 경우 마산의료원에서 여성농업인 건강검진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홍보의 부족으로 많은 여성농업인들이 이를 알고 있지 못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있다.

여성농업인 육성계획이 계획으로만 끝날 것이 아닌 복지의 사각지대를 점차 없애가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순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정책위원장

농부증, 산업재해처럼 체계적 관리 시스템 구축 돼야

여성농업인들의 건강권이 무너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특화건강검진을 시도했고 시행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앞으로는 농부증도 산업재해처럼 인정받아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우선 여성농업인을 새롭게 본다는 시작을 열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공동경영주 등록 미미‧‧‧홍보 우선 돼야

여성농업인의 권리 신장을 위해 공동경영주 등록 장려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50대 이상의 여성농업인들의 가구에선 경영주는 여전히 남성이었다. 실태조사에선 여성농민들은 본인의 직업적 지위를 공동경영주로 인식하는 비율은 38.4%정도로 낮게 나타났다. 이에 농업에 참여하는 여성농업인의 성평등 및 직업적 지위를 보장하는 공동경영주 제도가 실시되고 있지만 홍보가 부족한 점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2020년 여성농업인 정책 자료집 (자료=농림축산식품부)
△2020년 여성농업인 정책 자료집 (자료=농림축산식품부)

오미란 농식품부 농촌여성정책팀 과장

정보접근성 떨어지는 곳 많아 자료집 제작, 배포

공동경영주제도는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우선 공동경영주를 등록했을 때 받는 이점을 농민들이 잘 알지 못하고 현장책임자들도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크다. 최근 농민수당, 출산급여 150만원 지원 등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전히 정보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 많아 이번에 여성농업인 정책만 모아둔 자료집을 만들어 배포했다.

 

이명자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 회장

“4대보험 가입돼있는 경우 농업경영체등록에서 제외, 개선 필요

공동경영주의 대한 홍보 및 혜택이 상당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또한 가족원인 농업종사자인 경우 겸업을 하고 있거나 일용직의 경우, 등록이 되지 않거나 기 등록자도 취소가 되는데 이 부분 역시 개선의 여지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아울러 농외소득까지 고려한다면 4대보험이 가입돼있는 경우 농업경영체등록에서 제외되는 부분도 있는데 이런 부분까지 면밀히 살펴 제도개선 시 반영됐으면 한다.

 

오순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정책위원장

공동경영주, 이름만 있고 겉껍데기에 불과하다

공동경영주라는 것이 이름만 있고 겉껍데기에 불과했다고 생각한다. 농민수당이야기가 나오면서 여성농업인들이 소외받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여성농업인의 사회적직업적 지위를 보장해줄 것인지 깊은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여성농업인이 여성친화형농기계를 사용해 일을 하고 있다.(사진=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여성농기계, 교육도 함께 이뤄져야

여성농업인의 수요가 높은 농기계를 개발해 여성농업인의 노동 경감 및 농작업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 여성친화형 농기계 개발 및 농기계 임대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여성농업인 단체를 통해 농기계 신규개발 수요 및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통해 여성 아이디어를 활용한 제품개발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번에 여성친화형 농기계는 자주식 시금치 수확기 승용형 자주식 수확·수집기 승용형 자주식 총체벼 수확기 여성·고령자 친화형 소형 제초기 등이다. 여성농업인들의 생산효율을 위해선 필요하지만 현장에서 실질적인 수요 파악이 보다 정확하게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미란 농식품부 농촌여성정책팀 과장

여성 농기계 문제는 사소한 접근부터가 중요

여성농업인들의 손이 많이 가는 밭작물의 경우 여전히 허리를 숙여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농기계라는 것이 큰 기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안순이처럼 간단한 장비만으로도 여성농업인들의 허리질병발생률을 24%나 줄일 수 있다. 결과적으론 농기계라는 문제는 사소한 접근부터 중요한 것이다.

 

이명자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 회장

수요파악 어려워 여성농기계 개발 녹록치 않아

다각적 역할을 하는 여성농업인들에게 생산의 효율 및 증대를 위한 농기계의 활성화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여성농기계의 개발이라는 것이 시장의 논리를 생각한다면 그리 녹록치는 않을 것이다. 현장에서 정말 필요한 농기계의 수요를 알아야하고 교육을 통해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농기계 사용법 교육이 우선시 된다는 점은 동감하지만 교육 시간 및 장소, 여성농업인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농기계로 교육을 했으면 한다.

 

오순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정책위원장

현장과 소통 이뤄질 수 있는 창구 구축 시급

여성친화형농기계도 농촌여성정책팀이 출범하면서 이와 관련한 간담회도 진행돼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중앙정부에서 사업을 구축할 때 현장의 이해력이 부족하다보니 현장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은, 말뿐인 여성친화형농기계 사업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자체의 전담부서 설치를 통해 정책수립 시 현장과의 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창구가 빠르게 구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농업인정책 전망 밝음지자체도 전담부서 설치를

이번 정권이 들어서 여성농업인 관련 정책은 상당히 진척됐다는 평이 이어지는 동시에 농업농촌 현실에 맞는 정책이 전개됐으면 한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이번 정권에서 가장 큰 성과라고 본다면 여성농업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농촌여성정책팀이 출범했다는 것이다. 여성단체들은 이번 전담부서가 출범하면서 여성농업인 정책 자료를 모아 자료집을 발간한 것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지자체에도 여성농업인 전담부서 설치가 이뤄져 정책이 수립되고 진행될 때 현장과의 소통이 더욱 원활히 이뤄졌으면 한다는 주문이 여운을 남긴다.

 

오미란 농식품부 농촌여성정책팀 과장

여성정책관련 사업 속도를 내기 시작할 것

농촌여성정책팀이 출범했다는 것은 정부 공약사항에는 없었지만 이번 정권에서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여성농업인들의 숙원사업이 해결된 한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여성정책관련 사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할 것이며 앞으로 이 부분은 우리의 숙제라고 느낀다.

또한 이번 전담부서 설치 후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여성농민들을 위해 여성농업인 정책만을 모은 ‘2020여성농업인 정책자료집 모아모아 한눈에를 제작했다. 책자 8000부를 농가 및 관련 기관에 배포했으며 농림축산식품부 여성농업인광장에서도 확인 가능하도록 했다. 이 책 한권에는 농식품부 이외에도 유관기관의 여성농업인 관련 정책을 수록해 본인에게 필요한 정책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앞으로 계속해서 젠더 블라인드 돼있던 여성과 관련한 타 부서 사업을 확장해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명자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 회장

중앙과 지자체간 여성정책 서로 공유되기를

여성농업인전담부서 발족으로 막혔던 부분들이 조금씩 해소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중앙정부 뿐만 아닌 각 지자체에서 여성농업인 전담부서 혹은 인력이 배치돼서 정책이 서로 공유됐으면 한다. 아울러 도시와 농촌의 여성정책은 공통적인 부분도 있지만 농촌에서 특수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부처 간의 칸막이를 점차 낮춰 그 간극을 좁히는 데서부터 시작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순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정책위원장

농촌여성정책팀 활성화 위해 다른 부처 힘 실어 줘야

전담부서 설치로 대화의 창구가 열렸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본다. 농촌여성정책팀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선 다른 부처에서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 여성농업인들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성평등한 농촌사회를 보는 일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아직까진 한계가 있겠지만 전담부서설치, 여성농업인 특화건강검진도입등 기본적인 성과는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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