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 규제 1년…벼 품종 국산화 고삐 죈다
일본 수출 규제 1년…벼 품종 국산화 고삐 죈다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08.20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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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 2022년까지 원료곡 국산으로 100% 대체 계획
여주시도 국내 육성 품종 대체…정부 일본 품종 보급 중단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일본의 수출 규제가 1년이 지나고 있다. 그동안 농업계에서는 일본산 농기계 불매운동, 일본 품종 안 쓰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일본의 부당한 조치에 대한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경기도 지역에서 많이 생산했던 고시히카리, 히또메보레, 아끼바레(추청) 등 일본 벼 품종을 대체할 국내 육성 품종이 개발돼 재배면적을 늘려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경기도에서 일본 품종들의 점유 비율이 90%를 넘는 곳도 많았지만 이천시와 여주시를 중심으로 점차 국내 육성 품종인 ‘해들’과 ‘알찬미’ 품종으로 대체하고 있다.

이천시는 2022년까지 ‘임금님표 이천쌀’의 원료곡을 모두 국내 육성 품종인 해들과 알찬미로 대체할 계획이다.

해들은 조생종이고, 알찬미는 중생종으로 두 품종 모두 다른 품종에 비해 밥맛이 월등히 좋고 병충해에 강하며 쓰러짐 피해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천시는 지난해 해들 시범단지 131ha에서 생산한 550톤의 쌀을 성공리에 판매했고, 올해도 해들 명품 쌀 단지 1,020ha, 알찬미 시범재배단지 947ha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천시 계약재배면적 7,500ha 중 26%를 대체할 만큼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으며, 해들은 9월 중, 알찬미는 10월 중에 수확해 소비자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엄태준 이천시장은 “2022년까지 국내 육성 품종 해들과 알찬미가 임금님표 이천쌀의 원료곡으로 100% 대체해 더 맛있는 임금님표 이천쌀을 소비자에게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의 쌀 산업특구인 여주시도 아끼바레와 고시히카리 재배 면적이 76% 이상 차지할 정도로 일본 품종이 많이 쓰였는데 이를 줄이고 국산 품종으로 대체해 나가고 있다. 여주시는 민간종자회사인 (주)시드피아가 개발한 ‘진상벼’ 계약을 체결하고 여주쌀의 대표품종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일본 품종의 재배면적을 줄여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흐름은 전국적으로 퍼져 나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23년까지 국내에서 일본계 벼 품종 종자의 정부 보급을 완전히 중단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벼 재배면적 중 10% 정도가 일본계 벼 품종이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는 서울 지역 소비자들이 6개월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이에 정부도 일본 품종을 대체할 국내 육성 품종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2023년까지 벼 품종 국산화를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농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생산해 소비하는 쌀의 10% 정도는 일본에서 개발한 품종이고, 특히 경기미의 경우 비율이 높은 편에 속해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벼 품종 국산화 바람이 정부와 지자체, 농민들이 혼연일체가 돼 계속 불 수 있게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벼 품종 국산화를 시작으로 한국 농업의 일본 의존도가 높은 종자부문에서 종자주권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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