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감자 새로운 계기를 맞다
제주 감자 새로운 계기를 맞다
  • 김수용 기자
  • 승인 2020.01.3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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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품종 도입 우수사례-


▲제주도에서 자라고 있는 탐나 감자 품종 모습.
▲제주도에서 자라고 있는 탐나 감자 품종 모습.

[농축유통신문 김수용 기자] 

제주 감자재배 면적 감소로 기현상 발생

우리나라 2기작 재배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대지 품종은 맛이 없고 더뎅이병 등 병충해에 약해 일반감자의 수요 및 농가수익이 크게 저하됐다. 특히 봄, 가을 2기작 재배를 하는 제주지역을 비롯한 남부지방의 감자 재배면적이 크게 감소했다. 제주지역은 20056174ha에서 1636ha로 감소됐고 이로 인한 월동 채소류의 재배면적 증가는 과잉생산으로 이어져 2차적인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재배면적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1978년 일본에서 도입된 대지 단일 품종을 계속 연작함으로써 더뎅이병 발생이 만연해 심한 곳은 상품률이 70% 이상 떨어져 농가소득 감소를 가져와 재배를 기피하는 경향이 늘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감지한 제주농업기술원은 대지의 단점을 보완한 탐나를 육성했다. 이에 기존품종 대체와 더불어 봄 감자 및 가을 감자 면적증가로 우리나라 감자산업의 획기적인 변화의 바람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지난해 탐나 품종은 중앙아시아로 수출됐고 현지 품종보다 약 70% 많은 수량과 우수한 크기와 모양으로 농가의 선택을 받아 올해 200톤으로 시작으로 총 2200톤을 중앙아시아로 수출하게 됐다.

우수한 신품종 탐나개발

우선 탐나는 더뎅이병에 저항성을 갖고 있어 우리나라 2기작 재배지역 주품종 대지가 더뎅이병에 약하고 계속되는 연작재배로 병 발생이 만연해 상품성 저하로 재배면적이 급격히 감소하는 있는 감자재배의 문제점을 해결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또한 감자의 모양이 원형, 육색이 백색으로 소비자 기호에 알맞고 카레 및 찌개용으로 식감이 부드럽고 맛있으며 특히 눈의 깊이가 얇아 표피 탈피 시 감모율이 적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감자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소비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탐나 품종은 기존품종인 대지보다 생육이 왕성해 시비량도 50% 적고 상품성이 높은 200g 전후의 괴경이 많아 생산비 절감과 단위면적 당 소득이 높아 감자 재배면적이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탐나 품종은 우리나라 최초로 특허청에 품종특허등록을 마쳤다.

▲감모율이 적어 소비자가 선호하는 특성을 탐나 감자.
▲감모율이 적어 소비자가 선호하는 특성을 탐나 감자.

공선출하회로 생산 조직화 중

2017년부터 탐나를 생산하는 고도권 씨(53)는 제주시 구좌읍에서 17000평 규모의 감자농사를 짓는 농부다. 일찍이 제주도농업기술원을 통해 탐나의 개발과정부터 소식을 접한 그는 지역 농가들을 이끌고 공선출하회를 조직하고 탐나를 품종으로 선택해 지역의 일꾼으로 통한다.

고도권 씨는 탐나의 품질이 높은 것은 사실이고 아직 새 품종이여서 키우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며 농사의 강도가 높지만 시장에서 평가를 받으면 그 만큼 더 받기 때문에 공선출하회로 들어올 농가들이 많아 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가을 가락시장 경락가격을 비교하면 상품기준 탐나 67500/20kg, 대지 6만원/20kg으로 탐나가 7500원 더 높았고 특히 중품기준으로 탐나 45000/20kg, 대지 33500/kg으로 탐나가 12000원 더 높았다. 평균적으로 탐나가 20kg 1만원 정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 씨는 이러한 부가가치를 제주 농가와 함께 하기 위해서 공선출하회를 조직하고 공동사업법인에서만 탐나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는데 이 모든 것이 농가조직화를 통한 농가의 권익보호와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족한 부분은 농가가 책임진다

아무리 우수한 품종을 개발했다고 해도 단점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는 것도 문제를 해결하고 농가의 소득증대로 이어질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다.

고 씨를 중심으로 공선출하회는 감자를 파종하고 나면 각종 동물들이 와 감자를 먹어 치워 피해가 발생하기 일쑤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계파종을 선택했다. 기계 파종시 사람이 파종한 것보다 좀 더 깊게 심어지기 때문에 동물들이 파먹을 수 없는 깊이까지 묻혔기 때문에 피해를 입지 않았다. 사실 이 부분을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올해 기계파종으로 알게 된 부분을 놓치지 않고 공선출하회 농가 전체를 대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 밖에도 탐나는 생육이 왕성하고 줄기가 굵으며 뿌리의 양이 많아 이상기상에 따른 폭우에 의한 침수에 강하고 바람에 의한 도복에도 강한 특성이 있다고 알려졌지만 올해 제주도에 닥친 태풍에는 별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강한 줄기로 인해 바람에 줄기가 꺾이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도 농업기술원과의 협업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 중이다.

 

시장에선 탐나 기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탐나의 본격적인 출하로 품질은 인정받았다. 이에 가락시장의 경매사들은 탐나를 좋은 품종으로 인식하고 있다. 올해 태풍으로 감자가격이 좋겠지만 시장 출품 2년차 감자는 좋은 이미지가 필수다. 이에 기대에 못 미치는 감자를 유통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가락시장의 한 경매사는 지난해 가락시장에서 탐나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른 지역의 감자보다 좋은 품질을 유지했고 소비자 기호에도 맞아 이후에 찾는 이들이 많았다면서 올해도 탐나 감자에게 많은 부분을 기대하고 있으니 좋은 품질의 감자를 출하해준다면 좋은 성과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탐나는 요리 시연회 및 식미관능검정 결과 감자가 부드럽고 맛이 있으며 모든 요리에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아 주위의 눈길을 끌었다.

 

높은 씨감자 가격은 농민에게 부담

대지감자의 보급 종은 보통 20kg 상자에 3만원 선이면 구입할 수 있다. 탐나는 현재 보급종이 아닌 씨감자로 유통되다보니 20kg 상자에 7만원 선에 구입할 수 있다. 이것도 지난해 농가들이 가격인하를 요구해 1만원이 낮아진 결과다.

탐나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씨감자 가격을 좀 더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지 품종보다 경매가격에서 조금 더 받지만 씨감자 가격이 워낙 차이나 원가를 계산하고 나면 큰 차이를 보기 힘들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특히 최근 들어 인력난에 비싸진 인건비를 감안하면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한 부분이다.

고도권 씨는 탐나는 30년 동안 바꾸지 못한 일본에서 도입한 품종을 대체할 품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공선출하회를 통해 품종 이름을 고유 브랜드로 판매되는 국내 최초로써 국내 감자의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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