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농사도 인공지능이 짓는 시대
[커버스토리] 농사도 인공지능이 짓는 시대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0.07.24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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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

스마트 농장을 소유하고 있는 김농민 씨는 대부분 집안에서 업무를 본다. 최근 집 인테리어를 전면 교체한 김 씨는 사물인터넷(IOT) 소프트웨어도 최신형으로 바꾸면서 집 밖으로 나갈 일이 더 뜸해졌다. 아침에 일어나면 침대에 있는 센서가 김 씨 몸의 온도와 스트레스 지수, 미세한 뇌파까지 감지, 그에 맞는 음악을 스피커로 전달해 틀어주며, 하루 일과를 체크해주는 인공지능 스케쥴러가 대형 디스플레이에 일정을 띄워 김 씨에게 보고한다.

하루 업무의 시작은 김 씨 농장의 중앙 콘트롤 타워격인 '파미니'라는 인공지능이 업무를 제대로 하는지 감시하는 일이다. 파미니는 한우를 키우는 축사를 모니터링하고 논과 밭에서 자라고 있는 벼와 미니사과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총 사령관 역할을 한다.

사료 급이와 축사 청소는 미니 로봇이 담당하고 있으며, 소들의 쾌적한 생활을 위해 스마트 축사가 온습도를 관리한다. 벼는 자율농기계가 이앙부터 수확, 약제처리까지 논스톱으로 작업하며, 노지에서 키우는 사과 밭에는 관수시설이 적절한 환경을 제어해 준다. 관수시설은 기상청 데이터베이스에서 자료를 다운받아 분석하고 김 씨 농장 데이터와 접목해 최적의 생육환경을 제공한다. 작물보호제(농약)도 관수 시스템과 연동돼 가장 적당한 시기 적정량을 살포한다.

김 씨가 소유한 미니로봇은 농기업에서 렌트한 제품이고 관수시설 소프트웨어는 농약기업에서 월 단위 결재 상품으로 출시한 제품이다. 대부분 구독경제로 바뀐 농기자재 산업은 이 모든 정보를 모으고 빅데이터화 해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내리는 농산물 수급도 제어한다. 정부는 기업과 협업해 농산물 수급계획까지 세울 정도로 기업이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농민들에게 생산부터 유통까지 컨설팅해주는 플랫폼 서비스 IT기업도 수급조절회의에 참여할 정도다. 농민들은 과거 편의점주처럼 자본과 토지를 제공하고 농업을 하는 모든 솔루션은 기업에서 제공 받는다.

김 씨의 이야기는 미래 농민의 모습을 현재 농산업에서 진행되고 있는 갖가지 기술 변화로 가늠해 본 시나리오다. 우리가 그리는 농민의 미래상은 각양각색이고 농사를 짓는 주체에 대한 고민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지만 미래 농업, 미래 농민의 모습은 아직까지 어떤 방식으로 그려질지 베일에 싸여있다. 분명한 사실은 부지불식 간 농업은 변화하고 전문화, 고도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AI가 지배하는 세상, 우리 농촌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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