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장의 시선]진정한 ‘쌀의 날’로 거듭나야
[이 부장의 시선]진정한 ‘쌀의 날’로 거듭나야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08.21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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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용 취재부장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지난 18일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는 ‘쌀의 날’ 기념행사가 조촐하게 열렸다. ‘쌀의 날’은 한자 쌀 미(米)를 분해하면 八·十·八이 되는 점을 착안해 8월 18일을 쌀의 날로 정하게 됐다.

여기에 한 톨의 쌀을 얻기 위해서는 농부의 손길이 여든 여덟 번 필요하다는 의미로, 쌀의 중요성과 소비촉진을 독려하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지정해 추진하고 있다.

쌀은 우리의 주식이자 식량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중요한 재화(財貨)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유일하게 100% 식량을 자급할 수 있는 쌀의 값어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대체 먹거리로 인해 쌀 소비가 지속 감소하면서 정부는 구조적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쌀 생산면적을 줄이고 있고, 국민들로부터는 세금을 많이 먹는다는 비판을 받으며 천덕꾸러기 신세에 처해져 있다.

여기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저탄수화물 식사요법이 유행하며 탄수화물이 비만의 원인이라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면서 쌀 소비가 급감하는 현상까지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약 59kg으로 10년 전 74kg에 비해 15kg이나 줄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은 쌀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 올바른 정보와 쌀 소비촉진을 위해 ‘쌀의 날’ 행사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행사를 주관하는 농식품부와 농협이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

실제로 행사장을 찾은 10명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8월 18일이 ‘쌀의 날’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지 질문했지만 10명 모두 행사장에 와서 알았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표본이 작아 정확성과 객관성이 떨어질 수 있지만 ‘쌀의 날’에 대한 관심과 정보는 부족한 게 사실이라는 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쌀의 날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정보와 아이템, 매개체 등이 태부족하기 때문에 아무리 취지와 목적이 좋다고 해도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벌써 쌀의 날 행사를 시작한지 5년째를 맞이했지만 농식품부와 농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증명되고 있다. 매년 행사 규모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작아지고 있고, 행사 아이템은 거의 변화가 없다.

아무런 변화 없이 지금처럼 계속 일회성 행사와 그냥 보여주기식 행사만 진행한다면 결코 8월 18일이 ‘쌀의 날’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쌀의 날’ 행사가 치러질 수 있도록 개선시켜 나가야 하고, 행사 가치를 높여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쌀의 날’ 취지에 맞게 국민들이 쌀의 가치와 소중함을 되새기고, 안정적인 소비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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