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악화 여파 농산물 수급 ‘빨간불’ 커져
기상악화 여파 농산물 수급 ‘빨간불’ 커져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09.10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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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각 지표 ‘암울’…농가경영 비상 걸려
현장 “ 정부 속히 특단의 대책 세워야” 호소
농식품부 “피해지원과 수급관리 만전 기할 것”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올해는 유난히 길었던 장마와 집중호우 등으로 인해 농작물 피해가 다른 어느 때보다 심각했다. 특히 2주 사이 강력한 태풍이 3개나 지나가면서 농작물 피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정도로 악화됐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장마와 집중호우 피해와 3건의 태풍이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지난 8일 기준 총 3만 2,540ha 규모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2차 피해와 태풍 피해 상황이 추가 접수되면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영향으로 각종 농작물 지표는 빨간불이 커진 상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전망한 관측 결과를 보면 기상악화 영향으로 주요 채소 생산량이 줄어 들 것으로 예측됐다.

고랭지배추의 생산량은 전년 및 평년 대비 각각 10.3%, 10% 감소한 35만 5,000톤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고랭지무 생산량도 전년 및 평년대비 각각 12.6% 4.9% 감소한 21만 6,000톤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건고추의 경우 생산량이 일조시간 부족, 강수량 증가 등으로 평년 대비 17~20% 감소한 6만 2,624~6만 4,784톤으로 예상되고 있어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과채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9월 일반 토마토 출하면적은 전년 대비 3% 감소했고 단수는 기상악화 등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해 전체 출하량도 1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딸기와 애호박, 오이 등도 날씨의 영향을 받아 단수가 줄어 생산량이 줄 것으로 관측됐다.

경북 지역 사과농장 피해 모습
경북 지역 사과농장 피해 모습

아울러 사과를 비롯해 배, 포도 등 과일류도 기상악화로 인한 피해가 심각했으며, 특히 사과 주산지인 경북의 경우 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큰 피해를 입어 생산량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올해는 유난히 기상악재가 연이어 발생해 농작물 수급에 비상이 걸릴 것으로 보이고, 무엇보다 피해로 인한 소득하락 등 농가경영에도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현장에서는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남에서 건고추를 생산하고 있는 박 모 씨는 “이렇게 비가 계속해서 많이 오고 태풍이 한꺼번에 오는 경우는 평생 겪어 보지 못했던 일이다”고 호소하며, “올해 농사는 날씨 때문에 망쳤다. 뭐 하나 제대로 건질 것도 없을 정도다.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 줘야 한다. 아니면 우린 다 죽는다”고 울분을 토했다.

경북에서 사과를 생산하고 있는 김 모 씨도 “올해는 냉해에서부터 긴 장마까지 많은 어려움을 견디면서 버텼지만 결국 일주일 만에 들이닥친 두 개의 태풍에 한 가닥 남은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고 말았다”고 하소연하며, “문제는 재해보험에 가입 했지만 보상액이 너무 작고 정부의 보상대책도 미미해 생산비조차 건질 수 없을 것 같다”고 울먹였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피해 농가에 농약대·대파대·생계비 등 재해복구비가 신속히 투입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며, 재해보험 가입 농가에는 손해평가를 통해 보험금이 신속히 지급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지자체의 조속한 피해조사를 통해 복구계획을 빠른 시일 내에 확정해 하루라도 빨리 복구비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보험금 확정이 가능한 품목(가축 등)에 대해서는 보험사고접수 농가를 대상으로 신속한 손해평가를 실시, 조속히 보험금 지급이 개시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종훈 농식품부 기획조정실장은 “8월 큰 수해와 연이은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가 추석 전 피해복구와 생업 복귀를 마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해 나갈 것”이라며 “명절 전 주요 농산물의 수급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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