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응보단 변화에 집중할 때
[기자수첩] 대응보단 변화에 집중할 때
  • 석민정 기자
  • 승인 2020.05.01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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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석민정 기자] 

코로나19 이전의 세상은 다시 오지 않는다. 이제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부본부장이 지난달 11일 코로나19 대응 정례 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영화의 한 장면과 같던 이 대사가 현실이라는 점에서 조금은 섬뜩하게 다가왔다.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변한 일상 때문이었을까.

봄바람과 함께 맞이하는 새학기의 설램은 온데간데 없어졌으며 부대끼던 출근길은 다소 한산해졌음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모든 게 바뀐 사회에서 축산업계 상황도 역시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축산물은 학교급식 운영에 차질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식당 소비는 줄어드는 반면 가정 내 소비는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소 도축두수 감소로 가정에서 소비되는 앞다리, 설도, 사태의 재고량은 감소한 반면 주로 식당에서 판매하는 등심의 재고량은 소폭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또 돼지고기 재고량은 가정 내 소비 수요가 증가한 삼겹살과 목살의 경우 감소했으며 학교급식에 주로 사용되는 갈비와 후지는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축산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힘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업계는 재빠르게 온라인 판매 방향에 집중했으며 가정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식품 개발착수 까지 나섰다. 더 나아가 드라이브스루를 활용한 판매 행사까지 진행했다.

이와 같은 축산업계의 발 빠른 대응이 어쩌면 가정 내 소비를 놓치지 않은 것에 한 몫 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응책만으로 앞으로의 축산업을 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소 주춤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또 어떻게 작용할지는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축산업계도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야 할 때다. 정부가 위에서 발표한 축산물 유통시장의 변화와 같은 분석도 물론 좋다.

하지만 이제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라는 상황 속에서 심도 깊은 연구를 통해 축산업계의 전망을 다시 써 내려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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