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내 지역 농산물 공판장 설립 ‘논란’
가락시장 내 지역 농산물 공판장 설립 ‘논란’
  • 김수용 기자
  • 승인 2020.06.1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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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시장 목적 훼손, 농산물 가격 혼란 가중 등


▲가락시장 2차 현대화사업 조감도. 빨간 동그라미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시장도매인의 도입을 추진하기 위해 만들려는 공간으로 일부 지자체도 이곳의 입주를 원하고 있다.
▲가락시장 2차 현대화사업 조감도. 빨간 동그라미는 서울시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시장도매인의 도입을 추진하기 위해 만들려는 공간으로 일부 지자체도 이곳의 입주를 원하고 있다.

[농축유통신문 김수용 기자] 

일부지자체를 중심으로 서울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 제도를 도입시키고 농산물 공판장을 만들려는 시도가 포착되면서 전국 공영도매시장의 설립 취지와 유통 혼란 등에 대한 논란이 생겼다.

최근 전라남도를 중심으로 일부 지자체들이 서울특별시가 추진 중인 가락시장 내 시장도매인 제도 도입을 두고 지역 농산물 공판장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특히 지자체들과 함께 농어업·농어촌 특별위원회까지 나서 논의를 할 것으로 나타나 가락시장 내 시장도매인 제도 도입에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현재 전라남도는 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가격안정을 도모하고 판로 개척을 위해 서울 가락시장 내 전남 농산물 공판장 개설을 서울시에 제안한 상태다. 전라남도와 더불어 제주, 경북 등도 가락시장 내 공판장 개설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국 시도별 공영도매시장은 32곳이다. 광역시별로 1~2곳이 있고 도별로 적게는 1곳 많게는 4곳까지 있다. 전국의 공영도매시장은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의거, 해당 관할구역 및 그 인접지역에서 농산물을 도매하는 시장을 말한다. 이는 전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보다 효율적으로 분산하기 위해 구역 나눠 전국 방방곡곡에 도매시장을 만들어 물류기지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현재 일부 지차체들이 설립하려는 가락시장 내 지역 농산물 공판장은 기존의 공영도매시장 설립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지금도 서울특별시를 중심으로 수도권 인구에게 공급하기 위해 전국의 농산물이 서울 가락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더 많은 농산물이 가락시장에서 취급된다면 다른 지역의 공영도매시장의 입지는 더욱 작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전문가는 이미 가락시장의 물량이 포화돼 더 이상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상태이고 현대화사업을 하더라도 그 수요가 줄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여기에 지자체의 잉여 물량까지 반입된다면 포화를 넘어 초과상태로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기에 전라남도 등이 도입하려는 시장가격 안정제도의 목적이 훼손될 수 있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농수산물 가격은 공급과 수요의 원칙에 따라 정해진다. 한쪽으로 치우치면 가격의 변동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그만큼 공급과 수요를 원활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급과잉 된 농산물을 유통 중심지로 분산할 경우 가격은 폭락하게 된다. 유통업계에서는 농산물이 공급이 3%정도 달라지면 가격도 급격하게 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급이 모자라면 채울 수 있는 방법이 수입 밖에 없지만 과잉될 때는 철저하게 격리하는 것이 수급조절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고 있다.

가락시장 한 출하단체 관계자는 소비는 한정적인데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은 전체가 죽자는 소리라며 농가 경영의 안정을 꾀하고 싶다면 적극적인 수급조절과 산지 폐기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소비패턴이 언택트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최근 농협중앙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은 온라인 경매를 통해 물류효율을 높여 경쟁력을 올리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가락시장도 이미지 경매 시법 사업을 도입하는 등 상물 분리를 위해 업계가 노력하고 있다. 농산물 유통도 급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시점에 지역 농산물 공판장 도입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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