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기상 악재 ‘쌀 수급’ 비상 걸리나
연이은 기상 악재 ‘쌀 수급’ 비상 걸리나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0.09.10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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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마·집중호우·태풍 등 계속 피해 입어
벼 재배면적 4%↑ 피해…수확량 영향 미쳐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유례없는 50일 여 간의 긴 장마와 8월 집중호우, 8월 말 제8호 태풍 ‘바비’를 시작으로 2주 사이 ‘마이삭’, ‘하이선’ 등 총 3건의 태풍이 연이어 발생해 농작물 피해가 대거 발생했다. 특히 피해의 80%가 벼 피해로 이어져 올해 쌀 생산량이 줄어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기상 악재로 인해 총 3만 2,540ha 규모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으며, 무엇보다 전국적으로 벼 등의 도복, 침수로 인한 피해(2만 7,062ha, 전체피해 83%)가 가장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벼 등숙 기간에 발생한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벼 피해가 발생했으며, 긴 장마로 인해 등숙기 일조시간 감소, 숙기별 벼알수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영향으로 조생종뿐만 아니라 중만생종에도 생육에 차질을 빚어 쌀 단수가 전년도 517kg/10a과 비슷하거나 적을 수도 있다고 예측되고 있다.

태풍 피해로 벼들이 쓰러져 있는 모습.

여기에 기상 악재 피해 외에도 일조량 부족 등에 따른 작황 악화와 병해충 등 2차 피해가 확산되고 있어 피해면적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북 김제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박 모 씨는 “긴 장마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잎짚무늬마름병(문고병)이 굉장히 심한 수준이며 여기에 벼멸구, 이삭도열병 등 주요 병해충이 극성을 부리고 있어 최악의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벼 이삭이 제대로 여물지 못하고 있으며, 낟알 수도 현저히 적어 올해 농사는 거의 망친 상태”라고 하소연 했다.

충남의 쌀전업농도 “긴 장마로 인해 벼가 전부 물에 잠겨 일조량 부족으로 제대로 벼들이 못자란 상태에서 연이어 3개의 태풍이 2주 사이 현장을 덮치면서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호소하며, “조생종도 그렇고 중만생종의 경우도 등숙기에 집중호우와 태풍 피해를 입어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줄어 들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경기도 지역 피해 현장
경기도 지역 피해 현장

이로 인해 올해 쌀 생산량이 지난해 374만 톤 보다 비슷하거나 적어져 신곡 적정 수요량(377만 톤~380만 톤)에 못 미쳐 쌀 수급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농업계 관계자는 “매년 정부의 생산량 예측 오차범위가 4~5㎏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장마와 태풍의 영향 등으로 인해 쌀 수확량이 전년보다 떨어질 확률이 높다”면서 “특히 최대 곡창지역인 전남북과 충남 지역에서 피해가 크고, 2차 피해인 병해충이 창궐하고 있어 올해 쌀 수급이 부족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정부가 신속히 수급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농식품부 관계자는 “벼 관련해 조생종의 조기 수확을 독려하고 있으며, 올해 작황 전망 등을 바탕으로 10월 15일 이전에 쌀 수확기 수급안정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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