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늦더라도 올바르게
[기자수첩] 늦더라도 올바르게
  • 김수용 기자
  • 승인 2020.06.05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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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김수용 기자] 

공영도매시장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장을 중시 여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나 제도가 나와도 현장에 적용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 된다. 그만큼 각 집단 간 혹은 집단 내부에서 각자의 이해관계가 틀리면 다른 해석이 나온다. 그러기에 하나의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의견 통일은 너무나 어렵다.

현재 농산물유통은 시대변화에 맞춰 아주 빠르게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각 이슈마다 많은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며 정보를 취득하고 자신의 의견을 낸다. 이러한 의견들을 종합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공영도매시장마다 시장관리운영위원회를 갖추고 운영하고 있다. 최근 가락시장 시장관리운영위원회도 새로운 구성을 완료하고 새 임기를 시작했다.

첫 회의에서 도매시장을 주로 사용하는 생산자, 도매시장법인, 중도매인 등은 대부분 시장관리운영원회의 구성원을 두고 아쉬움을 강하게 토로했다. 수산의 경우,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만 있을 뿐 생산자나 유통전문가 등 상대가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논의조차 할 수 없는 구조다. 생산자들도 참여 인원을 늘려 다양한 의견을 받아줄 것을 요구했고 유통인도 서울특별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조례에 나와 있는 인원만큼 확대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이 위원회에서 심의하는 안건 대부분이 권리나 이윤이 연결돼 있는 중요사항을 논의하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면서 생산자나 유통인의 의견보다 일부 학자들의 의견을 내세우고 관철시키면서 생산자나 유통인의 목소리는 점차 커져갔다. 한 농민단체의 경우 올해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주요사업 대상자였기 때문에 지난해부터 운영위원으로 위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지만 결국 개설자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결국 배제됐다.

하지만 유통전문가들은 시장관리운영위원회가 생긴 이래로 3명에서 6, 7명으로 각각 늘어났다. 대부분 학자로 구성된 유통전문가들은 따지고 보면 제 3자다. 20명 이하로 구성해야 하는 점을 보면 주객이 전도됐다. 또한 이들은 논문이나 연구용역, 토론회 등을 통해 의견을 충분히 전달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구성원들의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개설자가 관심이 없거나 다른 뜻을 품은 건 아닐까? 앞으로 입장이 작아진 이들의 의견은 더욱 크고 강하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가락시장 시장관리운영위원회를 구성운영하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그간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그것을 토대로 가락시장이 발전하고 정체되기도 했다. 잘못된 단추를 그냥 꿰기 시작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다시 시작하는 만큼 시간이 지체되기 때문에 한동안 멈출 수밖에 없다. 그래도 이것이 나를 위한 길이 아닌 우리를 위한 길이라면 가야 할 것이다. 아직 수많은 생산자들은 가락시장만 본다. 그리고 시간은 계속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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