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썩은 무·배추 풀어 수급·가격 안정 도모하나
농식품부, 썩은 무·배추 풀어 수급·가격 안정 도모하나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09.07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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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비축물량 관리 소홀 일부 물량 ‘먹을 수 없는 상태’
확인 없이 시장에 내놔 유통인-소비자 피해·불안감 키워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정부가 노지채소 등 태풍과 강우로 인한 산지 작업 여건에 따른 출하량 등락으로 가격변동성이 커지는 품목들을 정부비축물량을 풀어 공급과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출하중인 배추는 강릉, 평창, 태백 등 해발 800m 이상의 고랭지에서 재배중이며, 비탈면이 대부분인 고랭지 특성상 물 빠짐이 원활해 강우 등으로 인한 피해는 작으나, 재배면적 감소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가격은 다소 높은 편이다.

특히 고랭지배추의 특성상 산지 우천 시 출하 작업이 어려워져 일시적으로 가격 등락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농식품부는 정부비축물량 등을 통해 수급을 안정화 시켜 나갈 계획이다.

무의 경우도 장마 이후 고온 등으로 작황이 나빠지면서 다소 높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으나 정부비축물량 등을 통해 수급상황을 관리 중에 있다.

문제는 농식품부가 수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 시중에 풀고 있는 정부비축물량 배추와 무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썩은 무와 배추 모습.
썩은 무와 배추 모습.

최근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방출된 배추와 무의 경우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상태로 거래가 돼 빈축을 산 바 있다.(본지 온라인 8월 14일자, 9월 4일자 보도)

복수의 시장 유통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부에서 급하게 물량을 무리하게 방출하는 과정에서 배추와 무의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내놓아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본지 확인 결과 저장된 배추 관리가 잘못돼 육안으로도 식별이 가능한 만큼 썩은 배추가 방출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무도 썩는 냄새가 나고 외관이 눌려 썩어 문드러진 상태로 반입된 것을 확인했다.

이처럼 농식품부가 배추와 무의 수급과 가격 안정화를 위해 정부비축물량을 방출하고 있지만 오히려 시장에 역효과만 주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급하더라도 시중에 유통되어서는 안 되는 배추와 무를 시장에 방출해 오히려 유통인과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무엇보다 이번 방출물량의 문제는 한 두 해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다. 정부가 보다 비축물량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통 관계자도 “어떻게 정부가 썩은 배추와 무를 시장에 방출하려고 했는지 납득이 안 된다.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고 지적하며, “아무리 수급과 가격 안정화를 위해 취한 조치라고 하지만 확인도 하지 않고 방출해 피해만 더욱 키우고, 소비자 불신만 쌓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까봐 우려된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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