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백신 개발 가시화…마지막 퍼즐만 남아
ASF 백신 개발 가시화…마지막 퍼즐만 남아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07.23 15: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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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가위 통해 유전자 삭제 부작용 최소화
케어사이드-스페인 연구팀 공동연구 성과 나타나
정부 백신 실험-실험시설 기준 설정 만들어야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백신 개발이 미국을 비롯해 영국, 스페인, 중국 등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과 스페인 연구진이 ASF 백신개발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3일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케어사이드를 주최로 ‘아프리카돼지열병 현황과 백신개발’를 주제로 ‘케어사이드 LDB 세미나 2020’이 진행된 자리에서 이 같은 성과를 확인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세계적인 ASF 전문가인 스페인의 요란다(Yollanda Revilla)박사가 백신개발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요란다 박사는 국내 동물의약품 업체인 케어사이드와 ASF 백신개발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요란다 박사는 동영상 강의에서 “ASF 백신개발 연구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ASFV의 150개 이상의 단백질들 각각이 병원성에 어떤 기능을 하는 지를 이해하는 것이었다”면서 “왜냐하면 또 다른 유전자가 바이러스의 약독화에 관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크리스퍼 기술을 사용해 병원성을 가진 ASFV 균주로부터 약독화된 ASFV를 만들어 약독화 생독백신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ASFV의 어떤 유전자가 세포성면역, 특히 그 중 선천적 면역반응을 억제하는지 알아내는 것이었다. 선천적 면역반응 중 제1형 인터페론은 바이러스 감염을 방어하는데 중요하기 때문에 여기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약독화 백신의 개발을 위해 여러 유전자를 ASFV 유전체로부터 삭제해가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면역반응에 중요한 유전자를 삭제(잘라)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균주를 개선해 백신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는 한국의 케어사이드를 위한 몇몇 백신 후보주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이 효과가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의 전문가들은 이 연구가 성과를 나타낸다면 부작용이 없는 백신개발에 성공해 대량생산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영수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는 “유전자가위를 통해 필요한 부분을 자르고 편집해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들고 필요 없는 부분은 잘라 백신주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대로 간다면 거의 백신 개발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마지막 퍼즐을 맞춘다면 대량생산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다. 그런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여한 유영국 케어사이드 대표이사는 “현재 요란다 박사팀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공동개발로 인해 저희는 스페인 연구팀의 축적된 기술이전의 기회를 얻었고, 현재 개발 중인 백신 후보기법 중 가장 실현 가능성이 있는 백신에 대한 기초연구를 할 수 있게 됐다”면서 “특히 ASF 백신 개발의 선두 기술 확보의 기회가 됐으며, 유사 연구 기법을 활용한 백신에 대한 검증 및 평가기준 확립을 위한 선행연구가 가능해졌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연구팀이 개발한 백신에 대한 방어능력 및 안정성 평가, 개발된 백신을 기초로 한 향상된 백신주 개발 연구 등 단기-중장기 과제를 성실히 이행해 향후 백신 상용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대표는 하지만 ASF 백신의 개발 추진 시 문제점이 발생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물실험이 민간기관에서는 할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에 백신을 국내에서 선제적으로 개발 및 생산을 동시 추진해 허가 및 생산의 물리적 시간 단축을 위해 국내연구시설(검역본부)를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고 지적하며, “특히 ASF 백신에 대한 실험 및 실험시설 기준 설정이 없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기준을 마련해줘야 하고, 인허가 및 생산시설 기준 설정도 마련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류영수 교수가 좌장을 맡아 오연수 강원대 수의학과 교수, 조호성 전북대 수의학과 교수가 발제를 했고, 이후 발제자와 박최규 경북대 수의학과 교수와 선우선영 케어사이드 박사가 참여한 가운데 토론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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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수고대 2020-07-26 17:15:59
이제 막 퍼즐 하나 맞춘 것 같은데 마지막 퍼즐만 남다니요.
이런 류의 백신주 개발관련 발표는 그동안 얼마나 많았나요.
바이러스 배양하는 세포주도 아직 확립 못했다는데 마지막 퍼즐이라고 하시니 괜시리 농가에 희망고문만 안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네요.
장사꾼들의 호도와 여론 몰이에 휘둘리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