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지도자도 찾는 한국 딸기
해외 지도자도 찾는 한국 딸기
  • 김수용 기자
  • 승인 2020.01.17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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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품종 도입 우수사례-②


[농축유통신문 김수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농촌진흥청에 설치된 최첨단 ‘고온극복 혁신형 쿨링하우스’를 방문하고 온실에서 생산된 딸기를 먹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농촌진흥청에 설치된 최첨단 ‘고온극복 혁신형 쿨링하우스’를 방문하고 온실에서 생산된 딸기를 먹고 있다.

#한국 딸기 세계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스마트 온실을 체험하고 국내에서 생산된 딸기를 보고 시식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말 맛있다며 지난해 11월 개최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말레이시아 총리가 한국 딸기를 먹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우리나라 딸기는 아시아 2, 세계 7위 수출국을 달리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전국의 딸기 농가들은 현재 국내 자급보다 수출에 좀 더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수출을 하면 단가도 자긍심도 높아지기 때문에 각 지역에 맞는 다양한 품종을 생산하고 있다. 딸기는 10여년전만해도 일본산 품종을 가지고 농사를 지었을 정도로 품종이 뒤쳐졌지만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각 기관에서 새로운 품종을 내놓으면서 동남아시아의 딸기 수출을 석권했다. 이는 품종개발의 승리다.

경남 진주시 대평면에서 딸기농사를 짓고 있는 김옥수 씨(46)의 머릿속에는 온통 딸기 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딸기 농사를 더 잘 지을 수 있을지, 더 좋은 품종이 있는지 등 딸기에 온 정신이 빼앗겨 있다.

국내에서 새로운 딸기 품종이 생기고 수출이 시작되면서 김 씨도 수출을 시작했다. 그가 있는 진주시는 딸기 수출농업단지가 곳곳에 위치해 있으며 충청남도 논산시와 함께 딸기 수출의 메카이다.

 

#수출 스펙을 맞춰라

아무리 맛있는 딸기 품종을 개발하더라도 수출은 내수와 다르다. 국내와 다르게 긴 운송거리로 인한 시간과의 싸움이 있다. 수출지까지 빠르고 신속하고 안전하게 도착해야 판매가 가능하다. 딸기라는 품종이 저장성이 약한 만큼 판매도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또한 대과실을 좋아하는 나라가 있는 반면 한 입에 들어가는 소과실을 좋아하는 나라가 있다. 이러한 스펙을 맞추기 위해서 딸기 농가들은 지금도 다양한 품종을 생산해 하고 있다.

매향은 딸기 수출의 9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덜 익었을 때 수확해도 천천히 성숙하고 물러짐이 적은 매향의 특징이 수출에 알맞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지 후숙 과정에서 숙성과 착색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함에 따라 새로운 대체 품종이 물색되고 있는 형편이다.

김 씨도 매향품종을 가지고 딸기 농사를 시작했고 수출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로 새로운 품종을 항상 갈망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딸기의 새로운 소식들을 알기 위해서 경남도농업기술원을 자주 찾던 그는 딸기 연구관으로부터 금실 품종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당시 그는 금실에 마음을 빼앗겼고 바로 연구관에게 테스트를 해보겠다는 제안을 했다. 그렇게 2014년 금실을 처음 받아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처음 금실 딸기 농사를 지었을 때는 맛, 경도, 크기까지 뭐하나 빠지는 것이 안보였다. 여기에 매향의 단점인 숙기도 빠르지 않아 저장성도 훌륭해 수출하기 제격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또한 국내시장에서의 인지도를 상승시키기 위해 경상남도와 함께 가락시장 등에서 소비판촉행사도 열었다. 금세 소문은 퍼져 나갔다. 특히 복숭아향이 나는 딸기로 유명세를 떨쳤으며 수분이 적어 단맛이 더 짙게 느껴져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을 받고 있다.

 

#매향을 넘어서려면 사양기술 전파부터

매향은 아직도 우리나라 농가들이 선택하는 딸기 품종 중 가장 으뜸이다. 그만큼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데이터도 충분하게 쌓였고 대응 매뉴얼도 잘 갖춰져 있다. 특히 농가들이 오랜 시간 한 품종으로 농사를 짓다보니 품종에 잘 적응된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시장은 항상 변한다. 최근 포도는 씨가 없고 껍질째 먹는 포도 종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 1인가구가 늘면서 손쉽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이 점차 인기를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 바이어는 “1인가구가 늘면서 양보다는 질을 우선시하는 가치소비가 늘어나고 있는데 과일도 마찬가지라며 많이 사서 가족과 나눠먹는 과거와 달리 비싸도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프리미엄 과일 소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금실은 이러한 조건을 대부분 충족하고 있다. 다만 아직 농가들이 준비가 덜 된 것으로 보인다. 2014년부터 금실 품종만 키우는 김 씨도 과실은 금실이 좋지만 키우다 보니 어려운 점이 하나씩 나왔다고 한다. 가장 큰 것으로는 물에 민감해서 금방 맛과 경도가 차이가 나고 저온관리방법이 기존과 달라 노동력이 더 들어간다는 것이다.

농가는 피부로 느끼기 전까지 변화하는 것에 익숙해있지 않다. 김 씨처럼 젊은 사람도 노동력이 더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다른 농가는 쉽게 종자를 바꾸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매향이 그랬듯이 사양기술의 보급을 확대해 농가가 쉽고 편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행정·지도력이 필요한 시기다.

▲지난해 12월 초순 온실 속에서 자라고 있는 ‘금실’.

#시장도 OK! 수출도 OK! 지원은 아직

국내 유통시장에서 금실은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2017년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열린 시장평가에서 과즙이 풍부하고 당도와 경도가 높아 농산물유통전문 관계자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18년까지 12월 과일의 여왕은 감귤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딸기가 그 자리를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딸기 수출도 점차 늘고 있다. 전반적인 시장상황이 딸기에게 좋아지고 있음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농촌의 현실은 좀 다르다. 이 모든 결과가 농민들로 시작됐지만 이로 인한 혜택을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종을 구하려고 해도 수출실적이 있어야만 원모종을 받을 수 있다. 나라에서 만든 품종이지만 제대로 된 품종을 받기 위해서는 수출농가의 도움 없이는 구하기 힘들다. 농촌진흥청과 경남상도농업기술원은 금실을 수차례 홍보하며 농가들이 새로 키울 품종으로 추천했다. 충분한 공급이 준비되지 않았음에도 성과를 알리기에 급급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또 문 대통령이 방문한 스마트 온실은 우리나라에도 몇몇 곳에 있는 특별한 시설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많은 농가들에게 이러한 온실이 보급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은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환영의 뜻을 보내면서 한편으로는 걱정이 시작됐다. 새로운 온실은 짓게 된다면 분명 농가에게는 새로운 빚이 생긴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농가에 온실을 지으면 그 자산은 분명히 농가소유로 돌아가기 때문에 일정부분 농가가 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것이 부담이 되면 안된다.

김 씨는 현재 가지고 있는 시설이 오래되다 보니까 보완으로 해결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좀 더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서 새로운 시설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현실은 어렵다면서 누구나 꿈꾸는 유토피아 농업을 위해서 정부가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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