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세상은 변해가고 있다
[기고문] 세상은 변해가고 있다
  • 농축유통신문
  • 승인 2020.06.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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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농촌진흥청/ 수확후이용과 구본철 농업연구관


[농축유통신문] 

내가 나이를 먹어서만은 아니다. 이세상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요리를 해 먹고 싶어 인터넷을 치면 원하는 음식 조리법이 경쟁적으로 내 폰에 수없이 뜬다. 가족계획이라는 이름으로 자녀수를 둘로, 하나로 제한하던 우리나라가 2028년에는 인구 자연증가가 0을 기록할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봤다. 큰집보다는, 혼자 사는 독신이나 노부부가 살 소형주택에 대한 수요가 많다. 다이어트와 건강이 최고의 관심사이고 건강하게 오래 살 방법을 찾는 시대이다.

이런 사회 트렌드와 가족형태의 변화가 먹거리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에 주요 먹거리의 소비가 눈에 띄게 급격히 줄어든다고 한다. 여기저기서 먹거리 소비감소의 이유, 경향을 분석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농산물을 주로 취급하는 기업들은 우리나라 농산물의 소비가 종류와 상관없이 왜 이렇게 갑작스레 줄어드는지 도무지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21세기에 접어든 이 세상은 의식주 모두가 우리가 상상한 이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농산업은 그 변화의 중심에 서있다. 만나는 사람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하루에 한 끼도 쌀로 만든밥을 메뉴로 하지 않는다는 사람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이러니 쌀이 창고에서 남아돌고 올해도 농사 풍년이라는 말이 반갑지 않다. 과거에는 누가 준다고 하면 너도 나도 먹겠다던 그렇게 귀한 과일이 지금은 찬밥 취급을 받는다. 맛이 없고 과일하나가 너무 커서 식구가 모여 먹어도 남고 쓰레기로 버리는 것도 많아 부담스럽다는 게 주된 이유란다. 그래서인지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혼자 먹을 수 있는 작은과일이 인기다. 먹는 방식도 달라졌다. 대부분의 감자는 봄 재배로 생산된다. 이 봄 감자는 쪄먹거나 감자조림, 감자채, 된장찌개, 감자탕에 넣어서 먹는다고 나이든 사람들은 생각하지만 지금은 가공용 즉, 감자 칩, 프렌치프라이, 웨지감자, 전분용 등으로 소비되는 양이 전체 소비량의 절반을 넘어선지 오래다. 그럼에도 농가에서 생산되는 봄 감자는 대부분 쪄먹는 용도의 감자다. 농업은 시대의 변화요구에 무디다. 해오던 농사만이 최고라고 외면하고 수입 농산물을 무의식적으로 선호하는 우리가 만들어낸 답답한 현실인지 모른다. 그 악순환으로 지금 농민들은 농산물의 폭락으로, 수입농산물의 엄청난 난입(?)으로 못살겠다고 아우성이다.

누가 상상이나 했을 까만은 지금 다수 소비자의 선택은 기성세대들의 정서와는 달리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다른데 눈이 가 있어 관심이 없으니 우리가 그걸 보지 못할 뿐이다.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취향변화와 달리 현실의 불합리함을, 아이러니하게도 아무도 걱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위해, 우리 모두를 위한 공익을 외면하고 아웅다웅 번잡하기만 한다. 지금이라도 내가, 사회의 지도자들이, 농업을 걱정하는 지혜로움으로 분명히 이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변화 트렌드를 통렬히 꿰뚫는 현명한 통찰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 농업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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