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하면 삼계탕’ 공식 깨지나…복 시즌 ‘특수’ 옛말
‘여름하면 삼계탕’ 공식 깨지나…복 시즌 ‘특수’ 옛말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07.13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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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가격 약세 지속…업계 적자 커져 수익성 악화
코로나19 여파 소비위축-과잉공급 등 악재 잇따라
현장 “정부 수급대책 방안 시급히 마련해야” 촉구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육계업계의 최대 성수기인 복 시즌이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닭고기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어 육계농가와 업계는 쓴 웃음만 짓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축산물 가격 동향에 따르면 육계 산지가격(13일 기준)은 ㎏당 1,300원으로 전년 대비 100원 올랐지만 여전히 생산 원가를 건질 수 없는 가격(최소 1,400원 이상)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종계와 육계의 생산성이 호전돼 지속적으로 병아리 공급이 과잉상태를 보이고 있어 과잉공급 현상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소비 부진이 계속되고 있으며, 닭고기 계열화 업체들의 냉동비축 물량이 역대 최고 수준인 만큼 재고량이 급증하고 있어 당분간 닭고기 가격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육계협회 자료에 따르면 닭고기 냉동 비축 물량이 지난달 15일 기준 1,707만 마리로 전년(803만 마리)보다 112.7% 증가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왔다.

육계업계 관계자는 “초복 주문 물량으로 인한 가격 상승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하락한 소비가 회복되지 않아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무엇보다 생산 물량 과잉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가격 상승요인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육계업계 수익성 악화도 문제로 지적된다. 닭고기 대표 기업 중 하나인 하림의 경우 1분기 적자가 73억 원에 달할 정도로, 하림을 포함한 육계업체(13개) 적자폭이 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다른 육계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소비 위축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과 더불어 ‘여름하면 삼계탕’이라는 공식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깨지면서 소비가 줄고 있다”고 분석하며, “이러다보니 지난해 1200억 원의 적자를 낸 업체들이 올해도 1000억 원 가까이 적자를 낼 것으로 보여 현장에서는 위기감까지 돌고 있을 정도로 여름 특수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육계업계가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그 피해가 농가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의 수급안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육계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소비촉진을 위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차원에서 농가와 업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수급대책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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