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귀농 통계 찬바람에도 ‘긍정’으로 일관하는 정부
[사설]귀농 통계 찬바람에도 ‘긍정’으로 일관하는 정부
  • 농축유통신문
  • 승인 2020.07.0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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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귀농·귀촌 인구가 줄었다. 2013년 이후 귀농·귀촌 인구는 박스권 행보를 보이다 최근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정부가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던 농촌의 청년 창업 열기도 수그러드는 모양새다.

통계청·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가 최근 발표한 ‘2019년 귀농어·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귀촌 인구는 46645명을 기록해 49330명을 기록한 2018년보다 6%나 고꾸라졌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상승 곡선을 그리던 귀농·귀촌 인구가 유턴한 것이다.

귀농 인구의 감소폭은 더 가팔랐다. 귀농 인구는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농촌 현장의 허리가 되는 40대 가구주의 귀농 감소는 13%로 가장 큰 폭으로 곤두박질쳤다. 농업의 미래를 짊어질 30대 이하 가구주의 감소도 두 자리 수인 10.8%를 기록하면서 청년 귀농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재밌는 사실은 청년 귀농에 사활을 걸어온 농식품부의 반응이다. 줄어든 통계에 잡힌 귀농인들이 농촌을 오랫동안 지킬 진성농업이라며 감소세로 속단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여기에 귀농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이 늘어난 것도 신중한 귀농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의 통계를 가지고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지만 3년 연속 내리막길인 귀농인 통계를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는 농식품부의 패기에 감탄을 금할 길이 없다.

정부가 사활을 걸고 진행 중인 청년창업농 영농정착지원사업도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한 시점에서 긍정맨으로 변신한 농식품부가 앞으로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청년 농업인이 농촌의 미래를 바라보는 인식은 그리 밝지 않다. 현장에서 청년 농부들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정부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져 있어서다. 한우 사례만 봐도 그렇다. 향후 2년 내에 공급과잉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당초 한우 농가에게 약속했던 수급조절을 위한 미경산우비육지원사업을 손바닥 뒤집듯 올스톱 시켰다. 한우는 2012~2013년 한우 가격 폭락으로 수많은 농가가 폐업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축종이다.

농민들이 겪을 고통에는 인색하고 자신들의 사업에는 한없이 따뜻한 농식품부를 젊은 농부들은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 당장의 사업성과를 위한 예산 투입도 중요하지만 진정 농민들을 위한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길이야 말로 귀농뿐만 아니라 농민이 정부를 믿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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