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향으로 겨울과일의 여왕자리 노린다
미니향으로 겨울과일의 여왕자리 노린다
  • 김수용 기자
  • 승인 2020.01.10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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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품종 도입 우수사례-


[농축유통신문 김수용 기자] 

#맛있는 감귤 품종 절실

한방에서 감귤은 위장 장애, 천식, 가래, 식욕 부진, 동맥경화 등의 완화에 활용했다. 양방에서는 감귤에 베타카로틴, 플라보노이드, 비타민C 등 다양한 비타민이 함유돼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돼 있다. 감귤의 기능 성분은 비만 억제,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항당뇨 같은 대사 질환 개선을 돕는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올해 감귤시장은 밝지 않다. 우선 늦은 태풍으로 인해 감귤산지인 제주도에 많은 비가 내려 감귤의 당도가 작년보다 높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국 공영도매시장에서는 공급된 감귤은 과잉생산과 품질저하로 제주도에서 올라온 물량을 소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딸기는 다양한 품종과 귤보다 높은 당도를 무기로 지난해 12월 과일 1등이었던 귤을 제치고 올해 최고의 품목으로 올라섰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는 감귤농가들도 예견하고 있었다.

감귤도 새로운 변신을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었지만 딸기의 노력이 좀 더 빛났던 것이다. 농촌진흥청의 감귤연구소를 비롯한 현지 농협은 2000년대 초부터 신품종 개발에 앞장서 왔다.

우리나라에서 감귤이라고 말하는 노지에서 생산되는 온주밀감의 당도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전해진다. 처음에 출시되었을 때는 괜찮은 당도였지만 시대가 변화하면서 더 맛있고 더 달콤한 과일이 등장해 버렸다.

감귤도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고 2000년대부터 유라조생, 황금향, 레드향, 한라봉, 천혜향 등이 선보여 소비자들의 많은 선택을 받았다. 그러나 이 품종들은 출하시기가 각기 달라 틈새공략이 중요해졌다.

 

#작지만 강한하고 달콤한 미니향

1인 가구가 늘면서 과일의 소비형태도 달라졌다. 많은 가족들과 나눠먹기 위해 대량의 과일을 구매했던 패턴에서 간단하고 편리하게 소비될 수 있는 고품질의 소품종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감귤도 이러한 소비패턴을 인식하고 30~50g, 15브릭스 이상의 작지만 아주 달콤한 감귤인 미니향을 시장에 내놓았다. 미니향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에서 기주밀감과 병감(폰깡)을 교배해 2017년 품종 출원됐다.

지난해 129일 제주시 조천읍 명인농장에서는 미니향의 현장평가회가 진행됐다. 이곳의 주인인 김창명 씨(72)는 이날 미니향을 노재에서 재배하며 그간 성과를 관련 학자, 주변농민들에게 설명했다. 김 씨는 더뎅이병과 궤양병 등 병해충에 아주 강해 2017년도 미니향을 도입하고 재배과정에서 큰 문제는 없다고 발표했다. 또 과실이 작아 새로운 형태의 소과종 품종으로 소포장 유통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가입장에서는 많은 수량이 달리기 때문에 중량대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모델이라고 밝혔다.

사실 김창명 씨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에서 감귤을 연구하는데 일생을 바친 감귤의 대부다. 아직도 집근처 마이스터 대학에서 감귤농가에게 강의를 하시는 교수이기도 하다.

 

#틈새시장을 노린 신의 한수

김 씨는 미니향에 대해 감귤소비가 지속되려면 당도가 높은 품종을 내놓고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소비트렌드를 반영한 작은 과일로 당도가 아주 높아 12월에 딸기랑 경쟁을 할 수 있는 품종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 씨는 2017년 미니향이 출품되자마자 품종을 농장에 도입했다. 이미 교배과정을 알고 있었고 소비트렌드에 맞는 품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었다. 특히 감귤농사가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점차 인력을 구하기도 비용을 부담하기에 어려워져 결국 가족이 해결할 수 있는 선에서 농장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히며 미니향은 다른 품종이 나오기 전에 출하할 수 있는 틈새품종으로 농장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창명 씨는 미니향을 농장에 심고 지금까지 큰 문제없이 키워왔다. 병해충에 워낙 강하다보니 바로 옆 다른 품종에서 병해충에 걸려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만큼 강하다특히 품종 다양화 측면에서 비수기에 수확이 가능하고 중량이 적게 나가기 때문에 작업하는데 큰 노동력이 부과되지 않아 농장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만 긴 가시가 있어 수확이나 작업 시 주의가 요구되지만 과실이 달리는 가지의 가시는 도태되기 때문에 수확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시장 니즈에 맞춘 품목선택은 소비자 몫

가락시장의 경매사나 중도매인은 감귤을 평가할 때 꼭 빠지지 않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당도이다. 무엇보다도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당도가 높아야 한다고 말한다. 미니향은 이러한 니즈에 맞춰 나온 품목이다. 더불어 새로운 품종이 나오면 그 품종을 꼭 표기할 것을 알렸다. 소비자가 다시 이 품종을 알아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미니향을 시장에서 볼 기회는 별로 없었다. 올해까지 가락시장에 미니향이 출하된 것은 단 한 번뿐이었기 때문에 평가를 제대로 받아 보기 어려운 형국이다. 여기에 크기가 작기 때문에 선물용보다 생식용으로 판매될 수밖에 없어 소비자가 선택할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평가도 있었다. 특히 다른 감귤에 비해 개당 단가가 높아 소비자가 당도 이외의 특색이 없는 감귤에 대해 그 소비를 이어갈지도 의문이라고 밝혀 향후 홍보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새 품종에 맞는 포장과 홍보 지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다. 새로운 품종은 그 목적에 맞게 포장부터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농가의 입장이다. 그렇지 않다면 다른 감귤과의 차별성을 나타내기에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감귤이 맛에서 평가가 좌지우지 되겠지만 그전까지는 포장이라도 색다르게 만들어 소비자 눈길을 끌고 싶은 모양새다. 그만큼 맛에는 자신 있는 뜻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농가들은 새로운 품종을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한 홍보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시장에 새로운 품종이 입소문이 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사이 농가는 어려운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고 혹시나 사장된다면 농가의 노력을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새 품종의 특성과 품질을 느낄 수 있도록 된다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좀 더 쉬워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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