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지주회사 체제 8년, 성과는
농협 지주회사 체제 8년, 성과는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08.08 17: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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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개혁 취지 맞지 않게 운영

중앙회 영향력 여전-경제사업 활성화 미흡

사업구조개편 효과 미미 경쟁력 하락

농특위 '제2차 좋은농협위원회 공개포럼'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농협의 사업구조개편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왔다. 개편 과정에서 1중앙회-2지주회사 체제로 신경분리가 이뤄졌지만 농협개혁 취지와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여전히 농협중앙회 통제 하에 운영되고 있으며, 사업의 전문성은 떨어져 경제지주와 자회사들의 실적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일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농협 지주회사 체제 점검’ 논의를 위한 ‘제2차 좋은농협위원회 공개포럼’에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종안 소장
김종안 소장

김종안 (사)한국협동조합연구소 소장은 발제를 통해 농협은 △민주적 운영체계 확보 △사업전문성 강화 △신용사업 위기 대응력을 키우기 위해 사업구조개편을 실시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소장은 우선 여전히 농협중앙회 중심의 경제지주 의사결정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농협경제지주는 중앙회가 100% 절대주주이고, 경제지주 이사의 절반 이상을 중앙회 이사가 겸직하고 있는 구조”라고 설명하며, “주요 투자 계획은 농협경제지주 이사회의 의결 뿐만 아니라 중앙회 이사회의 의결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중앙회의 영향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자회사의 경우에는 사업 계획 등을 시행하기 위해 자회사 이사회를 거쳐 경제지주, 중앙회 이사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사업을 신속히 처리하기 힘들어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소장은 법적으로 적극적인 패널티를 취할 근거가 없어 농협경제사업 실적에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리·감독 책임이 존재하는 농식품부는 농협법에 근거해 매년 평가를 실시할 뿐 구체적인 제재를 가한 적이 없어 사업 당초 계획달성이나 실적 성과가 미흡했다”고 지적하며, “특히 신규투자의 경우 잦은 투자 계획 변경으로 지난해까지 농경은 투자 목표액인 3조 3000억 원 중 2조 6000억 원(78.8%)를, 축경은 1조 6000억 원 중 1조 원(62.5%) 밖에 투자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올해까지도 잔액을 모두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농식품부는 올해 이후에 재투자(1조 3000억 원)할 것을 권고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무엇보다 2020년까지 산지조합 농축산물 출하물량 50% 이상을 경제지주가 직접 책임 판매한다는 목적 하에 원예의 책임판매 비중은 39%, 양곡은 59%, 축산은 64%까지 높이기로 했지만 목표에 한참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최종 실적 추정결과 최종 예상 책임 판매 비율은 30.52%로 나타나 목표치에 60% 밖에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농협경제사업 총괄평가 점수를 보면 농업-축산 경제지주 모두 점수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와 제대로 된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2013년 농업경제지주 점수는 88.34점, 축산경제지주는 83.08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72.24점, 62.95점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엿볼 수 있다.

김 소장은 여기에 경제지주와 자회사가 사업 추진 시 회원조합과 사업경합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원농협이 대형유통업체나 농협소매매장(자회사)에 출하 시 경제지주의 대외마케팅부와 하나로유통(구매조직)을 통해 출하하는 구조로 운영되는 부문에 대해 단순 중계기능으로 수수료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특히 김치사업 등 회원농협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경제지주가 동시에 추진하고 있거나 하나로마트 출점 시에도 회원농협 마트와 경쟁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소장은 아울러 농협금융지주의 교육지원사업비와 배당이 안정적이지 못해 중앙회 경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농협금융지주의 교육지원사업비는 최근 3년 동안 평균 3,499억 원을 지출했는데, 2018년 조선 해운업 대출채권 부실로 인해 중앙회에 배당금이 지급되지 못하고 있다”며 “배당금과 농업지원사업비의 이전 규모가 안정적으로 이뤄지지 못해 중앙회는 수익원 불안정으로 회원조합에 대한 지도지원 및 경영계획을 안정적으로 수립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날 포럼에 참석한 농특위 좋은농협위원회 위원들은 이제라도 지주회사 방식이 아닌 연합회 방식으로 다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할 때가 됐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강기갑 위원장은 “농협사업구조 개편이 취지에 맞게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지역조합을 침해하는 등 여러 문제점을 도출하면서 협동조합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농협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비용과 시간이 더 들어가더라도 연합회 구조로 바꾸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무진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도 “현재 농협 지주체계가 우리 농업에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할 때이다. 현재 농협은 역할이 중첩되고 이중적인 옥상옥 구조이기 때문에 이제는 다른 방향으로 과감하게 틀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농민회는 예전부터 연합회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고 지금이 바로 그 시기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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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똑바로세울두견새 2020-08-09 18:54:51
농협개혁 아무리 해봐라 돼나? 근본적인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도 간파를 못하고 조직장악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중앙회, 대통령 국회의원 하는 것 보다 나은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중앙회장 , 농촌을 배제한 도시위주의 경영을 하고 있는 운영체제 문제점을 들라면 이루 헤아릴수 없지만 가장 큰 문제는 농협이 명목상은 농촌을 위한 기관이라고는 하나 농촌을 위한 기관이 아니라는데 있다, 도시농협 위주의 경영체제에서 농촌농협 위주의 경영체제로 운영체제로 바꿔야 올바르게 농촌을 위한 기관이 될 것입니다.
농협중앙회의 이사의 구성을 살펴보면 중-대도시 농협의 조합장이 장악하고 중앙회의 운영에 관여하고 있는데 이를 법적으로 규제하여 농촌 위주로 바꿔야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